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IMF 때와 위기의 본질 달라

등록날짜 [ 2020-04-04 11:58:37 ]

코로나19로 전세계 경기 상황 최악
주가 반등 최악의 시기 끝난 것 아냐
사상 초유의 불경기 속 생존 고민해야
금융위기 때보다 ‘더 길고 더 큰 충격’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모든 나라의 경기 상황이 최악이다.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도 지난 1월 20일 2,277포인트를 기점으로 약 37% 폭락한 1,439포인트까지 내려갔다가 4월 1일 현재 저점 대비 약 20% 내외로 반등했다. 하지만 감염은 확산하고 기업 생산과 유통, 소비자의 소비 활동은 점점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격리’, ‘셧다운’이 세계적 추세다. 그런데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고 해서 ‘시장은 언제나 옳다’(Market is always right)라는 투자 격언대로 지금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생업과 소득을 잃는 최악의 시기가 끝나가는 것을 의미할까?

금융기관끼리도 더 많은 담보를 요구
글로벌 금융시장, 시장경제 체제는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어떤 투자자는 주식에 많이 투자하면서 일부 자금은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이를 보상받는 ‘보험’에 들어 놓는다. 반대편 금융기관은 그 보험금을 받아서 수수료를 떼고 손님에게 ELS(Equity-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등과 같은 파생상품으로 판다. “주가가 20% 이상만 안 빠지면 4%를 배당한다”라는 식이다. 그럴 일은 거의 일어나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팔았고, 금융기관끼리도 서로 물고 물려 있는 투자금액은 여타 파생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어쩌면 지구를 팔아도 청산이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주가가 단 며칠 만에 대부분 30% 이상씩 빠졌으니, 위험을 분산하지 않은 금융기관은 장차 물어주어야 할 보험금과 손님에게 손실을 전가할 때까지 만이라도 신용을 견딜 수 있는 체력에 비상이 걸린다. 거기다가 돈을 빌려준 기업들이 장사가 안돼 줄도산 위기에 있으니 금융기관끼리도 이제는 서로 더욱 믿지 못해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한다. 전문용어로 마진콜(margin call)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이 발행한 원화 국채도 못 믿으니 ‘달러’만 보증으로 인정하겠다고 한다. 그러니 환율이 올라간다.

살아남으려면 달러를 확보해야
살아남으려면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 트럼프가 아무리 달러를 약세로 만들어 미국 제조업을 살리려 해도 이 위기에서는 소용없다. 결국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무제한 달러를 찍어주기로 한다. 세계가 기축통화인 달러로 엮여 있으니, 대한민국에도 파격적으로 600억 불(약 74조 원)을 필요하면 가져다 쓰라 해준다. 왜? 우리가 달러 결제를 못 해서 무너지면 그 여파는 지금 미국도 못 견딜 테고, 한국 시장은 미국 금융기관이 자유롭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장이며 아직 우리는 미국의 우방이다. 그리고 경기 침체기에는 재선이 힘들기에 재선에 성공해야만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천 조를 투자해 놓은 CEO들, 즉 밀리면 절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언론에 나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발권력과 정책을 동원해 돈을 뿌린다. 또 미국의 펀드 큰손들이 기업 신용 공여 정책에 로비해서 현금 흐름이 멈춘 기업들에 산소호흡기를 대주도록 하게 만든다.

갑작스런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 필요
나는 이 같은 강력한 정책금융 조치는 타당하다고 본다. 지금 위기는 첫째 백신이 개발된다거나, 둘째 최소한 누가 보균자이고 누가 아닌지를 쉽게 식별할 수 없는 이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를 최소한 쉽게 식별하게 만들어 더는 보균자가 활보하지만 않도록만 해도 적어도 모두 셧다운 하는 상황만큼은 끝을 내서 경제활동을 다시 돌릴 테니까. 마지막 시나리오는 지금의 위기 상황이 학습되고 익숙해지면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거친 다음 마무리되고, 서서히 경제는 반등하게 될 것인데 이 모든 경우에도 지금의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는 필요하다. 문제는 이 완충의 시기에 지혜로운 사람은 준비하되 미련한 사람은 춤을 춘다. 지금까지 수집한 방대한 과학적 자료들을 토대로 보건대 첫째, 백신 개발은 회의적이고, 개발이 된다 해도 많은 시간이 걸리며, 둘째, 과학적으로 15분 만에 자가진단 등의 간단 키트는 기대할 수 없다.

