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내 삶의 희로애락은 어디에

등록날짜 [ 2010-09-01 07:29:46 ]

한 분야의 대가(大家)들을 보며
내 신앙을 점검해보면 부끄러워

#1.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좋아한다. 스포츠에는 이야기가 있고, 단순히 게임을 이기고 지는 것에서 벗어나 선수 개개인의 일대기를 알게 되면 더 진한 감동을 맛보게 되며, 어릴 적부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었는지를 깨달았을 땐 숙연해지기까지 하다.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에서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김연아 선수는 그래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고,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과 WBC 야구월드컵의 준우승도 그 뒷얘기까지 회자하며 감동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스포츠뿐인가. 한 분야의 대가들을 보면 모두 어릴 때부터 자신의 삶을 투자했음을 알 수 있다. 예술가에서 바둑기사까지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들 또한 초등학생 때부터 7~8년의 연습생 시절을 겪으며 꾸준히 자신을 갈고닦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한 노력을 알았을 때 대중의 사랑은 쉽게 식지 않는다.

#2.
세계적인 선수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특히나 우리 한국의 선수들을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오로지 그 종목만 생각하고, 모든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그것에서 찾는 것을 보게 된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Y선수는 한 인터뷰에서 “지금 내 나이가 마흔이 넘었지만, 전성기 시절에 주전으로 활약할 때나 지금 벤치에서 후보로 전락했을 때나 여전히 야구는 재밌다. 단 한 번도 야구를 하거나 보면서 지겹다거나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나의 모든 희로애락은 야구다”라고 말했다.

10대부터 40대까지 거의 30년을 하나의 종목에 매달려 살아왔을 텐데도 지겹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니 조금은 놀라웠다. 물론 순간순간 힘들고 그만둘까 하는 좌절감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야구가 자신의 인생에 그 어떠한 것보다도 더 즐겁고 재밌는 놀이였음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3.
우리의 신앙생활을 생각해보았다. 진정으로 신앙생활에 모든 희로애락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스포츠 선수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삶을 모두 바쳤는데, 우리는 과연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신앙생활이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위대한 것임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과 생각을 쏟아가며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머뭇거리게 된다. 삶의 희로애락이 신앙생활에 있다면 예배와 기도로 자신의 영혼을 갈고닦는데 지겨움이 어디에 있겠으며, 주의 일을 함에 있어 싫증이 어디에 있겠는가. 비록 육신의 삶은 고단할지라도 내 영혼이 자유한 즐거움으로,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기쁨이 스포츠 선수가 목표를 이룬 것보다는 더 나아야 하지 않을까.

개척부터 지금까지 초지일관 목회에 변함이 없으신 담임목사님을 보고 자랐음에도 그 즐거움에 동참하지 못하는 우리는 나중에 주님께 무슨 변명을 늘어놓을 것인가.  

위 글은 교회신문 <2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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