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과학·203] 노아 홍수가 만든 기념비, 그랜드캐니언 ②

등록날짜 [ 2022-09-28 13:48:21 ]


바닷물이 대륙 전체 휩쓴 대홍수일 때

1000m 이상 두꺼운 지층의 침식 가능

해일처럼 대륙 전체 휩쓴 대홍수일 때

대규모 침식 생기고 평탄한 표면 조성


그랜드캐니언 자체를 만든 침식 작용도 엄청나게 큰 규모지만, 그랜드캐니언 지역에서 일어난 침식은 그것만이 아니다. 현재 그랜드캐니언에서 관찰할 수 있는 지층 위로 1000m 이상 두꺼운 지층들이 쌓여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대부분 침식되어 사라졌다.


이와 같은 대규모 침식이 일어난 콜로라도 고원(면적 50만㎢)은 로키산맥과 주위 고지대로 둘러싸인 곳인데, 대한민국 면적의 5배 이상인 광활한 땅이다. 이곳에서 침식돼 없어진 물질의 양(부피 40만㎦)은 그랜드캐니언의 계곡이 형성될 때 침식된 양의 100배나 된다.


콜로라도 고원에는 대규모 침식을 견디고 남은 일부 지층들이 계단, 기둥 또는 윗면이 편평한 탁자 모양으로 남아 있어서, 과거에 넓게 쌓였던 지층들의 존재를 말해 주고 있다. 그랜드캐니언은 대륙에서 대규모로 침식된 지형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넓은 지역에서 그 많은 양의 물질은 무엇의 힘으로 침식되었을까? 과연 오랜 세월 동안 빗물과 하천이 흐르면, 그렇게 거대하고 평탄한 지형을 만들며 침식할 수 있을까? 빗물, 하천은 물론이고 바람이나 빙하, 그 어느 것으로도 그렇게 큰 규모의 침식을 평탄하게 일으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바닷물이 넘쳐서 대륙을 뒤덮는 홍수가 일어나 퇴적물이 쌓인 후, 다시 바다로 후퇴하는 과정에서 침식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넘치는 홍수가 아니라, 해일처럼 대륙 전체를 휩쓸고 지나가는 대홍수일 때만 그 정도 규모로 침식을 일으키고 평탄한 표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캐니언은 홍수의 물이 다시 바다로 돌아갈 때,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이 많이 모여 흘러가는 곳에서 집중적으로 침식되어 이루어진 계곡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설명> 그랜드캐니언 부근에 있는 시더산(Cedar Mountain). 그랜드캐니언을 비롯한 콜로라도 고원 일대에 두껍게 쌓여 있었던 지층들이 평탄하게 침식당하고 일부 지층만 남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홍수 증거를 발견할 ‘홍수 지질학’

짧은 시간에 매우 큰 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돼 발생하는 대규모 지질학 현상을 ‘격변(catastrophe)’이라고 한다. 이 같은 격변은 자주 일어나지 않고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게 일어난다. 노아 홍수는 창세 이후로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일어난 가장 큰 격변이라 할 수 있다.


노아 홍수 같은 격변적 대홍수가 지구 전체에서 일어나면, 그 흔적이 세계 곳곳에 남을 수밖에 없다. 그 증거가 많이 보존돼 있는데도 왜 대부분의 지질학자가 노아 홍수를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을까? 중요한 이유는 격변 증거를 발견하는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대홍수는 천천히 흐르는 하천이나 하천이 범람해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홍수와는 매우 다른 침식과 퇴적 작용을 일으킨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퇴적층, 침식 지형도 매우 다르다. 그래서 홍수 지질학을 공부해야 한다. 홍수 지질학 지식이 없으면, 대홍수의 증거를 보고도 지나치거나, 발견한다고 할지라도 작은 규모의 사건이 오랜 세월 진행한 결과라고 왜곡해서 해석한다. 다시 말해 많은 양의 물이 짧은 시간에 만든 결과를 적은 양의 물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든 것으로 바꾸어 해석한다.


과학계에서 인정하는 가장 큰 홍수는 ‘미줄라(Miss-oula) 홍수’이다. 이는 과거 빙하기에 북쪽에서 내려온 빙하가 현재 미국 몬태나주를 흐르던 강물을 막아 거대한 호수가 형성됐고, 그 빙하 댐이 붕괴해 호숫물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를 휩쓸고 지나간 대홍수이다. 이 지역에 엄청난 양의 용암이 흘러나와 굳어진 현무암층이 두껍게 쌓여 있는데, 미줄라 홍수로 그 현무암층 위에 거미줄처럼 여러 갈래로 깊은 계곡이 만들어졌다. 미줄라 홍수로 생겼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는 여러 곳에 널려 있지만, 그것을 볼 안목을 지닌 사람은 브레츠(Bretz) 박사 한 사람뿐이었다.


브레츠 박사가 1923년 미줄라 홍수설을 처음 발표했을 당시, 다른 지질학자들은 그런 홍수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고 조롱하면서 콜롬비아 강물에 오랜 세월 침식당해 이루어진 계곡이라고 무시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30여 년간 끈질기게 증거를 수집하고 연구한 끝에, 마침내 학계에서 인정받게 됐다.  <계속>



/박창성 목사

세계창조선교회장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과 전공


위 글은 교회신문 <767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