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 <12·中>] 유다, 공동체를 지키다

등록날짜 [ 2025-04-16 16:05:35 ]

<사진설명>이집트 룩소르의 나일강 유역에 자리 잡은 농경지 모습. 성경 속 애굽(이집트)은 나일강 덕분에 물이 풍부하고 나일강 유역도 비옥해 이스라엘 사람들과 주변 지역에서 거주하던 이들은 기근이 닥치면 애굽에 가서 양식을 얻곤 했다.


형들에게 극도로 미움 받았던 요셉

유다가 목숨 살리려 팔자고 제안해

훗날 베냐민 대신 인질 자처할 만큼

공동체 유지하고자 마음 다한 유다


이스르엘 계곡(Jezreel valley)이 지나가는 길목인 도단(Dothan)은 요셉이 형들에게 미움을 사 이스마엘 상인들에게 팔려간 장소이다. 

이곳에서 요셉은 형제들에게 죽을 위기에 처했고, 유다는 요셉을 구하려고 형제들을 설득해 이스마엘 상인에게 팔도록 했다. 이후 요셉은 애굽으로 끌려갔으나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결국 총리가 되었고, 가나안 땅에서 기근을 맞은 유다는 낯선 땅 애굽으로 형제들을 이끌고 곡식을 요청하려고 왔다. 


▶윤석전 목사: 요셉은 이스마엘 상인에게 팔려서 적지인 애굽으로 끌려갑니다. 애굽에는 악한 바로 왕도 있었습니다. 애굽이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교회에 출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애굽이라는 나라 이름이 낯설 것입니다. 애굽은 오늘날 이집트이며, 성경에서는 예전부터 이집트를 애굽이라고 불렀습니다.

성경을 보면 애굽에 대한 이름이 두 가지 등장합니다. 상부 애굽은 ‘바드로스(Pathros)’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고, 하부 애굽은 ‘미스라임(미츠라임)’이라고 나옵니다. 한 예로 총리인 요셉이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왔을 때 사람들이 우는 것을 보고 ‘아벨미스라임(Abelmisrim)’이라고 했습니다(창50:11). ‘애굽 사람들의 큰 통곡’이라는 뜻입니다.

이집트는 특별한 나라입니다. 우선 지리적으로 보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인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 서쪽에 있습니다. 저는 이집트에 ‘대형 오아시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이지만, 나일강 변에는 푸른 수목이 늘어서 있고 이집트 북쪽에 있는 나일강 삼각주 또한 아주 비옥한 토양인 만큼 이집트는 대형 오아시스라고 불릴 만합니다.

이집트는 재미난 점도 많습니다. 보통 상부 이집트를 지도 북쪽에서 찾으려고 하지만, 상부 이집트는 이집트 남부를 뜻합니다. 왜냐하면 나일강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특별한 장소가 바로 시나이반도(Sinai Peninsula)입니다. 이집트는 사방이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사막 덕분에 오랫동안 외침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는 성경의 역사와 구분할 수 없어서 “이집트를 알아야 이스라엘을 알 수 있다”라고 자주 말씀드립니다. 저 역시 오래 전에 이집트의 성지만 모아서 책을 만든 적도 있을 만큼 이집트는 성경과 이스라엘 역사에서 무척 중요한 곳입니다.


▶윤석전 목사: 이집트에 가 보면 고대 문명 유적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신비로운 점이 무척 많습니다. 이집트가 얼마나 강대국이었으며 고대 문명을 발전시킨 대단한 나라였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같은 강대국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잘 보호했다가 430년이 지난 후 왕성해진 이스라엘을 끌어냅니다. 이집트가 얼마나 강대국이었기에 이스라엘의 장정만 60만 명을 품고 있었을까요. 노인과 여자 그리고 어린아이까지 헤아리면 200만 명이 넘었을 것입니다. 이를 볼 때 이집트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가지고 예수님의 사역을 이룰 사람이 태어나기까지 그 선대를 보호할 만한 능력 있는 나라라고 보입니다. 

