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안과 밖 이야기]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는 뜻

등록날짜 [ 2016-03-28 14:58:00 ]

처음에는 비꼬는 말이었으나 후에 정식 명칭으로 쓰여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11:26).

본래 유대인은 예수 제자들을 나사렛당이라고 불렀다. 이는 예수의 추종자들이라는 뜻으로 예수가 나사렛 출신이었기에 붙인 이름이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안디옥 출신이었다. 이방인 개종자 누가가 태어난 지역인 안디옥에서부터 예수 제자들을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렀다.

예수 제자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리스도인, ‘크리스티아노스크리스토스(그리스도)’에 구어체 이아노스(라틴어 접미어 이아누스에서 빌려온 헬라어)’를 붙여 만든 용어다. 이 접미어는 원래 누군가에 속해 있는 노예를 일컫거나 그에 속한 가족을 뜻한다.

헬라파 제자들은 예수를 기름부음 받은 자혹은 메시아라고 말할 때, ‘그리스도라는 말을 사용했다. 헬라어로 메시아에 해당하는 단어가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또 헬라파 제자들은 예수를 일컬어 , 주인이라는 뜻의 큐리오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썼다. 바울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말을 즐겨 쓰곤 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그리스도를 구주로 삼는 자들이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그런데 사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이들이 제자들을 핍박하는 용어였다. 따라서 예수 믿는 자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었다.

안디옥 사람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보며 비아냥댔고, ‘그리스도인이라고 일컬으며 비꼬았다. 헬라인이 이방인을 일컬어 바바로이, 야만인이라고 말했듯, 유대인이 사마리아인을 처럼 여겼듯 안디옥 사람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무리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사도행전 2628절에도 아그립바 2세가 바울을 비꼬는 말이 나온다.

아그립바가 바울더러 이르되 네가 적은 말로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26:28).

신약에는 크리스티아노스라는 말이 세 번 등장하는데 사도행전에서 두 번, 베드로전서 416절에서 한 번 나온다. 베드로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말로 핍박하지만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도리어 그 이름 안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한다. 그렇다고 베드로가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정당화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결코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었다. 타인들이 제자를 핍박하려고 사용한 말이었다.

초기 제자들은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살았다. 아무도 그때는 그렇게 좋은 말로 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맹목적으로 예수를 따르는 도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만난 그리스도를 전하는 자들이었다.

사도들의 시대가 지나가고 세대는 바뀌고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은 처음과 달리 세월이 지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께 충성하는 자들이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110년경에는 예수를 믿는 자들을 부르는 정식 명칭으로 폭넓게 쓰였다. ‘그리스도라는 명칭을 자기 동일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서부터 기독교가 탄생했고 오늘도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은즉 부끄러워 말고 도리어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벧전4:16).

위 글은 교회신문 <47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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