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등록날짜 [ 2004-01-14 16:42:48 ]

“동거에 반대라는 말만 해도 수구꼴통에 반(反)개혁, 반 페미니즘적이라고 친구들에게 찍히는 분위기에요.”

이것은 모 주간지의 동거에 관한 조사 기사에 실린 한 여대생의 답변 내용입니다. 친구들의 비난 이유는 ‘남녀동등 시대에, 여자라서 찍힐까 봐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보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창 뜨는 새로운 종족 중의 하나로 ‘동거 족’ 일명 ‘고양이 족’을 들고 있다더니 빈말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이 생각은 얼마 전 전국 네티즌의 혼전동거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가 찬성 57%, 반대 43%라는 기사를 보며 더욱 확인되었지요.

‘고양이 족’은 지금은 막을 내린 인기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 드라마가 동거 족 증가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비단 이 탓만은 아니겠지만 그 수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현재 80만으로 추산되고, 동거 사이트만도 15개로 급증하고 있으며 그 회원수가 10만이라고 하니 ‘열풍’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습니다.

젊은이들이 동거를 이렇게 선호하는 이유는 ‘쿨’하다는 것입니다. 첫째, 책임 여부를 가지고 궁상떨지 않는다. 둘째, 결혼에 실패 않으려면 일단 살아봐야 한다. 셋째, 당장 경제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그야말로 ‘쿨’하네요. 단지 안타까운 것은 서구에선 이미 실험 단계를 다 거쳐, 인간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판명 난 동거를, 신선하고 선진적인 삶의 한 형태로 우리 젊은이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의 3대 요소를 흔히 친밀감, 열정, 헌신이라고 하지요. ‘페르몬’이라는 성 호르몬이 있는데, 이것은 남녀가 사랑에 빠질 때 분비되는 것으로 일명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 상대방이 그저 예쁘게만 보이도록 만드는 호르몬이죠. 그런데 그 수명이 6개월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친밀감과 열정에 빠져 살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이 성호르몬이 수명을 다할 때 바로 헌신이라는 단계, 즉 성경에서 말하는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사랑으로 들어서야 그 연인들의 관계는 유지됩니다. 하지만 동거에는 이 단계가 없지요. 그 결과를 증명하듯 영국에서의 평균 동거 지속 기간은 2년, 동거 커플 중 결혼에 골인하는 사람은 열 명 중 여섯, 그리고 이들 중 35%가 10년 안에 이혼... 국내 동거 커플들도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희박하고, 이어진다 하더라도 이혼율이 높다고 합니다. 동거 중에 얻은 생활 습관이 그 원인이라고 하지요. 이밖에도 낙태와 사생아의 증가는 동거의 심각한 문제거리들입니다.

이번에는 요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인 건강과 돈에 관련시켜 볼까요? 통계에 따르면 결혼한 남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며 돈도 더 번다고 합니다. 반면 동거커플은 생활 형편과 건강, 정서가 불안정하고 바람도 더 피운다는 것이 최근 영국 사회조사연구소의 발표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시고 제일 먼저 가정을 만드셨습니다(창2:24). 그리고 무엇보다 혼인을 중요시 하셨습니다(히13:4). 또한 부부가 복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녀(아내)는 사랑스러운 암사슴 같고 아름다운 암노루 같으니 너(남편)는 그 품을 항상 족하게 여기며 그 사랑을 항상 연모하라”(잠5:19).

변하기 쉬운 성적, 본능적인 사랑보다 눈물과 땀이 배어 있는 부부의 동반자적 사랑이 행복한 인생의 본질이 되도록 우리를 지어 놓으신 그분의 전략입니다. 그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시려는 그분의 사랑을 이 가을에 동거를 생각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들은 제게 ‘수구꼴통’이라 하며 눈 흘길까요?

위 글은 교회신문 <53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