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342] 믿음의 지혜로 구원을 얻은 ‘라합’

등록날짜 [ 2025-05-28 11:47:33 ]

여호수아가 보낸 두 정탐꾼이 여리고에 잠입했을 때 신분이 발각되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여리고 왕이 보낸 수색대가 추적했지만, 기생 라합은 용기 있게 이들을 자신의 집 지붕에 숨겨 주었다.


수색대가 돌아간 후 라합은 정탐꾼들을 찾아가 놀라운 고백을 털어놓았다.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수2:9). 라합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행하신 역사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애굽에서 홍해를 가르신 기적부터 아모리 왕들을 전멸시킨 승리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하나님의 능력을 깨닫고 있었다.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수2:11). 이방 여인이 소문만으로도 하나님의 절대적 유일성을 깨달은 것이다.


라합은 간절히 요청했다. “내가 너희를 선대하였은즉 너희도 내 아버지의 집을 선대하도록 여호와로 내게 맹세하고 증표를 내라.” 그러자 두 정탐꾼이 조건을 제시했다. “네가 우리 일을 누설하지 않으면 우리 생명으로 너희를 대신하겠다. 우리가 이 땅에 들어올 때 이 붉은 줄을 창에 매고 네 가족을 모두 이 집에 모아두어라.” 라합은 그 말대로 행하겠다고 대답했다.


정탐꾼들은 라합의 지혜로운 조언을 따라 무사히 본진으로 돌아갔다. 여호수아 앞에서 그들이 전한 보고는 라합이 고백한 믿음의 내용과 일치했다.


이후 이스라엘 군대가 여리고를 공격할 때 성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진멸되었지만, 라합과 그 가족만은 온전히 보호받았다. 성경은 그 이유를 분명히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여호수아가 여리고를 탐지하려고 보낸 사자를 숨겼기 때문이었더라”(수6:25).


라합은 훗날 유다 지파의 살몬과 결혼하여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거하였다. 그녀의 아들인 보아스는 룻과 결혼하여 오벳을 낳았고, 오벳의 아들 이새, 이새의 아들 다윗으로 이어지는 왕가의 조상이 되었다. 라합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창문에 매달린 붉은 줄은 하나님의 심판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은혜의 상징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랐던 것처럼, 라합의 붉은 줄은 구원의 표였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한 구원의 표가 주어져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이 우리를 하나님의 최후 심판에서 구원할 유일한 길이다.


라합과 그의 가족이 구원받으려면 붉은 줄을 매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은 반드시 그 집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이 구원의 필수 조건이다. 라합처럼 지혜롭고 용기 있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동참하는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9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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