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효도간증]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 말씀 엄마 모시고 살면서 실감 外

등록날짜 [ 2020-05-02 11:51:33 ]

치매 증상에 몸까지 아프신 엄마 3년 전부터 기쁘게 모셔

자녀, 교구식구, 여전도회원들 기도하며 정성껏 섬기자

지금은 언제 아팠냐 싶게 건강해지시고 총기도 초롱초롱


소강민성도(21교구)


올해 62세인데 91세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자식이 부모 모시는 것은 당연하지만,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삼 남매를 키우는 형편이라 친정 노모를 모시겠다고 선뜻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며 길러 주신 내 어머니가 치매 증세에 몸까지 아프니, 형편을 핑계로 모른 체 할 수 없어 3년 전부터 기쁘게 모시고 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때마다 하나님께서 도움을 주셨고, 세 자녀도 큰 힘이 됐다.


“엄마, 우리 집에 와서 나랑 같이 살아요”


3년 전, 충북 충주에서 홀로 사시던 친정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였다. 베란다 밖에서 누가 말을 건다고 하고, 귀신이 보인다면서 화장대의 거울과 몸체를 분리해 놓았다. 한번은 집에 도둑이 들어와 밥을 훔쳐 먹었다며 112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아무리 살펴봐도 집에 누가 들어온 흔적이 없다고 했다. 그 후로도 노모의 치매 증상은 계속됐다.


홀로 두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불안했다. 서둘러 우리 집에 모시고 싶었지만, 번번이 ‘오빠가 둘이나 있는데….’라는 생각이 가로막았다. 오빠들은 어머니를 모실 마음이 없어 보였다. 모신다 해도 요양병원에 입원시킬 게 뻔했다. 물론 달리 돌봐 드릴 손길이 없다면 요양병원에 모셔야 하겠지만, 딸이지만 내가 모셔도 되는데, 마음을 내지 못하고 버티는 나 자신이 한심했다. 그러다 어머니를 돌봐 드리던 요양보호사가 건넨 말에 가슴이 아렸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요양원에는 정말 가기 싫다고 하시면서 많이 우셨어요.”


어려운 내 형편을 아시기에 차마 말씀은 못 하셔도, 나랑 같이 살고 싶어 하는 눈치셨다.


막상 어머니를 모시려 마음을 먹으면 변변치 않은 형편이 또 한 번 발목을 잡았다. ‘생활비는 어떻게 대지, 지금도 살기 빠듯한데…. 유산을 받은 오빠들이 모시는 게 당연한 것 아냐? 잘사는 오빠들이 있는데 내가 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느라 어머니 모시기를 차일피일 미룰 때, 둘째 아들이 조심스레 말했다.


“어머니가 할머니를 저대로 두면, 버려두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양심을 콱 찔렀다. 아들의 말이지만 주님의 음성 같았다.


‘그래,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나님께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셨는데…. 어머니 영혼 구원해야 하는데….’


그길로 친정어머니께 갔다. “엄마, 우리 집에서 나랑 같이 살아요.”


어머니의 눈빛은 춤을 추듯 빠르게 움직였다.


차일피일 모시기를 미룬 지난날 회개

우리 집에 오신 뒤에도 어머니는 치매 증세를 자주 보였고, 수시로 횡설수설했다. 당뇨합병증 탓에 걸음도 겨우 뗐다. 모든 일상에 손길이 많이 갔다.


우리 집 삼 남매 가운데 큰아들이 유독 할머니 걱정을 많이 했다.


“할머니도 영혼의 때에 천국 가시게 해 드려야 해요”라며 할머니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줬다.


정신력도, 기력도 바닥 난 상태인 어머니를 모시고 주일마다 교회 가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지만, 예배 때마다 모시고 갔다.


교구식구와 여전도회원들이 모두 자기 친정어머니 모시듯 섬겨 줘서 어머니랑 같이 예배드리는 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아이들도 집에 오면 함께 예배를 드려 주고, 기도도 간절히 해 주면서 할머니를 정성껏 섬겼다. 교회 직분자들도 함께 기도해 주면서 힘을 보탰다.


어머니가 교회 오셔서 예배드린 지 2~3개월 지났을 때였다. 정신이 맑아지셔서 치매 증상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몸도 언제 아팠냐 싶게 건강해지셨다. 지금은 얼마나 총기가 좋은지 모른다. 어머니의 바뀐 모습을 보니 모시기를 정말 잘했다 싶다.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은혜만 해도 얼마나 큰데, 유산을 물려받은 오빠들이 모셔야 한다고 차일피일 모시기를 미룬 생각을 하면 하나님께 죄송하고 어머니께 미안해서 많이 회개했다.


더 일찍 효도하지 못해 후회막급

가끔 삶에 지쳐 어머니께 짜증을 부릴 때도 있다. 어머니는 딸의 팍팍한 삶을 위로해 주시고 투정도 받아 주신다. 어머니께 혈기를 부린 날에는 하나님께서 꼭 회개하라고 감동하신다. 회개가 늦어지면, 하나님과 사이에 담이 가로막힌 것 같이 답답하다. 어머니께도 바로 용서를 구한다. 하나님께서 부모 공경을 얼마나 중히 여기시는지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실감한다.


살림은 어렵지만, 어머니가 천국 가실 때까지 주님 주시는 힘으로 모시면서 신앙생활 하게 해 드리고 싶다. 치아가 좋지 않아 맛난 음식을 함께 못 드실 때면 마음이 무척 아프다. 젊으셨을 때 진작 맛난 것 많이 해 드릴걸….’ 후회막급이다.


