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과학·219] 야곱은 축복의 사람일까, 모사꾼일까

등록날짜 [ 2023-02-28 19:02:14 ]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야곱에게 주시고 이스라엘로 개명하셔

장자권 매입과 장자의 축복 가로챈 것은

“큰 자가 어린 자 섬기리라” 예언의 성취



야곱이 어떤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가?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의 명분을 가로챈 약삭빠른 사람? 아버지와 쌍둥이 형을 속인 사기꾼? 보복을 두려워해 멀리 피신한 도망자? 삼촌에게 속은 어리석은 사람? 형 에서를 다시 만날 때 겁먹고 아부하던 아첨꾼? 이런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어 이겨 ‘이스라엘’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이 야곱을 어떤 사람으로 평가하는지 살펴보자.


성경 속 야곱에게 일어난 사건에서 야곱의 나이를 유추해 보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성경 구절을 들어 주요 사건 당시 야곱의 나이를 가늠해 보았다.


①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은 30세에 애굽 총리에 올랐다(창41:46). 이후 애굽에는 7년의 풍년 후에 7년의 흉년이 들었다(창41:29~30). 총 14년 중 풍년 7년이 지나고, 흉년이 2년 동안 있던 시기에 요셉은 39세였다. 앞으로 5년 흉년이 더 남아 있는 때이다. 이 당시 야곱 일가가 애굽으로 내려와 바로 앞에 선다.


②창세기 29장 18~30절을 보면 야곱이 요셉을 낳은 해는 91세이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 밧단아람으로 온 지 14년이 되는 해였다. 야곱은 라헬을 위해 외삼촌 라반에게 7년을 봉사하고 이후 삼촌에게 속아 7년을 더 봉사한다.


③창세기 30장 24~25절을 보면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 야곱이 라반에게 내 고향, 나의 땅으로 가게 해 달라고 말한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은 야곱이 아버지 이삭에게 장자의 축복을 받고 도망갈 때 나이는 91세에서 14년을 뺀 77세였고, 이때 아버지 이삭의 나이는 137세였다. 이삭이 60세에 에서와 야곱 쌍둥이를 낳았기 때문이다(창25:26). 성경은 이삭이 180세에 죽었다고 기록한다(창35:28~29). 즉 이삭은 야곱을 축복한 후 43년을 더 살았다.


④야곱이 형 에서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샀을 때도 에서는 들짐승을 사냥하러 다닐 정도로 장성했다(창25:27~34). 에서는 그 정도로 장성한 나이였는데도 장자권을 가볍게 여겼고, 야곱은 장자권을 귀하게 여겼다. 야곱이 형 에서를 다시 만나게 된 때는 집을 떠난 지 20년 후이다. “내가 이 이십년에 외삼촌과 함께하였거니와”(창31:38). 이때 야곱은 97세였다.


야곱에 대한 성경과 하나님의 평가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었으므로 장막에 거주하니”(창25:27). 여기에서 ‘조용한’이라는 평가를 살펴보자. ‘조용한’은 히브리어로 ‘탐’인데 이는 ‘완벽한, 완전한, 건전한’ 등의 의미이다. 욥기에서 욥을 평가할 때나 창세기 6장에서 노아를 평가할 때 사용한 단어와 동일하다. 즉 야곱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고 완전한’ 사람이었다.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도망하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책망이 아니라 복을 주시는데, 아브라함에게 하신 축복 그대로,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과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창28:14)”라는 메시아에 대한 예언 그리고 항상 함께하시겠다는 복을 주신다(창28:13~15). 야곱이 밧단아람에 20년간 있을 때도 아들들과 소유를 풍족하게 채워 주신 복을 주셨고, 때가 이르매 되돌아가라고 일러 주셨다. 야곱이 돌아오는 길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천사를 보내어)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게 하셨고, 야곱은 “하나님과 대면하여 보았다”(브니엘)라고 했다. 성경에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겨룸에서 이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이란 사전적 의미 가운데는 “그가 하나님으로서 다스리실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야곱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고 하나님 말씀을 지킨 사람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야곱에게 주셨고, 그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바꿔 주셨다. 이것이 야곱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와 그 결과이다. 따라서 이런 맥락에서 야곱을 평가해야 한다. 장자권 매입과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 것은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25:23) 하신 예언의 성취이다. 밧단아람에서 야곱에게 주신 복을 고려해 보면, 외삼촌 라반이 여러 차례 속인 것은 야곱에게 내린 징벌이라기보다 야곱의 온유한 성품을 나타내려는 뜻으로 보인다. 형 에서와 재회할 때 97세 야곱의 절박한 상황과 그 심중을 통하여 야곱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온전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 준 사람임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야곱, 그는 이스라엘이다.                



/김홍석 박사(구약학)

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7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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