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색칠하기 시작하신 하나님

등록날짜 [ 2025-05-14 11:43:35 ]

뻣뻣한 나뭇가지에 물 뿌리시더니, 나무 놀라 용틀임하듯 빈손 흔들듯 흔들더니, 이삼 일 간격으로 비 부어 지면까지 깨우더니, 나뭇가지에 움이 트나 몽골몽골 무언가가 솟는다. 나무 손 좌우로 흔드는가 보았더니 정말 예쁜 연두, 연한 연초록 색깔로 물들였다.


가지 사이사이 깨어나지 못한 듯 움츠린 가지까지 어우러진 색깔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색칠 감각이다. 낮은 나무 질세라 연한 분홍 색깔 띠며 색칠해 가고 있다.


바람도 나무 예뻐 흔들어 보나 보다. 이 나무도 흔들어 보고 저 나무도 흔들어 보고. 긴긴밤 잠들었던 나무들은 자기 때를 기다린 터. 마음껏 옷 갈아입어 보렴. 가냘픈 것 같지만 억세게 입어 보렴. 누런 것 같지만 파랗게 입어 보렴. 노란 것 같지만 빨갛게도 입어 보렴. 너의 세상 마음껏 펼쳐 보렴. 


조금 있으면 꽃 내음도 널 찾을 것이고, 또 조금 있으면 예쁜 새도 널 찾을 것이고, 조금 있으면 너 푸르름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야. 또 사람도 널 좋아한단다. 마음껏 마음껏 너의 때를 푸르게 푸르게 펴 다오.


하나님, 봄 내음을 느끼며 내 영혼의 때가 생각나요. 마음속에 마음껏 마음껏 천국을 그려 봅니다. 아멘.



/이윤식 기자(14교구)

위 글은 교회신문 <8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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