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16·中>] 믿음의 여인 룻

등록날짜 [ 2025-07-17 11:53:15 ]

모압 땅에 살던 이방 여인 룻은

“어머니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

믿음의 고백하며 시어머니 섬겨

하나님께서 특별한 믿음 보시고

예수님의 족보에도 오르게 하셔


▶윤석전 목사: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인 룻이 실망과 좌절을 안은 채 모압 땅에서 유대 땅 베들레헴(Bethlehem)으로 돌아옵니다. 베들레헴이 어떤 지역이었는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성경 시대 베들레헴은 인구가 적은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예루살렘(Jeru salem)에서 남쪽으로 10㎞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옆 동네였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제일 중요한 ‘족장들의 길(Patriarchs’ Road)’이 영토 남북을 길게 잇고 있는데, 이 족장들의 길이 베들레헴을 지나갑니다. 그래서 야곱은 ‘베들레헴 길’에 아내인 라헬을 장사지냈습니다(창35:19). 또 베들레헴은 족보에서 중요한 인물인 다윗의 고향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눅2:4).


오늘날 베들레헴에 가 보면 큰 도시를 이루고 있고 사람도 많아 구약시대의 옛 유적을 직접 찾기 어렵습니다. 옛 유적 중 베들레헴에 반가운 우물이 하나 있으니, 바로 다윗이 먹고 싶어 한 ‘다윗의 우물’입니다(삼하23:15~17). 베들레헴은 다윗이 살던 때만 해도 양치기들이 살던 조그만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한편, 성경에는 베들레헴이라는 지명이 두 곳 등장합니다. 하나는 유다 지파의 땅인 베들레헴이고, 성경에 “유대 땅 베들레헴”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구분하기 좋습니다. 또 다른 베들레헴은 갈릴리(Galilee) 서쪽 스불론 지파 땅의 나사렛(Nazareth) 부근에 있습니다.


<사진설명> 베들레헴 전경. 베들레헴은 유다 지파의 땅 중 북쪽에 있고, 10㎞ 떨어진 예루살렘과 높이가 비슷한 산악지대에 있다. 모압 땅에서부터 시어머니 나오미를 끝까지 붙좇은 며느리 룻의 종착지가 바로 유대 땅 베들레헴이었다.




▶윤석전 목사: 다윗의 고향도 베들레헴이고, 룻이 시어머니를 따라서 도착한 종착지도 베들레헴이고,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도 베들레헴입니다.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축복받은 곳이 베들레헴인 듯합니다.


구약성경 룻기에는 룻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룻기 3장에 시어머니 나오미가 룻을 복되게 하는 방법으로 타작마당으로 내려가라고 권하는데(룻3:1~4), 타작마당에 대해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타작마당은 집마다 지역마다 추수한 것을 타작하던 곳이었습니다. 요즘은 추수에 사용하는 기계 덕분에 타작하는 장소를 크게 구애받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손으로 두들겨 낟알을 거둬야 하므로 땅이 평평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마련해야 했습니다.


보통 지름이 7~10m 정도인 원형으로 타작할 곳을 마련합니다. 바닥이 좀 단단해야 하므로 물을 뿌려 임시 흙 포장을 해서 타작하기 제일 좋은 지역을 정해 놓고 해마다 추수가 끝나면 거기에서 타작을 했습니다.


베들레헴의 타작마당도 잘 알려져 있지만, 성경에는 다양한 타작마당이 등장합니다. 솔로몬의 성전이 지어진 ‘아라우나(오르난)의 타작마당’이 잘 알려져 있고(대하3:1), 기드온이 양털 시험으로 하나님 뜻을 확인한 곳도 타작마당이었습니다(삿6:36~40).


또 야곱이 죽은 후 아들 요셉이 이스라엘까지 장례를 치르러 오는데, 요셉이 ‘아닷(Atad) 타작마당’이라는 곳에서 아비를 위하여 일주일간 애곡합니다. 이후 가나안 백성이 아닷 마당의 애통을 보고 그 땅 이름을 ‘아벨미스라임(Abelmisrim)’이라고 불렀습니다(창50:10~11). ‘아벨’은 ‘통곡’이라는 뜻이고 ‘미스라임’은 구약성경의 ‘이집트’라는 뜻이며, 합쳐서 ‘애굽 사람들의 큰 통곡’이라는 뜻입니다. 


야곱은 죽으면서까지 지명 하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하나임(Mahanaim), 브니엘(Penuel), 숙곳(Succoth) 등 성경 속 지명을 제일 많이 만든 사람이 야곱인 듯합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은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곡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눅3:17)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타작마당에 항상 서 있는 마음으로 영적생활의 알곡이 되어야겠습니다.


이후 보아스가 룻을 자기 아내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룻에게 자기 기업을 주고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그 성읍의 장로 10명을 성문에서 증인으로 세웁니다. 보아스는 왜 성문에서 룻을 아내로 삼는다고 공표했을까요?


▶홍순화 교수: 옛 성읍마다 성벽이 빙 둘러 있어서 모든 성읍 사람은 성 밖을 오갈 때 성문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성문 앞은 모든 사람이 지나가는 곳이었습니다.


또 그 당시 성문은 법정 역할을 했습니다. 성문 앞에 앉아서 중요한 회의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신명기 21장을 보면 부모한테 불효한 자식을 성문 앞에서 재판하여 돌로 쳐 죽였습니다(신21:18~21). 다윗도 사건이 생겼을 때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고 성문 앞에 가서 자신의 사정을 전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성문은 공적인 장소였고, 성문에서 한 약정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권위가 서는 장소였습니다. 유대인인 보아스가 이방 여인 룻에게 자기 기업을 줄 때 장로 10명이 증인이 되고, 룻을 자기 기업을 무를 수 있는 자로 만들기 위해 성문이라는 공적인 자리를 택했다고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을 보면 보아스는 룻의 ‘기업 무를 자’로 등장합니다. 구약시대의 기업 무를 자는 힘이 상당히 컸는데, 기업 무를 자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김호경 교수: 기업 무를 자는 당시 유대 공동체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가문의 재산이 다른 사람한테 넘어가지 않도록 돕고, 자기 가문에 속한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 탓에 노예와 같은 처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기업 무를 자를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서로 도와줘야 할 친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고 어려움에 빠졌을 때 공동체가 서로서로 도와줄 책임이 있다는 것이 기업 무를 자라는 말에 들어가 있습니다.


기업 무를 자는 히브리어로 ‘고엘(Go’el)’이라고 합니다. 고엘은 가까운 친척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죄, 노예, 포로, 죽음에 있는 이들을 끄집어내는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룻기를 읽다 보면 룻에게 보아스는 ‘고엘’이며, 보아스가 룻을 구해 주는 모습을 통해 예수님이 죄와 사망과 저주와 지옥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모습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보아스가 모압에서 올라온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돕는 과정에서 기업 무를 자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 구원 사역을 이루실 일을 마태복음의 족보 속 인물들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계속>




<사진설명>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베들레헴에서 살던 나오미의 가족은 기근을 피해 모압 땅으로 가서 룻을 며느리로 맞고, 룻은 시어머니를 끝까지 섬기며 하나님께 믿음을 보여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는 복을 받는다.


<사진설명> 다윗의 우물.‘다윗의 동네’인 베들레헴에 있다. 다윗이 전쟁 중에 이 우물물을 마시기 원하자 부하들이 목숨을 걸고 물을 떠 왔다.



<사진설명> 이스라엘 사마리아에서 발견된 타작마당 유적.


위 글은 교회신문 <90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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