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작정기도 응답! 믿음의 배우자

등록날짜 [ 2022-04-20 18:50:34 ]

청년 시절, 빼놓지 않고 숙제처럼 기도해 온 제목이 있다. 바로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 하나님이 기뻐하실 가정을 꾸리는 것!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때에, 가장 내게 어울리는 배우자를 만나도록 하셨다.


우리 연세 자매들도 배우자에 대한 조건들이 다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고, 매해 작정기도 기간마다 좋은 배우자 만나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내 눈에 딱 차는 이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 내가 세운 조건들이 돌연 기도 응답의 걸림돌임을 깨달았고, 세상적인 조건들은 기도하면서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매해 작정기도회를 마칠 때면 내 식견이 아닌 하나님의 기준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는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어떻든 연세 청년 중에서 배우자를 만나리라 마음먹었다. 한 교회에서 같은 생명의 양식을 먹고 자란 이가 동일한 신앙 안에서 결혼생활도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 기준 아닌 하나님 기뻐하실 배우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됐을 무렵, 친정어머니가 “타교에 좋은 청년이 있으니 만나 볼 것”을 권했다. 이제 우리 교회에서 배우자를 찾아보리라 말씀 드렸건만…. 그러나 어머니께서 “이번이 마지막이니 꼭 한 번 만나 보라”고 연신 당부하시기에 그러겠다고 말씀드렸다.


소개받은 자리에 나가 보니, 선량한 모습의 수수한 남성분이 계셨다. 서로에 대해 다 알고 만난 게 아니어서 직업은 무엇인지,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또 사는 곳은 어딘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그가 나에게 물어보았다. “오류동에 사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근처에 큰 교회 있지 않나요?” “네, 혹시 연세중앙교회…. 저 그 교회 성도예요.”


내 말을 다 마치기도 전 맞은편에 앉은 남성은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자신도 몇 년 전까지 연세중앙교회에서 청년회원들을 섬겼다는 것이 아닌가! 지금은 사정상 지인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고 있다고 했다. ‘아! 이분과 결혼하겠구나!’ 첫 만남에서 결혼에 대한 감동을 받았다면 믿을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 그러나 그동안 배우자를 두고 수년째 기도해 온 덕분인지 하나님께서 ‘이 사람이 내 믿음의 배우자’라고 순간 감동하시는 듯했다.


그러나 첫 만남 때와 달리 ‘결혼’을 마음먹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만나게 하신 것도 신기하고 신앙적인 면도 잘 맞았으나, 내 인간적인 생각으로 결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주저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나님께 기도하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배우자이고 제게 맞는 짝이라면 확신을 주세요.”


때마침 그해도 4월로 접어들면서 작정기도회를 시작했다. 배우자에 대한 확신을 달라며 3개월 동안 기도할 것을 마음먹고 이미 기도하던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기까지 확신이 들지 않아 차츰 기도하려는 마음도 느슨해졌으나, 어머니께서 “남은 한 달 동안 끝까지 기도해 봐”라고 당부하셔서 작정기도회 기간에 더 진실하게 기도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석 달간의 기도를 마무리해 갈 즈음부터 신기하게 그가 달라 보이는 것이었다. 여전히 수수한 얼굴에 행동하는 면도 똑같고, 내 생각이 바뀔 만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유독 존귀해 보이며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이었다. 예비신랑 얼굴에 후광(?)이 비치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다시 한 번 응답하고 계심을 깨달았다.


다음해 결혼해 2년째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이 만나게 한 믿음의 배우자임을 경험하고 있다. 내 쓴 뿌리와 잘 고쳐지지 않는 죄가 발견될 때마다 온유한 남편은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기다려 주면서 더욱 사랑해 주었다.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는 주님께서 나의 부족함과 허물을 채워 주고 덮어 줄 사람을 만나게 하셨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내 얕은 식견으로 선택한 게 아닌 하나님이 보내 주신 배우자를 만난 게 내 생애 최고의 감격스런 응답이다.


이번 작정기도회 기간에는 자녀를 얻도록 기도하고 있다. 또 주님 일에 우리 부부가 쓰임받고, 친지들에게 복음 전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설날성회에서 큰 은혜를 받은 우리 부부는 신부의 믿음으로 준비되어 신랑의 일에 충성할 것을 같이 울면서 맹세했다. 주님이 이번 작정기도회를 통해서도 응답하시리라. 기도하도록 인도하시고, 기도한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주시는 우리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은혜

(81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4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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