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용어 알파와 오메가·111]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

등록날짜 [ 2022-06-09 06:13:17 ]

살면서 가장 감동받았다는 콘텐츠에 요즘 말로 ‘인생 글’, ‘인생 영화’ 같은 수식어를 붙인다. 그러나 이른바 ‘인생 콘텐츠’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더 나아가 삶이 위태로울 때 그 ‘인생 무엇무엇’이라는 것이 힘이 되어 주는지도 회의적이다. 하기야 교회에서조차 지난주 설교 말씀을 말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될 텐데 무엇을 더 바라리요.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요14:26). 주님은 부활 승천하시면서 성령을 받기 위해 기도하라 명하셨고 성령을 보내 주신다고 약속하셨으며 성령이 임하실 때 가장 대표적 축복으로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게 하시리라” 하셨다. 원어‘ὑπομιμνῄσκω(히포밈네스코)’는 “기억에 떠오르게 하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성령을 모신 사람들에게서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과서는 그렇게 안 외워져도 스쳐 지나간 성경 말씀이 필요한 순간 떠오른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도 지혜를 구하면 다른 성경 말씀들과 연결되며 풀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성령께서 ‘모든 것을 가르치신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결국 모든 성경이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임을 깨닫는 지혜가 생기고,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믿음도 생긴다.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딤후3:15~16). ‘하나님의 감동’을 뜻하는 ‘θεόπνευστος’는 ‘θεό(테오, 하나님)’와 ‘πνευστος(프네우스토스, 영의)’가 결합된 것으로 원어대로 직역하면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영으로 기록된 것”이라는 말이다.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시는 성령(고전2:10)은 성경의 실제 저자이시며,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계시하시는 분(고전2:9)이시다. 쉬운 예화, 감동적인 사연, 신비한 경험, 자랑스러운 무용담 등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남는 것은 사람의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며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는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 예리한 하나님의 살았고 운동력 있는 말씀(히4:12)뿐이다.


이단과 적그리스도도 성령을 표방하고 예언한다고 속이지만 성경의 저자인 성령께서 성경을 뛰어넘는 예언을 할 리 없으며, 거짓된 영들은 절대 성경대로 예언하지 못하기에 성경을 아는 성령의 사람은 너무나 간단히 분별할 수 있다. 우리가 끝까지 견뎌야 할 영적 전쟁에서 무기를 꺼내 들고 하나님을 대적하다가 높아진 생각을 무너뜨리는 능력도 오직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엡6:17)뿐이다. 안타까운 것은 말세가 될수록 성경을 날마다 상고(행17:11)하는 이는 희귀종이 되어 가고, 사람들은 유튜브 등에서 가려운 귀를 해소하려 든다. 은혜가 되는 내용도 있겠지만 금방 잊힐 것이다. 성령께서 제자들로 하여금 성경을 집필할 때 각자 체험한 엄청난 경험들을 쓰지 않게 하심은 그리스도의 말씀만이 생각나 자녀들을 바꿀 것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52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