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124] 회개치 않고 불나방처럼 달려든 압살롬①

등록날짜 [ 2016-09-27 13:42:22 ]

압살롬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이었다.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흠이 없었다고 한다.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면 연말에 깎았는데 그 무게가 왕의 저울로 200세겔이나 나갔다(삼하14:25~26).

이스라엘에서 무게를 측정하던 단위는 세겔이다. 세겔은 보통 세겔’ ‘왕실 세겔’ ‘성소 세겔로 구분되었다. 왕실 세겔은 보통 세겔에 5분의 1을 더한 중량이었다. 보통 세겔이 11.4g이므로 왕의 저울로 200세겔은 약 2.3kg이다. 보통 사람 머리카락이 1년 동안 자라는 무게는 평균 약 500g이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머리털은 힘과 미()의 상징이었다.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는 것은 힘이 왕성하다(16:17)는 의미로 통했다. 압살롬은 머리숱이 많고 빨리 자라는 것을 자랑했다. 이 때문에 압살롬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후에 압살롬은 그의 자랑거리인 머리카락이 나뭇가지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다. 세상에서 자랑하는 외모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보여 준다.

압살롬은 이복형 암논이 자신의 친동생 다말을 범하고 다윗 왕에게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던 점에 앙심을 품어 암논을 죽였다. 자신이 왕위 계승 1순위가 되겠다는 야심도 있었다.

압살롬은 자신이 범한 죄를 뉘우치지 않고, 아버지 다윗만 원망했다. 자신이 암논을 징벌했다고 정당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윗은 압살롬이 예루살렘에 돌아온 후에도 2년 넘도록 압살롬을 만나주지 않았다.

압살롬은 요압을 자기 집에 초대했다. 하지만 요압은 현실적인 사람이었기에 근신 중인 압살롬의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압살롬은 요압의 밭에 일부러 불을 질렀다.

요압이 압살롬에게 항의하려고 그의 집을 찾아갔고, 압살롬은 다윗이 용서하지 않은 상황에서 왜 자기를 예루살렘에 불러왔는지 항의했다. 압살롬은 자신에게 용서할 수 없는 죄가 있다면 법에 따라 죽이라고 엄포를 놓았다(삼하14:32).

요압은 다윗에게 보고했고, 결국 다윗은 압살롬을 불렀다. 다윗은 압살롬과 입을 맞추면서 반겼다. 아버지가 범죄한 아들에게 입을 맞추는 행위는 그를 완전히 용서했다는 표시였다(15:20).

다윗이 자기 행위를 조금도 회개하지 않는 압살롬을 일방적으로 용납한 것은 큰 화가 됐다. 백성들은 이를 통해 압살롬이 차기 왕이 될 수 있다는 암시를 받았고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죄를 지적하거나 징계하지 않고 그대로 덮어 두면, 결국 그 죄가 장성해 큰 환난을 일으킨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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