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희 판사 칼럼/ 세상을 비추는 작은 불빛
오늘도 주례를 30여 건 섰다. 무슨 주례를 그렇게 많이 섰냐면 다름 아닌 이혼주례라는 것이다. 법률상 용어로 말하면 협의이혼의 의사를 그만큼 확인했다는 얘기다. 그 자리에 오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20대 초반의 젊은 부부에서 시작해서 60대 노부부까지. 서로 원수진 듯한 표정, 눈물이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부부에서부터 전혀 이혼하는 것 같지 않게 웃으면서 들어오는 부부까지 각양각색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마음 같아서는 몇 시간이고 시간을 내서 이혼을 만류하고 싶지만 제한된 시간에 비해 사건이 너무 많아서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겨우 몇 분 정도 간단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이 전부이다. 법정에서는 증인들은 사실대로 말하고 만일 위증을 할 경우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2005년 11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