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전도회 2024 결산총회
한 해 영혼 구원에 사용해 주심 감사
등록날짜 [ 2024-11-26 17:53:11 ]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가까이했다. 노래 부르는 것을 꽤나 좋아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10대 시절부터 찬양대 충성을 사모하여 신앙생활을 이어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을 찬양하는 충성 덕분에 내가 이만큼이라도 신앙생활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애절하게 회개, 술 담배 중독에서 빠져나와
내 10대와 20대 시절은 죄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어둠 속에 갇혀 살던 시기였다. 주일에는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며 찬양대 충성을 하지만, 나머지 시간은 술과 담배에 잠식당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동네 친구들과 당구장에서 만난 형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술과 담배가 어느새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삼켜 버렸고, 급기야 20대 중반에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술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시기에도 찬양은 내가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는 영적인 생명 줄처럼 나를 간신히 붙잡아 주고 있었다.
하나님께 찬양하는 것이 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탈출구라는 것을 알았던 것일까. 토요일 밤까지 술을 마셔 술 냄새를 풍기면서도 찬양대에서 찬양하며 ‘주님,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요’라며 내 영혼의 간구를 올려 드렸다. 그런 나의 사정과 간절한 마음을 헤아린 이웃 교회 집사님께서 불쌍히 보셨는지, 몇 달간 애타게 본인의 교회에 와서 말씀을 들어 보도록 전도하셨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집사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사람을 왜 전도하는 거지?’ 그런데도 집사님의 진심이 충분히 전해졌기에, 또 내게 예배드리러 오라고 하시는 어른의 애절한 요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여 그분을 따라 이웃 교회에 갔다.
그런데 그때 내 귀에 들린 설교 말씀은 단 한마디였다. “병준아. 너는 하나님의 자녀야.” 그 말씀이 내게 엄청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주님, 주님은 지극히 거룩한 분이시잖아요. 저는 쓰레기 같은 존재예요. 저 같은 놈은 재활용도 어려울 거예요. 그런 제가 하나님의 자녀라니, 말도 안 돼요.’ 지극히 거룩한 분의 자녀라는 사실을 감당하지 못해 밤새 뜬눈으로 나 자신을 고발하고 있을 때 내 귓전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아! 그런 쓸모없는 나를 살리려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피 흘려 죽어 주셨구나. 그런데도 나는 죄지으며 주님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고 있었구나! 주님, 저 잘못했어요. 이제 정말 인간답게 살게요. 정말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그렇게 애절하게 회개하며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난생처음 만났다. 십수 년간 들어온 복음을 드디어 나의 복음으로 만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할렐루야!
예수님의 피를 동아줄처럼 붙들고 회개하니, 이제껏 내 몸에 찌들어 있던 술과 담배 중독이 떠나갔다. 세상 사람들이 그토록 끊어 내기 어려워 병원에 입원해서도 이기기 어렵다는 술 담배 중독을, 회개의 은혜 덕분에 하루 만에 모두 끊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며 은혜 안에 살아갔다.
나를 포기하지 않는 주께 감사 찬양
그 후 몇 달이 지났을까, 어린 시절부터 출석하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을 만났다. 내가 변화된 모습에 감격스러워하며 격려해 주셨다. “잘됐다. 하나님께 감사하구나. 이제 우리 교회로 돌아와 함께 충성하며 신앙생활 하자.” 담임목사님의 요청을 어떻게 거절하겠는가. 다시 이전 교회에 가서 신앙생활을 이어 갔으나, 그만 3년 만에 이전의 삶으로 돌아갔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주님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지난날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대니 상황은 그 전보다 악화되었다. 다시 회개하여 회복하고 싶었지만 개미지옥에 빠진 힘없는 개미처럼 죄의 늪에 빠져들고 발버둥 칠수록 죄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기만 했다. 답답하고 힘들었다. 그렇게 힘없이 “주님, 잘못했어요”라는 말만 되뇌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런 나를 또 한 번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 당시 거래처 사장님이신 연세중앙교회 유재걸 집사님과 아내 집사님께서 나의 딱한 모습을 알아보시고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들어 있는 테이프를 건네 주셨다.
제목에 ‘영혼의 때를 위하여’라고 적혀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소 신뢰하던 집사님이 주신 것이라 받아 들었다. 그리고 집사님께서는 “우리 교회 총력전도주일에 설교하신 내용을 테이프에 담은 거예요. 설교가 무척 은혜로우니 차로 이동할 때 한 번만 들어 봐요”라고 하셨다. 그때 들은 목사님의 설교 말씀은 갈한 내 영혼에 내리는 성령의 단비 같아 딱 한 번 들었는데도 내 영혼이 살아나는 듯했다. 열 번, 스무 번 계속 반복해 들었다.
이후 ‘이것은 주님의 인도가 분명하다’고 확신하며 내가 영적으로 살려면 당시 노량진에 있던 연세중앙교회에서 목사님의 생명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세기말을 넘어 밀레니엄 시대로 접어든 2000년 새해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세가족으로 신앙생활 하며 살아가고 있다. 참으로 주님의 은혜이다.
연세가족이 되고 얼마 안 있어 찬양대 충성을 시작했으니, 올해가 어려서부터 찬양대로 충성한 지 35년째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찬양의 달란트로 베이스 파트에서 꾸준히 충성하고 있다. 찬양은 내 영혼을 예수님께로 안내해 준 나의 영적인 북극성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 덕분에 피아노 반주만 들어도 그 반주 안에 있는 베이스 파트 음을 꽤나 들을 수 있고, 반주에 있는 음을 정확하게 짚어 내니 베이스처럼 낮은 음도 쉽게 내며 찬양할 수 있다.
비록 나는 찬양과 관련 없는 세일즈와 납품 일을 하고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게 주신 달란트를 자녀에게도 주셔서 큰딸이 음악 공부를 깊이 하고 현재 글로리아선교단에서 찬양 충성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딸이 아비의 삶을 따라 찬양하는 데 쓰임받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십자가’(조성은 곡)이다. 몇 년간 1부예배 때 엔게디찬양대에서 충성했는데, 그 시절 이 찬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십자가’ 찬양을 올려 드릴 때, 젊은 시절 주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뜨겁게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지금도 힘이 들 때면 이 찬양을 부르는데, “걸음걸음마다/ 흘리신 사랑은/ 우리를 구원하시려/ 담당한 고통이라”라고 찬양하면 내 안에서 주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가 샘솟는다.
나를 찬양의 도구로 써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이 감사가 마음속에 항상 우러나게 하시니 오랜 세월 찬양으로 충성하면서도 입가에 은혜로운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이 모든 일을 행하신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정리 박채원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87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