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알코올 중독에서 해방시킨 ‘주님의 은혜’
아내의 가출 1993년 여름, 술에서 깨어보니 집안에 인기척이 없었다. 아내가 세 살 박이 아들을 데리고 가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술을 끊고 싶었다. 하지만 십년 넘게 신체 구석구석에 인이 박힌 알코올 앞에 나는 아무 힘이 없었다. 열여덟 살 때 고향 광주를 떠나 서울로 왔다. 의류회사에 취직해서 본격적으로 미싱 기술을 익히던 시절,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잠잘 시간을 아껴야 했다. 늦게 잠들어도 아침 일찍 거뜬히 일어날 묘안을 찾다가 시작된 것이 취침 전 음주였다. 그렇게 철없이 시작한 음주습관은 10여년 간 거의 매일 계속됐고, 나는 ‘습관성 알코올중독’이라는 파멸의 늪에 빠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의지와 마성(魔性)의 치열한 전쟁 아내와 아들이 없는 빈집에 혼자 있으려
2004년 0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