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163] 전쟁 승리 이후가 더 중요하다

등록날짜 [ 2017-08-22 14:53:54 ]

미디안 전쟁 대승한 기드온
탐심 이기지 못하고 금귀고리에 욕심내
탐심이 우상숭배·음행으로 발전
금으로 치장한 ‘에봇’ 섬기고 이방 풍습처럼 많은 아내 둬
결국 비극이 뒤따르고 이스라엘도 다시 우상숭배에 빠져


기드온은 미디안 족속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철저히 제압한 후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셨으니 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당신의 손자가 우리를 다스리소서”(삿8:22). 이스라엘 왕이 되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왕위 세습은 당시 이스라엘 주변 나라들에서 시행하던 정치 체제였다. 이스라엘도 왕정국가가 되어야 주변 나라에 억압받지 않는다고 백성들은 생각했다. 자신들이 하나님을 떠나 이방 신을 섬기고 죄에 빠진 결과였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왕을 택하고 세우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다. 자신들이 편리한 대로 왕을 세우고자 한 이스라엘의 행위는 통치하시는 하나님(삼상8:7)을 믿지 않은 불신앙에서 비롯했다.

기드온은 거절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요인은 하나님의 능력일 뿐이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기드온은 “오직 하나님만이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것”이라고 했다.

기드온은 왕이 되지 않은 대신에 전장에서 탈취한 귀고리를 달라고 요구했다(삿8:24). 금은 필요한 물건과 바꾸어 사용할 수 있어 현금과 같은 기능을 했다. 이동하며 생활하던 미디안 사람들은 ‘금’으로 만든 귀고리를 많이 갖고 있었다. 기드온은 금귀고리에 탐을 냈다.

“기드온의 청한 바 금귀고리 중수가 금 일천 칠백 세겔이요 그 외에 또 새 달 형상의 장식과 패물과 미디안 왕들의 입었던 자색 의복과 그 약대 목에 둘렀던 사슬이 있더라”(삿8:26).

탐심의 결과는 하나님 말씀을 어기는 불순종으로 나타났다. 기드온은 금으로 제사장 복장인 ‘에봇’을 만들어 자기 집에 두었다. 하나님을 버리고 율법을 무시한 행위였다. 금 에봇에 마음이 미혹되어 물질을 최고로 섬기고 하나님은 버렸다.

“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 몸에서 낳은 아들이 칠십 인이었고”(삿8:30). 고대 이방 사회에서 왕이나 귀족은 부인을 많이 두었다. 기드온에게 아내가 많았다는 것은 하나님 명령에는 무관심했고 이방인처럼 생활했다는 의미다.

그렇게 하나님을 떠나 생활하다 기드온은 마침내 죽었다. 하나님께 쓰임 받았던 영적 축복은 그의 욕심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 그 후 기드온의 아들 70인도 비참하게 살해되는 비극이 뒤따랐다(삿9:5). 이스라엘 백성도 우상숭배에 빠지게 된다(삿8:33).

위급하고 필요할 때는 하나님을 이용하고, 평안할 때는 하나님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배은망덕한 이스라엘 역사는 오늘날 우리의 삶과 닮은꼴은 아닐까.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4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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