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05·上)] 다윗의 승전지 아세가

등록날짜 [ 2021-04-15 19:46:00 ]

골리앗이 하나님을 모독하자
분노한 다윗이 물맷돌로 격파
블레셋 침략 막을 요충지여서
이스라엘 전쟁사에 자주 등장


윤석전 목사: 유다 지파가 할당받은 땅 중에는 서쪽 해안평야와 동쪽 유다 산지를 잇는 ‘쉐펠라(Shephelah) 평원’이 있습니다. 해발 100m 이상인 지역이지만 유다 산지에서 바라보면 평지로 보여 ‘낮은 땅’이라는 의미가 지명에 담겨 있습니다. 이곳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앗시리아 산헤립왕(재위 B.C. 705~681)과 벌인 전투가 있었습니다. 쉐펠라 평원에 있는 유다 지파의 성읍 아세가(Azekah)로 가 보겠습니다.


예루살렘 남서쪽 25㎞ 지점의 엘라 골짜기(Valley of Elah)에 있는 유다 지파의 성읍 아세가에서 작은 소년 다윗은 블레셋 장군 골리앗을 쳐부수고 이스라엘에 승전보를 가져왔다. 당시 사울과 블레셋의 전쟁에서 블레셋은 ‘아세가’와 ‘소고(Socoh)’ 사이에 모였고, 다윗은 이 부근에서 골리앗을 죽였다. 아세가는 바벨론 느부갓네살왕(재위 B.C. 605~562)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향해 가며 공격한 성읍 중 마지막으로 함락된 두 도시 중 하나다. 바벨론의 공격을 끝까지 견딘 아세가에 훗날 바벨론에서 귀환한 유다 지파 사람들이 정착해 그들의 성읍으로 남았다.


윤석전 목사: 유다 지파의 성읍 아세가는 어떤 곳인가요?


홍순화 교수: 성지를 이해할 때 ‘쉐펠라 평지’라는 개념에 당황할 수 있는데 성경에도 ‘평지’라고만 기록됐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서쪽의 해안평야지대와 중앙산악지대로 구분됩니다. 이스라엘의 북부는 동서의 폭이 좁아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반면,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동서 폭이 넓어져 해안평야지대와 중앙산악지대 사이에 쉐펠라 평지가 존재합니다. 쉐펠라 평지는 해발 100~500m로 서쪽 해안보다 높은 지역이지만, 유대산악지대에서 내려다보면 평지입니다.


블레셋 사람은 늘 블레셋 평야에 살았고, 유다 사람은 유다 산악지대에 살았습니다. 블레셋이 예루살렘이나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할 때 평지인 쉐펠라를 중심으로 공격해 들어갑니다. 또 당시 아얄론(Aijalon)·소렉(Sorek)·엘라(Elah) 골짜기 등을 통과해 올라갔습니다.


아세가가 요새로서 중요한 이유는 아세가를 잘 지켜 내면 엘라 골짜기로 침입하는 블레셋 군대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세가는 주위가 한눈에 보여서 방어하기 좋은 지역입니다. 남유다의 르호보암왕(재위 B.C. 930~913)은 나라를 정비할 때 아세가, 라기스, 삼손의 아버지의 고향이던 소라(Zorah) 같은 곳을 중요한 거점도시이자 요새로 만들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세가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쉐펠라 지역 자체가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전쟁 역사도 쉐펠라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아세가도 이스라엘 전쟁사에 자주 등장하는 곳입니다. 여호수아 10장에서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할 때,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을 비롯한 다섯 아모리 왕이 연합해 여호수아와 전쟁을 벌였고, 달과 해가 멈추는 사건(수10:12~13)이 있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아모리 왕을 격파할 때, 아세가라는 지역이 몇 번 더 언급됩니다. 더 중요한 전쟁은 다윗과 블레셋 장수 골리앗의 싸움입니다. 아세가 언덕 아래의 엘라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 군대와 블레셋 군대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다윗과 골리앗이 싸웠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울의 군대가 골리앗에게 감히 대항하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을 때, 다윗은 자신이 전쟁에 나가겠다고 합니다. 어린 소년의 담대함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권혁승 교수: 먼저는 신앙의 의분(義憤)입니다. 십계명 중 하나는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여기지 말라는 것(출20:7)입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여기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여기는 일을 용납하지 않는 것을 신앙의 의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군대를 모독한 블레셋 장수 골리앗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여긴 것으로 받아들이고 하나님을 위해 나섰습니다.


둘째, 다윗은 목동으로서 아버지의 양을 쳤는데 그 양을 잡아먹으려고 때로는 곰과 사자가 다가왔습니다. 다윗은 양을 하나라도 뺏기지 않기 위해 싸웠고,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사자와 곰의 입에서 양을 구했다고 간증합니다(삼상17:37).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충실하게 감당한 다윗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도움이 있었습니다.


셋째,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 물맷돌을 던졌습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물맷돌은 일종의 무기였습니다. 앗수르 군대 중에는 물맷돌을 던지는 부대가 따로 있었습니다. 다윗은 혼자 양을 치면서 무료한 시간에는 돌 던지기 연습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맞붙을 때 물맷돌 다섯 개를 준비했는데 첫 돌에 이마를 맞췄습니다(삼상17:49). 다윗은 신앙의 의분, 양 떼를 지키겠다는 충성심과 함께 실제 실력도 갖춘 자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쉐펠라 지역이 성지순례 코스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방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홍순화 교수: 우리나라 성지순례의 문제점은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보려 하므로 쉐펠라 지역처럼 중요한 곳을 빠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단에서 브엘세바라고 말하는데 브엘세바까지 못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지순례를 계획할 때 한 번에 많은 나라를 가려 하지 말고 조금 덜 중요한 장소를 제외하고 쉐펠라 지역을 넣으면 성지순례 프로그램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사용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단련시키셨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보일 때, 이스라엘 민족의 사기가 얼마나 충만했겠나 싶습니다. 아세가의 남서쪽 쉐펠라 지역에 있는 또 다른 유다지파의 성읍 라기스(Lachish)로 가 보겠습니다.



<사진설명> 엘라 골짜기. 블레셋 군대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 군대가 진을 쳤던 곳이다. 이곳에서 소년 다윗은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죽였다.



<사진설명> 아세가 주변 지도. 서쪽 해안평야지대(초록색)와 동쪽 중앙산악지대(짙은 갈색) 사이에 쉐펠라 평원(옅은 갈색)이 있다.



<사진설명> 윤석전 목사가 엘라 골짜기를 바라보면서 “다윗이 블레셋의 장군 골리앗을 쳐부숴 이스라엘에게 승전보를 가져온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9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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