[삶의 향기] ‘자주 교제하고 예배하라’

등록날짜 [ 2020-06-27 10:57:37 ]

최근 이사한 새 집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데 두 주가 걸려 장모님 댁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달리 방법이 없었지만 장모님께 폐를 끼치는 것이고, 또 때가 때인 만큼 우리 가족 때문에 연로한 분께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식구가 많아지니 장모님께서 주무시고, 씻고, 쉬는 것도 불편해하시고, 아랫집에서 “시끄럽다”며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장모님께서 먼저 “식구가 같이 있으니 좋다”며 마음을 써 주셔서 감사했다. 자가 격리 중이신 장모님과 주일예배를 함께 드리고 맛난 것도 먹으며 대화도 많아져 더 가까워졌다.


하루는 장모님 방에 흰 봉투가 여러 개 놓인 것을 발견해 여쭈었다. “어머님, 이게 뭐예요?” 장모님은 코로나19 때문에 교회에 가지 못한 날부터 예배 때마다 예물을 정성스레 준비하셨다고 했다. 교회에 가지 못하지만 신앙생활을 잘해 보려는 모습이었다. 얼른 코로나가 사라져 교회 가서 예배드리도록 기도한다는 장모님 말씀이 감동적이면서 안쓰러웠다.


교회 가고 싶어 하시는 장모님께 “연세 많은 분이 혹시 감염될까 봐 그러는 거니 이해해 주세요. 담임목사님도 교회 못 오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애타하세요”라고 위로해 드렸다. 함께 지내면서 장모님이 하나님을 무척 사랑하고 영혼의 때에 주님과 행복하기를 무척 사모하시는 것을 알았다.


 2주가 지나 우리 가족은 새 집으로 이사했고, 며칠 후 남은 짐을 가지러 장모님 댁에 들렀다. 인사를 드린 후 문을 나서는데 장모님께서 “자주 놀러오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가슴이 찡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떠난 우리 때문에 다시 혼자 남으시니 집 안이 휑하고 허전했으리라.

기도와 영적 교제로 활기차던 우리 교회도 코로나 사태로 많이 변했다. 영혼의 때를 위해 분주하게 믿음의 스케줄을 밟아 가던 것도 느슨해지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성도 간의 교제도 줄어든 듯하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4~25).


상황 탓에 만나지 못해도 우리는 서로 교제하면서 건강한 믿음을 지녀야 한다. 함께 있을 때 타오르던 불꽃도 흩어 놓으면 이내 꺼져 버리듯 따로 떨어지면 사랑이 곧 식고 영적인 활기가 사라진다. 담임목사님도 그것이 안타까워 토요일마다 유튜브 생방송으로 성도와 만나고 기도해 주시지 않는가.

속히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성도 간에 마음껏 교제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자주 놀러오라”는 장모님의 말씀이 “자주 교제하고 예배하라”는 예수님의 목소리로 들려온다.



/송호동 집사(23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6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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