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따면 꼭 가지치기를 해 준다. 지난해 가을, 뚝뚝 부러져 나간 가지를 보면서 걱정했다. 내년에 또 감이 열릴까? 기우였다. 한겨울 비바람과 한여름 땡볕을 거치면서 무럭무럭 자라더니 올가을 또 주렁주렁 열렸다. 낙과는 길짐승 먹잇감이 된다. 서리 맞아야 단맛이 제대로 든다. 그때까지는 가지에 꼭 매달려 있어야 한다.
매년 열매를 내는 감나무를 보며 고대한다. 꿋꿋이 자리지키며 십자가 사랑을 전하면 내 영혼의 때도 저런 튼실한 열매 맺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