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의 심정
어릴 적 밥을 먹을 때면 의례히 빠지지 않고 상에 올라오는 것이 조기와 갈치였다. 부모님은 양쪽 가시는 다 제거하고 살만 발라 밥 위에 얹어 주시곤 했다. 남은 양쪽 가시와 내장은 항상 부모님 차지였다. 어쩌다 통닭을 먹는 날에도 우리 4형제는 항상 먼저, 그것도 맛있다는 다리부터 점령해 날개까지 두루 섭렵하고 나면 목이나 잔뼈들은 아버지 차지였다. 아버지는 뼈에 붙은 살이 더 맛있다고 하셨다. 엄마는 고기를 안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소천하시기 얼마 전 쇠고기 몇 점 입에 댄 것이 다였다. 결혼을 해 자식을 둘이나 둔 나는 부모님을 생각한다. 부모님이 내게 그러셨듯이 나 또한 자식들 숟가락 위에 생선살을 발라 올려 준다. 이제 양쪽 가시와 내장은 내 차지가 되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온 남편은 생
2006년 08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