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닭둘기’신앙인을 경계하며

등록날짜 [ 2010-08-02 22:42:29 ]

기도와 말씀 본능 회복은
삶의 진정한 평안과 축복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비둘기다. 그런데 비둘기를 자세히 보면 대개 뚱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닭둘기’라고 한다. 이 말은 ‘닭’과 ‘비둘기’의 합성어로 도시에 서식하며 버려진 음식물 찌꺼기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닭처럼 뚱뚱하고 잘 날지 못하게 된 연유에서이다.

비둘기는 번식력도 왕성하고 배설물도 많아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들거나 건물을 훼손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환경부가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유해(有害) 야생동물로 지정할 정도로 도시의 흉물이 된 지 오래다.

성경에는 비둘기가 자주 나온다. 구약에서 노아 대홍수가 끝났을 때 물이 줄었는지를 알고자 방주에서 내보내진 새였고(창8:8), 가난한 사람들의 제물로 사용되었다(레5:7). 신약에서는 예수께서 침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비둘기처럼 내려왔고(마3:16),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비둘기같이 순결하라고 했다(마10:16).

하나님이 비둘기를 창조하실 때에는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도록 했다. 그런데 이젠 비둘기는 사람들이 주는 풍부한 먹이로 굳이 먹이를 찾기 위해 높이 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 본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한국 교회와 크리스천들에게 닭둘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말씀과 기도의 본능이 점점 사라지고 영적으로 둔해지고 있다. 교회가 세상 풍속을 좇다 보니 세상을 비추는 십자가는 있는데 생명력이 없어지고 있다. 크리스천들도 예외는 아니다. 세상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명목상 크리스천이 많아졌다. 이들을 가리켜 한국에서는 ‘무늬만 크리스천’ ‘선데이 크리스천’이라 하고 외국에서는 ‘거북이 크리스천’이라고도 한다.

지난주에 막 내린 ‘전 교인 50일 작정 기도회’는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가? 그것은 세속적인 나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심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과 능력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죽어가는 영혼, 시들어가는 영혼을 살리고 위로와 소망을 주는 교회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가나안 땅 정복 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버리며 우상숭배와 타락을 일삼아 결국 멸망하고 말았다. 그들의 죽은 신앙을 회복하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아 여호와께서 너희를 쳐서 이르시는 이 말씀을 들으라”(암3:1).

신앙생활에서 기도와 말씀의 회복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영혼의 생명줄인 기도와 말씀이 회복될 때 삶의 진정한 평안과 축복이 임하게 된다.

주변의 환경으로 인해 닭둘기가 높이 나는 비둘기로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허약한 새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말씀과 기도가 살아 있는 연세중앙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현경섭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0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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