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신앙생활에 특혜는 없다

등록날짜 [ 2010-06-15 08:16:25 ]

신앙양심을 파는 사소한 ‘유혹’에서 이겨
영혼의 때 위한 영광스러운 길 걸어가자

10여 년 전 일본 도쿄에서 수송 중이던 우편물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때 잃어버린 우편물에는 재일교포작가인 이회성 씨가 출판사로 보내는 소설 원고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1972년)한 중견 작가다. 그의 유명세 탓인지 당시 그 사건은 상당히 크게 보도가 되었고, 일본 우정성 당국은 이 일을 무마하기 위해서 이회성 씨에게 100만 엔(약 10억 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한다.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인 셈이다.

그 당시 일본의 우편물 보상금액이 최고 일만 엔(약 1000만 원)이었다고 하니, 저명한 작가를 존경하는 일본 특유의 사회적 분위기가 작용했음은 물론일 것이다. 그런데 이회성 씨가 그러한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자칫 누구에게도 기억에 남지 않는 일화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소설책을 펴낸다고 해도 우리 돈으로 10억 원에 상당하는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런 엄청나게 좋은 제의를 이회성 씨는 이런 말로 거절했다고 한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모욕이다. 이런 경우에는 보편적인 규칙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특별대우는 안 된다”라고.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에게도 수많은 ‘특별한 유혹’이 손짓한다. 참과 거짓이 잘 구분되지 않는 모호한 혜택(?)으로 신앙양심을 흐리게 하는 일들 말이다. 이러이러한 혜택을 줄 테니 신앙생활을 뒤로 미루라든가, 이런 혜택을 줄 테니 기도하지 말라는 등등.

마귀가 예수 그리스도를 시험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돌들을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고 해도,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시험해도 예수 그리스도가 넘어오지 않자 마귀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아주 특별한 제안을 했다. 한 번만 절하면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특별한 제안을 한 마귀는 단번에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말았다.(마4:8~9)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에 우리가 너무도 흔하게 알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지만, 우리 앞에 아름답게 포장된 크나큰 혜택(약간의 신앙을 양보 또는 퇴보하고 세상적인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는)을 얻을 길이 있다면 과연 쉽게 거절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여 성령 충만한 사람만이 자기 신앙양심을 파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아주 사소한 유혹조차도 당당하게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신앙생활을 하는 수많은 그리스도인에게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당당함이 넘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것, 전도하는 것, 하나님 편에 서서 세상의 유혹을 끊고 절연히 신앙생활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눈에 보이는 잠깐의 혜택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누리게 될 최고의 영광스러운 특별한 혜택(?)을 가져오는 길일 것이다.


김영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1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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