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향기]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 있네

등록날짜 [ 2023-03-06 21:51:15 ]

올해도 고등부 교사로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담당한 반 학생이 지지난주에 진행한 ‘연세성경학교 계절학기’를 사흘간 듣겠다고 해서 그저 학생을 챙기려는 마음으로 수강하게 되었는데 생각도 못하게 은혜를 많이 받았다. ‘성경 말씀을 더 가까이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아야겠다’라는 복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강의 장소인 월드비전센터로 향하면서 몇 년 전 고등학생 시절에 총괄상임목사님으로부터 마가복음 강해를 들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당시에도 목사님은 고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경 말씀을 읽을 때 문자 그대로 읽을 것이 아니라 성경에 담긴 주님의 심정을 알려고 애써야 한다”라고 애타게 당부해 주셨다.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 내용은 예수님이 십자가 고난을 당하던 구절이었다. 예수께서는 로마 군병들에게 채찍을 맞고 십자가에 못 박혀 아파하기도 했으나, 제자들의 배반에 무척 가슴 아파하셨을 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예수님을 버려둔 채 도망가는 제자들을 바라보던 예수님의 갈가리 찢어지는 심정! 예수님의 그 심정을 강의 도중 경험해 화장실에 들어가서 펑펑 운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 연세성경학교 계절학기도 나를 향한 주님의 심정을 알게 된 복된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마가복음 7장 25~30절에 등장하는 수로보니게 족속의 이방 여인을 통해 은혜를 많이 받았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여인이 자기 딸에게서 귀신 쫓아 주기를 간구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막7:27)라고 거절하신다. 예전에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예수님이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와 달리 이 이방 여인은 예수님의 말씀에도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도리어 “옳습니다. 그러나 개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을 권리는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했다. 비로소 예수님께서는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막7:29)라고 하셨고 여인은 예수님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했다.


주님의 매몰찬 대답을 듣고도 마음 상하거나 시험 들지 않은 여인을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나 자신에게 권리 없음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없이는 정말 안 된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낮아질 대로 낮아진 마음으로 하나님께 겸손히 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내 중심을 보시고, 나를 긍휼히 여겨 달라는 마음을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어 그동안 교만해 있던 내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또 그동안 하나님을 안다고 했으나 정말 알지 못했고, 사실은 성경에 하나님을 다 공개해 놓으셨는데 이에 무관심하고 성경 말씀을 가까이하지 않던 죄도 회개했다.


마가복음을 읽어 보니 하나님은 참으로 인격적인 하나님이시고 외모보다 마음을 중요하게 여기시며 우리를 정말 사랑하셔서 하나님 말씀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알려 주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성경을 더 가까이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고 학생들도 잘 섬기기를 기도한다.



/김예은

(고등부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78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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