절박한 사람의 말은 걸러 들어야
시장에서 투자자, 정치인, 제약사들이 내는 온갖 장밋빛 뉴스들을 접하고 그때마다 출렁이는 주가(株價)를 보면서 ‘얼마나 절박하고 얼마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걸까’를 실감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변이하는 독감(flu)의 변이도 못 따라가서 백신 개발을 못 했는데, 이제는 사람과 짐승 교차 감염 변이의 다중성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인가? 갑자기?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는, 우리가 겪어 보지 못한 사상 초유의 불경기가 될 수 있다. 잘 나가던 기업들이 더는 장사가 안되고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망해가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것과 같던 대한민국 자영업자들, 기업들, 그리고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근로 정책하에서 도리어 피폐해진 고용상황에서 우리 각자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에 의존할 수 있겠는가?

개미 투자자 쓸데없는 호기 부릴 때 아냐
국내 주식 시장의 외국인은 4월 1일 현재 20일 연속 국내주식을 팔아 12.1조를 팔았고, 개인이 11.1조를 샀는데 그사이 주식 시총이 증발한 것을 고려하면 개인이 기관 물량까지 다 받아준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지난 1월 20일 이후로는 20조를 넘게 개인이 샀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사태나 2008년 리먼 사태의 경험에서 나온 학습효과일 터다. 필자도 개인들이 옳기를 바라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지금은 위기의 본질이 그 당시와 다르다. 막연히 길게 보면 지금 사는 것이 나쁜 타이밍은 아니지만, 장기화할 수 있는 불경기를 충분히 견딜 만한 가늠을 해보고 정말 잊고 있을 만한 돈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면 걱정이다.

경기 회복까지 가는 동안 매우 힘들듯
아무리 좋은 기업도 장사가 안되면 못 버틴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만날 수 없고,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고, 왕래도 자유롭지 않으며, 누가 보균자인지 알 수 없기에 개인이 개인을, 나라가 나라를, 민족이 민족을 의심하고 빗장 걸어 잠그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은 돈을 빌려줘도 되는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셋째 시나리오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즉, “이러다가는 공멸이오. 그냥 걸릴 사람은 걸리더라도 지나친 셧다운은 풀어야겠소. 모두 파산해서 굶어 죽을 수는 없지 않소”라고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얼어붙었던 경기가 천천히 살아나겠지만 거기까지 가는 동안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나마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발권력도 있고, 1년 GDP만큼을 풀었으니 미국이 먼저 살아날 테고 우리는 다음일 것이다. 지금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근신하는 마음으로 쓸데없는 호기를 부릴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나와 너 이전 선지자들이 자고로 여러 나라와 큰 국가들에 대하여 전쟁과 재앙과 염병을 예언하였느니라 평화를 예언하는 선지자는 그 예언자의 말이 응한 후에야 그는 진실로 여호와의 보내신 선지자로 알게 되리라”(렘28:8~9).


예레미아는, 거짓 선지자들이 대중의 인기에 부합한 사탕발림의 소리로 이제 곧 바벨론에서 이스라엘로 돌아간다며 자기의 영감으로 말한다고 힐난한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쓴소리를 하는 선지자의 말은 새겨들어도 달콤한 소리를 하는 선지자의 말은 이것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그것이 하나님이 주신 영감이었구나’라고 깨닫는 것이 방법이라고 일러주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70호> 기사입니다.


박성진 집사

연세오케스트라상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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