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고

등록날짜 [ 2004-11-26 18:03:07 ]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동안 친구들과 세상의 유혹에 빠져
잘못이 잘못인지 모르고 살아온 내 모습을 생각하며 몸부림치며 울었다.
내가 잘못할 때마다 예수님이 통곡하신다는 말씀이 내 귀에서 메아리쳤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살던 나는 부모님의 존재를 무가치하게 여겨왔다. 친구들을 더 좋아했고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해서 어머니가 하지 말라는 아르바이트를 핑계로 오토바이를 구입하였다. 오토바이로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도로를 폭주하기도 했다. 시내를 폭주하다 앞에 탄 친구가 죽는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폭주는 그치지 않았다.
고교 3학년 여름에 또 한번의 사고가 났다. 오토바이 사고가 나면 뒤에 탄 사람이 죽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번에도 앞에 탄 친구가 죽었다. 뒤에 타고 있던 나는 몸이 붕 떠올라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의식을 잃었다. 이 사고로 뇌 속에 피가 고이고 한쪽 눈이 실명 위기에 몰리고 팔이 복잡 골절된 상태였다. 의사 선생님은 죽을 거라고 말했지만 이틀 만에 의식을 차렸다. 그 때까지만 해도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보다 ‘재수가 좋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곁에서 어머니는 끊임없이 기도하셨고, 카타콤 병원선교회의 목사님과 사모님도 예수님을 믿으라고 권면하셨다. 억지로 나간 교회였지만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예수님에 대해 들어왔던 탓인지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꼈다. 모두가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여 실명 위기를 넘겼고 뇌도 수술하지 않아도 되었다. 퇴원 후 나의 신앙생활을 늘 불안하게 여기시던 병원 사모님은 흰돌산수양관에서 하계 수련회가 있다면서 등록해주셨고, 나는 마지못해 성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노래를 좋아하던 나는 앞에서 찬양하는 사람들(그로리아 선교단)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다같이 찬양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같이 찬양하는 동안 마음이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더욱이 쩌렁쩌렁 울리는 듯한 윤석전 목사님의 말씀에 귀와 마음이 움직였다. 목사님께서 “부모님을 속상하게 하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 않는 너희들 때문에 부모님들의 속은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며 설교 도중 눈물을 흘리며 우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 우리가 뭔데, 우리 때문에 저리도 속상해 하시며 우실까?
사실 나는 친구들이 너무 좋아서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서슴지 않고 했다. 친구가 담배 피우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이고 호기심도 생겨서 담배도 피웠고, 술도 마셨다. 친구가 하자는 일은 절대 거절하지 못했다. 이렇게 마음이 약한 나인데도 유독 어머니한테는 나쁜 사람이었다. 어머니한테 전화가 걸려오면 받지도 않았고, 받더라도 짜증만 내고 뭐든 싫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어머니는 나 때문에 늘 한숨이셨고 몸도 마음도 늙어만 갔다. 윤석전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고 있자니 그런 나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눈물이 흘렀다. 친구들과 세상의 유혹에 빠져 잘못이 잘못인지 모르고 살아온 내 모습을 생각하며 몸부림치며 울었다. 내가 잘못할 때마다 예수님이 통곡하신다는 말씀이 내 귀에서 메아리쳤다. 주머니 속에 있던 담배를 유해물함에 넣고 나니 마음이 너무 홀가분해졌다. 새사람이 된 것 같기도 했고 예수님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 같았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도 까맣게 염색하였다.
성회를 마치고 돌아오자 어머니가 너무 놀라워하시고 기뻐하셨다. 그 후 나는 어머니 말씀에 순종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시고 어머니가 너무 행복해 하신다. 시간은 지났지만 그전보다 훨씬 젊어지신 어머니의 얼굴을 보게 된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간 나의 학교생활은 쉽지는 않았다. 내가 폭주족이었던 것을 아시는 선생님들이 나의 변화된 모습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주 벌을 서고 반성문을 쓰고 생각지 않은 누명을 쓰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비웃음을 참아내야만 했다. 게다가 폭주족 친구들의 따돌림과 몰매까지도….
어느 날은 온 몸에 멍이 들고 상처가 나서 어머니가 놀라기도 했다. “힘들어서 어떻게 하니?”라고 물으시기에 “이 정도쯤은 괜찮아요. 폭주족 캡짱을 위해서도 목숨을 거는데 예수님을 위해서 목숨 못 걸겠어요? 예수님은 나 같은 것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이 정도도 못 참으면 의리가 아니죠”라고 힘차게 말했다. 기쁘고 감사했다. 아직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지만 나를 통해 일하실 예수님을 기대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직업전문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연세중앙교회 청년회에 소속되어 있다. 나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주신 윤석전 목사님께 지면을 통해 감사를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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