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07·上)] 사막 속 오아시스 ‘엔게디’

등록날짜 [ 2021-05-13 11:00:54 ]


<사진설명> 엔게디 전경. 엔게디는 사해와 인접한 황량한 사막에 있지만, 이곳의 샘은 연간 물 300만 리터를 일정하게 공급하고 있어 땅을 비옥하게 했다.



<사진설명> 엔게디 주변 지도. 예루살렘이 있는 산악지대와 사해 사이에 유대광야가 남북으로 길게 자리하고 있다. 엔게디는 유대광야의 동편, 사해와 인접한 곳에 있다.



<사진설명> 다윗의 폭포. 엔게디 산골짜기를 따라 한참 올라가면 폭포가 떨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사막 속에 있는 폭포, 그 자체가 환상적이다. 사울왕에게 쫓기던 다윗은 폭포 옆에 앉아 쉬었을 것이다.


사울에게 쫓기던 다윗의 피난처
동굴서 사울 죽일 수 있었으나
기름부어 세운 임금 해치지 않아
하나님 중심으로 산 다윗 복받아


윤석전 목사: 유다 지파의 위대한 왕 다윗이 사울왕에게 쫓겨 다닐 때 ‘엔게디(En Gedi)’ 골짜기는 다윗에게 은신처였습니다. 그곳은 물이 풍부했고, 몸을 숨길 동굴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엔게디 서쪽에는 ‘십 황무지’가 있습니다. 다윗이 목숨처럼 아끼던 친구이자 사울의 아들인 요나단을 마지막으로 만난 곳입니다. 성경 속 다윗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엔게디와 십 황무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유다 지파의 땅 엔게디로 가 보겠습니다.


유대 광야 동쪽에 있는 엔게디는 유다 지파가 분배 받은 성읍이다. 엔게디는 사막에 둘러싸인 황량한 곳이지만, 이곳의 샘은 연간 물 300만 리터를 일정하게 공급하고 있다. 그 덕에 엔게디는 척박한 지형과 어울리지 않게 비옥한 땅이 되었다. 사울에게 쫓기던 다윗이 엔게디에서 한동안 머물렀고, 다윗은 유다 지파의 가장 위대한 왕이 되었다.


윤석전 목사: 물이 없는 중동지역에서 엔게디는 폭포가 있을 만큼 흔치 않은 곳입니다. 엔게디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엔게디는 언제 가 봐도 좋을 특별한 장소입니다. 엔게디는 성경에 염해라고 나와 있는 사해 옆에 있습니다. 엔게디가 있는 지역 전체를 유대 광야라고 합니다. 엔게디 주변 사막을 보면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엔게디에 가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엔게디에 있는 샘 네 곳에서 엄청난 물이 나옵니다. 엔게디는 지중해 해수면보다 200m 낮은 곳인데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염소나 야생동물도 많이 살고 있고, 포도원이 있을 정도로 비옥한 땅이라고 성경에 기록된 것(아1:14)처럼 사막 속 오아시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습니다.


윤석전 목사: 엔게디에서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엔게디는 사해 바로 옆에 있고, 교통이 잘 발달돼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길가에서는 엔게디의 오아시스를 볼 수 없지만, 산골짜기를 따라 20여 분 올라가면 물이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또 한참 올라가면 폭포가 떨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사막 속에 있는 폭포, 그 자체가 환상적입니다. 엔게디를 처음 방문했을 때 다윗이 폭포 옆에 앉아 쉬는 모습을 상상해 본 기억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엔게디에서 일어난 성경 속 사건을 알려 주세요.


권혁승 교수: 엔게디는 사막 속의 오아시스입니다. 사막에 물이 있다는 것은 그곳에 사람이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주변이 험준한 산지와 골짜기로 이루어져 곳곳에 동굴이 많습니다. 물이 있고 굴이 있어서 피난처를 제공해 줍니다. 다윗은 사울왕을 피해 엔게디에 숨었고, 사울은 정예부대 3000명을 이끌고 다윗을 쫓았습니다(삼상24:1~2). 성경에 사울이 발을 가리러 동굴에 들어갔다고 나와 있는데 이는 용변을 보러 갔다는 표현입니다(삼상24:3). 그 안에 숨어 있던 다윗은 혼자서 온 사울을 죽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기름 부어 세운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에 사울을 죽이지 않습니다. 그런 감동적인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엔게디입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이 세운 사람과 하나님의 주권을 절대화하는 다윗의 모습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왕을 폐하고 다윗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혁승 교수: 하나님의 언약궤가 기럇여아림에 사는 아비나답의 집에서 20년간 방치되던 때는 바로 사울왕 시대였습니다(삼상7:1~2). 사울왕은 법궤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즉 예배에 관심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반면 다윗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나라가 안정되자마자 곧바로 법궤를 옮겨옵니다(삼하6:15). 다윗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하나님 중심의 인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운 종이라는 이유로 사울을 죽이지 않는 다윗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자를 하나님께서 쓰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유다 지파는 축복받은 지파라고 생각합니다. 사울을 폐하고 다윗을 왕으로 세운 사건에 담긴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었는데도 그를 죽이지 않습니다. 로마서 12장에 바울이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19~21)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원수까지 사랑하라 하신 당부와 일맥상통합니다(마5:44). 다윗은 바울의 권면과 예수님의 가르침보다 무려 1000년이나 앞서 원수 사랑을 실천한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 나오는 지명 중 이름은 다르나 같은 장소일 경우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홍순화 교수: 성경에 나온 지리를 이해할 때 제일 힘든 점입니다. 엔게디의 또 다른 이름은 하사손다말(대하20:2)입니다. 두 지명이 같은 곳을 가리키는데 이름이 달라 혼동을 일으킵니다. 헤브론 같은 경우에도 기럇아르바, 기럇아바처럼 여러 이름으로 부릅니다. 반대로 이름은 같으나 실제 다른 곳도 있습니다. 지명을 명확하게 익히고 외워서 구분해야 합니다.


윤석전 목사: 원수를 사랑하고 끝까지 하나님이 세운 자를 보호하며 하나님의 뜻에 맡긴 믿음은 현실에서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을 절대 경외한 다윗의 믿음이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됩니다. 엔게디 서쪽에 황량한 황무지가 있습니다. 사울왕을 피해 다니던 다윗과 요나단의 마지막 만남이 있는 십 황무지(The Wilderness of Ziph)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698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