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이해 /고영대 기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이루는 만남은 아내와의 만남이다. 세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두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나에게 결혼을 전제로 한 한 여인과의 만남은 기쁨과 걱정을 동반한 것이었다. 둘이 있으면 행복했고 모든 걱정을 다 잊을 수 있었지만 집에 돌아오면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힘들기는 아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깊은 걱정과 번민으로 숱한 밤 잠 못 이뤘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결국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결혼하였다. 그런데 힘든 결정을 내려준 아내를 위해서라면 주일날 교회에 따라가 줄 수는 있었지만 도무지 설교 말씀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나로서는 기독교를 종교(宗敎) 이상으로 생각 할 수 없었다. 당시 나는 아내에게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
2004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