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02.下)] 열두 지파의 가나안 땅 분배

등록날짜 [ 2021-03-09 14:31:30 ]

하나님이 주신 가나안 땅 귀하게 여겨
모든 지파가 불만 없이 땅 분배 수용
하나님 뜻과 달리 북쪽 이주한 ‘단 지파’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사라져
신약시대 오면서 지파 개념 점점 희미




<사진설명> 르우벤 지파 영토의 경계선이 된 아르논 골짜기. 현재 요르단 정부는 요르단 동부에서 발원해 사해로 흘러가는 아르논강에 댐을 만들어 물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설명>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 영토. 헤롯의 세 아들인 안디바(보라색), 아켈라오(다홍색), 빌립(황토색)이 각각 영토를 나눠 다스렸다. 지파별 영토 개념은 신약시대에 와서 점점 사라졌고,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사진설명> 느보산 정상에 있는 모세기념교회. 모세는 산 정상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보았지만, 약속의 땅을 밟지 못하고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사진설명> 모세기념비 앞에 서 있는 윤석전 목사.



요르단 마다바에서 북서쪽으로 10km를 가면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가 할당받은 땅 느보(Nebo)가 나온다. 느보산 정상에서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보았지만, 하나님 말씀대로 약속의 땅을 밟지 못한 채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성지순례단이 산 정상에 있는 모세기념교회를 방문했을 때는 기념교회를 복원하면서 유물들을 천막에 보관해 놓았다. 전시된 모자이크는 당시 느보산 일대의 환경을 짐작케 한다. 느보산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모압과 암몬의 경계인 아르논 골짜기가 나온다. 모압과 암몬은 롯의 두 딸이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관계를 맺어 태어난 자녀들이 세운 나라다. 아르논강은 이후 르우벤 지파 영토의 경계선이 됐다.


윤석전 목사: 창세기 49장에 야곱이 아들들을 축복한 내용은 지파별 영토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권혁승 교수: 야곱이 “요셉은 무성한 가지 곧 샘 곁의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창49:22)라고 축복한 것처럼 요셉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집트 인근 지역을 다 먹여 살리는 영향력을 끼칩니다. 또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창49:9~10)라고 축복한 대로 이스라엘 왕권이 유다 지파에서 나오고 예수님도 다윗왕의 자손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스불론 지파도 “해변에 거하리니”(창49:13)라는 야곱의 기도처럼 지중해 해변에서 살게 됩니다. 야곱의 축복 기도는 지파별 땅 분배에 영향을 주었고, 각 지파가 어떤 역사적 역할을 할지도 알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큽니다.


윤석전 목사: 구약시대에는 지파끼리 결속력이 강했고 지파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대단했습니다. 신약시대에 와서 지파의 영토 범위가 달라지나요?


홍순화 교수: 안타깝게도 지파별 영토 개념은 신약시대에 와서 점점 사라졌고, 지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베들레헴 유아를 몰살(마2:16)한 헤롯 대왕이 죽자 그의 유언에 따라 자녀 셋이 왕위를 물려받고 영토를 셋으로 나눠 지배합니다.


헤롯 안디바는 갈릴리의 서편과 지금의 요르단 일부를, 헤롯 아켈라오는 유대·사마리아 지역과 남쪽 이두메 지역을, 헤롯 빌립 2세는 지금의 시리아와 갈릴리 호수 북쪽을 다스렸는데 딸 살로메에게도 바사엘리스와 아스돗 지역을 분할해 줬고, 나머지는 로마의 통치 아래 있었습니다. 그러니 지파도 사라지고 나라의 영토도 축소됐습니다. 이후 유다가 통합했다가 남유다 왕국이 바벨론에게 멸망당하면서 그들 중 일부만이 돌아와 신약시대에 지파 개념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여선지자 안나는 아셀 지파(눅2:36), 사도 바울은 베냐민 지파(빌3:5)였지만 로마에게 멸망한 후 지파 개념은 거의 사라지고 흔적만 남았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권혁승 교수: 첫째, 유다와 에브라임이 가장 영향력 있는 지파였지만, 그럼에도 나머지 열 지파가 없다면 이스라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도 한두 사람이 주도하는 것보다 모든 성도가 하나 되어 함께 참여하는 게 중요합니다.


둘째, 각 지파마다 성향과 바람이 있었을 텐데 모두가 불만 없이 땅 분배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귀히 여긴다는 신앙적 자세였습니다. 해안 지방을 분배받은 단 지파는 블레셋의 괴롭힘에 그 땅을 포기하고 북쪽으로 이주해 버렸는데, 이후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사라졌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땅을 버리고 이주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나안 땅과 같은 선물을 귀하게 여기는 신앙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 열두 지파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입니다.


셋째, 신약시대 이후 지파 개념은 사라졌지만 유대인의 기도를 보면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서 열두 지파를 회복하신다는 이상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전 세계가 하나 되는 교회의 이상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마지막 열두 지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시대와 현대의 지명이 달라서 혼돈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홍순화 교수: 성서지리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예루살렘의 경우 지금도 예루살렘이지만, 성경 도시 중 현재는 전혀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자꾸 보고 익혀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나안 땅을 선택하게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혁승 교수: 이스라엘은 사막과 인접해 있어 열악한 환경입니다. 또 지정학적으로 중요해 주변 나라들이 항상 점령하고 지배하려 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는 늘 전쟁이 있었고, 다른 나라에게 지배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지역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목적은 위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믿고 살라는 뜻이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택한 이스라엘 민족은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열두 지파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으로 먹고, 마시고, 살면서 무엇이든 하나님이 주시는 것에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 사나? 나는 왜 이렇게 신앙생활이 어렵나?’ 하는 분이 있다면, 그 자체도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부르시고 하나님께 선택받은 축복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하며 살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68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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