요셉이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린 후 애굽에서 갖은 고생을 했을 것인데, 요셉을 판 후 유다는 어떤 생활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창세기 38장은 유다에 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다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없으나, 성경 속 내용을 분석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38장 1절에서 유다가 형제를 떠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형제들과 모여 살던 유다가 분가했다고 볼 수 있고, 형제들을 떠나서 당시 주변에 있던 이방인 사이에서 살았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어진 1절은 “아둘람 사람 히라와 가까이 지냈다”라고 알려 줍니다. 유다는 자기 형제들이 아닌 이방 사람 히라와 가까이 지내며 교제를 나눴고, 결국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과 결혼합니다. 그리고 세 아들인 엘과 오난 그리고 셀라를 낳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유다는 큰아들 엘을 위해 가나안 여자 다말을 며느리로 들였습니다. 예수님 족보에 들어간 첫 번째 여자가 바로 다말입니다. 창세기 38장은 유다가 요셉을 판 후 가나안 사람 속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섞여 살며 아내를 얻고 며느리도 얻었다고 알려 줍니다.

이방인과 섞여 산다고 하는 것은 야곱 이후에 정통 혈통을 우선하지 않고 이방인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말해 주는 듯합니다. 요셉도 애굽에 가서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낫과 결혼하게 됩니다. 야곱 이후 이방인과 결혼하는 것이 어느 정도 허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며, 유다가 조금은 과감하고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야곱의 아들들이 식량을 구하러 애굽까지 오가다가 요셉을 만났고, 요셉을 만난 것을 계기 삼아 야곱의 가족이 애굽으로 이주한다. 야곱 일가가 애굽으로 이주한 목적은 훗날 유다로 이어지는 메시아 계보를 이어 가기 위함이었다.


▶윤석전 목사: 유다의 생애를 보면, 악의적이지 않고 어떻든 간에 하나님 편에 협력하곤 합니다. 형제들과 떨어져서 살았다고 하는 것도 구별되어서 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창세기 42~44장을 보면, 여러 우여곡절 끝에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됩니다. 총리가 된 후 드디어 형들이 기근을 맞아 양식을 가지러 애굽으로 옵니다. 애굽이 풍요롭고 창고에 많은 양식이 쌓여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온 것입니다. 그때 형들은 요셉 앞에 서지만 동생인 줄 전혀 모르고 요셉만 형제들을 알아봅니다.

이어 자신의 은잔을 막냇동생 베냐민의 자루에 넣어 둡니다. 그리고 “너 왜 내 잔을 훔쳐서 자루에 넣었느냐”라고 노하며 “너는 여기에 종으로 남으라”라고 명령합니다. 그때 유다가 나서서 “내가 베냐민 대신 종으로 남겠다”라고 아주 강하게 간청합니다. 이 사건에서 나타난 유다의 성품을 알려 주세요.


▶권혁승 교수: 유다의 성숙함을 볼 수 있습니다. 동생 대신 자신이 인질로 잡혀 있겠다고 한 것에서 아버지 야곱에 대한, 그 야곱이 가장 아끼는 막냇동생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성숙함을 볼 수 있습니다. 유다가 그만큼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물이었기에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는 하나님의 복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사실 애굽에 베냐민을 놓고 오면 아버지 야곱이 “너희 형제들에게 보낸 요셉도 없어지더니 베냐민은 또 어디 갔느냐?”라고 물을 것이 당연합니다. 이때 형들보다 자기의 책임을 더 크게 느낀, 가장과 같은 유다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볼 수 있습니다. 유다가 예수님의 족보에 오른 것도 그만큼 열두 형제 중에서 가장 리더십이 있고, 또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에게서 장자의 복을 받을 만한 그릇이었다고 보게 됩니다. 유다의 책임감 있는 삶도 예수님이 오시는 대로에 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생각해 봅니다. <계속>



<사진설명>고센 지역의 목축업 모습. 오늘날 ‘나일강 삼각주’라고 불리는 곳이 야곱의 가족이 정착해서 출애굽 때까지 거주한 고센 지역이며, 고센은 자원이 풍부해 한 가족이 들어가서 한 민족이 되어서 나오게 된다.



위 글은 교회신문 <89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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