코로나 탓에 요즘은 교회에 못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집을 교회 삼아 예배드린다. 집에서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고 은혜를 듬뿍 받고 계신다. 빨리 교회에 모셔 가고 싶다. 지금까지 힘든 가운데서도 친정어머니의 영혼을 사랑하게 하시고 천국에 소망을 품고 효도하게 하신 우리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은숙 기자



“어머니, 지금 돌아가시면 지옥가요. 천국 가시게 함께 기도해요”


워낙 바른말 잘하는 성격이지만

이런 말할 수 있었던 건 주님 하신 일

연로하신 부모님 기다려주지 않아

기회 주셨을 때 더욱 복음 전할 것



김은 전도부장(74여전도회)


지난 2월 말, 남편이 2~3일 정도 시댁에 다녀오자고 해 전북 무주로 출발했다. 시댁에 내려가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 아이들 학교 개학도 미뤄지고, 사는 아파트 단지에도 확진자가 생겨 3주 동안 시댁에서 지내게 됐다.


코로나 탓에 3주간 시댁에 머물며 복음 전해

3주 동안 시부모님과 지내면서 시댁 식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신 뜻을 깨달았다. 시댁에서도 가족의 영혼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고, 집에서 하던 것처럼 매일 새벽예배, 매일 두 시간 말씀 듣기와 기도를 담대함으로 실천했다. 자녀와도 아침에 기도하고 말씀을 같이 읽었다. 시부모님이 예배드리는 날 외식을 하려고 하시면, 인터넷으로 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미리 식사 준비를 해 놓기도 했다.


전도의 문은 시댁에 같이 사는 시누이 자녀들에게 먼저 열렸다. 시누이 아이들에게 지혜 주셔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자가 되도록 아침마다 함께 기도하고 교회학교 성경 읽기 프로그램에 맞춰 말씀을 읽고 성경 만화를 보여 주었다. 시누이 자녀들은 금세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졌다. 아침마다 TV를 켜고 게임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아이들이 이렇게 빨리 영적인 생활과 분위기에 적응할 줄 몰랐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듯했다.


며칠 뒤 아이들이 “외숙모, 오늘은 성경 어디 읽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시누이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이들이 나와 같이 생활계획표를 세우고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모습을 보고 반기며 고마워했다. 시어머니께서도 뭔가 달라진 아이들 모습을 보시며 놀라워하셨다. 비신자 가정인 시댁에 신령한 분위기가 흐르자 예배드리는 날이라고 말씀드리면 조용히 협조해 주셨다. 주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느꼈다. 영적인 거룩한 사명이 있으니 농사짓는 시부모님을 더욱 돕기도 하고 부지런히 집 안을 돌아보고 찾아 일했다.


시어머니도 긍정의 의미로 고개 ‘끄덕’

시댁에 있던 3주째 마지막 주 금요철야예배 전이었다. 시부모님께서 TV 드라마를 보고 계셨다. 복음 전할 기회를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어머님, 저와 같이 예배드리세요”라고 말씀드렸다. 권유가 아니라 주님의 애타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감사하게도 시어머니께서 “그러자”고 흔쾌히 말씀하셔서 노트북을 설치하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하며 마음이 울컥했다. 눈물이 나려던 것을 겨우 참았다. 금요철야 설교 말씀을 듣고 통성기도 시간이 됐다. “시부모님과 예수 믿지 않는 가족들을 살려 주세요!” 두 손 번쩍 들고 눈물, 콧물 쏟으면서 애절하게 기도했다. 가족들 시선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부르짖어 기도했다.


다음 날 시부모님께 예수 믿고 천국 가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진지하게 들으셨다. 담임목사님의 저서 『예수 안에 행복한 가정』이라는 책을 읽고 그동안 남편에게 잘못한 부분을 깨달았는데, 그 점도 시부모님께 고백하며 “이제는 믿음의 가장을 섬기고 사랑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면서 거듭 “지금 돌아가시면 지옥 가세요. 천국 가시도록 기도하고 회개하셔야 해요!”라고 강하게 말씀드렸다. 워낙 바른말을 하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내게 어떻게 이런 강한 표현을 전할 힘이 있었는가. 오직 주님이 하신 일이다. 시어머니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여러 번 끄덕이셨다.


가족 구원 위해 더 부단히 기도할 터

시댁에 가기 전 같은 여전도회 회원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회원들이 기도해 주어 든든했고, 덕분에 시댁에서 예배도 잘 드리고 시부모님에게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또 아직 믿음 없는 남편을 위해 같이 기도하자, 요즘 집에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슬며시 내 옆에 와서 목사님 설교 말씀도 듣고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한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복음이 들어가는 모습이다. 우리 교회 와서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하나님 말씀대로 남편을 섬기고 기도하자 남편과 사이도 애틋해졌다.


물리치료사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일을 쉬고 있다. 시댁에 다녀오면서 이래저래 바빠 병상에 계신 환자분들에게 연락을 못 드렸다. 평소 성경 말씀이나 은혜로운 영상을 보내 드리곤 했는데, 요즘은 왜 연락을 주지 않느냐며 서운해하신다. 직접 만날 수 없으니 전화로 전도하려고 한다. 나를 기억하시고 연락을 주셔서 더 기도할 동력을 얻는다.


코로나19 탓에 신앙이 움츠러들고 전염병을 마냥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가족 구원을 위해 천국 갈 때까지 더욱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느낀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복음 전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마다 예수 믿고 회개하시고 영혼의 때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전하려고 한다. 서울 집에 와서 연락드렸더니 북적거리던 집이 조용해져서 허전하시다며 혹시 학교 개학이 또 미뤄지면 오라고 하신다. 손수 만드신 음식도 보내주시고, 보내준 담임목사님 말씀도 잘 듣고 계신단다. 주님이 하신 일이다.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수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7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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