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모든 것이 감사

등록날짜 [ 2022-12-06 21:53:46 ]

몇 년 전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그 후유증으로 남편은 반신마비가 되고 경제적으로도 수많은 어려움이 닥쳐왔다. 지금까지 삶의 무게를 버텨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덕분이었다.


상도동에 살 당시에는 노량진성전에서 신앙생활 하면서 믿음을 회복하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이사해야 할 상황이 생겨 ‘궁동성전 근처로 가자’라고 결심했다. 감사하게도 LH에서 신청할 수 있는 집이 교회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지난해 여름 궁동으로 이사했다. 주님의 은혜였다.


그렇게 이사 와서 보낸 2022년을 돌아보니 눈물 날 일을 당할 때도, 억울한 일을 당할 때도 집 가까이에 있는 성전에 가서 기도하며 이겨 낼 수 있었다. 남편 병 수발을 들면서 몸과 마음이 무거울 때도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힘을 주셔서 피곤함도, 마음의 짐도 덜 수 있었다. 언제든 달려가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올 한 해 부족한 자에게 여전도회에서 직분을 맡겨 주셔서 충성할 수 있었다. 주님께서 충성할 여건을 마련해 주시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하지 않도록 인도하셨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직원들이 먹을 식사를 마련할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새벽 6시면 일어나 남편이 먹을 끼니와 약을 마련해 놓고 부랴부랴 출근하곤 했다. 한여름에도 뜨거운 불 앞에서 비 오듯 땀이 떨어지는데도 남편을 돌보고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시름도 뒷전에 두었다. 주님께서 주신 직장이었기에 하루하루가 감사했다.


땀 흘려 번 돈으로 주를 위해 이모저모 예물을 드릴 수 있었고 주님께서도 주의 일에 동참하려는 내 마음을 기쁘게 받으셔서 늘 그 이상으로 채워 주셨다. 한 달에 한두 번씩 밑반찬을 만들어 노량진 교구의 어르신들을 돌아보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면서 나 또한 큰 감사를 경험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마7:7) 말씀처럼 필요한 것을 채워 주신 주님의 은혜는 내 신앙을 회복하는 데도 큰 버팀목이 되었다. 담임목사께서도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추석 즈음 일이 있어 노량진 교구장 댁에 잠깐 들렀는데 식구들만 있고 교구장께서는 안 계셨다. “명절에는 늘 이래요.” 연휴에도 담당한 교구식구들을 심방하기 위해 분주한 교구장님 목소리를 전화기 너머로 전해 들으면서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주님 주신 사명을 감당하려고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가정을 위해 눈물 뿌려 기도하고 심방해 주던 모습도 눈앞에 선하게 떠올라 길에서 한참을 울었다. 올해 궁동으로 이사를 왔는데도 여전히 친정엄마처럼 기도와 사랑으로 섬겨 주심도 감격스러워 지면을 통해 감사를 전한다.


주님 은혜와 감사 없이는 살 수 없었던 2022년. 새 회계연도에 서리집사 임명도 받았으므로 주님 일에 내가 먼저 묵묵히 충성하고 주님의 계획하심을 알고 보고 경험하도록 늘 무릎 꿇는 자가 되겠다. 남편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도 더 기도하리라.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이선화

(64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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