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아이에게 배웁니다

등록날짜 [ 2011-07-20 14:21:52 ]

바야흐로 여름성경학교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시골 교회 여름성경학교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은 에어컨을 쉽사리 켜지만, 그땐 선풍기마저도 여의치 않았기에 덥다 싶으면 무조건 시냇물로 첨벙 뛰어들었다.

“맴맴” 매미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여름이면 교회 여름성경학교는 열기로 뜨거웠다. 오색 풍선이 여기저기 붙고, 아이들은 사탕 하나라도 더 받아보려고 고개를 빼고 집중하며 성경퀴즈 답을 맞히고, 주기도문 시험도 보곤 했다.

내겐 추억이 된 여름성경학교를 내 아이가 자라서 맞이하고 있다. 이번 여름성경학교를 맞이하여 아이에게 거룩한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법을 배우고, 하나님을 뜨겁게 만남으로써 이 험한 세상에 가장 소중하고 꼭 필요한 예수의 사람으로 서길 소망한다. 비록 어리지만, 어리기에 더 소망하게 된다.

아이가 회개함으로써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데 도움을 주고자, 아이가 자주 저지르는   죄는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아이의 모습과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됐다. 아이는 대부분 즐겁게 지내지만,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친구들과 놀면서 다투기도 하고, 밥을 천천히 먹거나 외출 준비를 미적거려서 부모를 화나게 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이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깨달았다. 대부분 문제가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아이는 부모와 더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기 원하고, 그것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을 때 더 심하게 짜증내고 불평불만 했다. 어린아이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부모를 향해 있고, 아이가 어릴수록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않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 영혼은 예배와 말씀, 기도와 전도, 찬양과 섬김 등 신앙생활의 각종 형태로 하나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아이의 성장과 행동들이 부모를 무한히 기쁘게 하는 것처럼,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모습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려야 한다. 그럴 때 자녀에게 모범과 교훈이 돼 그들의 삶도 변할 것이다.

씨를 뿌리지도 않고 싹이 나길 바랄 수 없듯이, 이번 기회에 나 자신이 먼저 영적으로 깨어서 기도하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믿음의 부모로 서길 소망한다. 나는 ‘바담풍’ 하면서, 아이에게만 ‘바람풍’ 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더운 여름, 여기저기서 회개와 변화의 바람이 시원하게 불겠다. 신령한 여름 잔치가 줄줄이 열릴 테니까.


/ 김영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5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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