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222] 벧엘 서원(誓願) 이행한 야곱

등록날짜 [ 2020-03-28 10:28:00 ]

잠에서 깨어난 야곱은 지난밤 하나님께서 만나 주신 것이 기뻐서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으로만 바라봤다. 이제는 ‘나의 하나님’을 체험했다.


성도라면 누구나 하나님을 만난 첫사랑의 감격을 가슴 깊이 간직한다. 허물 많고 죄인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회개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예수 그리스도가 주신 새 생명에 가슴 아프게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야곱은 돌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부었다(창28:18). 히브리인은 사람이나 물건을 거룩하게 구별할 때 기름을 붓는 관습이 있다. 하나님께서 만나주셨던 일을 기념하고 오래도록 기억하려는 신앙심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창28:19). 벧엘을 직역하면 ‘하나님의 집’이다. 창세기를 기록한 모세나 당시 출애굽 해 광야를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 구절은 큰 감동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야곱은 하나님께 세 가지 서원(誓願)을 한다. 첫째,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섬기겠다. 둘째, 벧엘을 성소(聖所)로 삼겠다. 셋째,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겠다(창 28:21~22).


야곱은 자신의 미래를 이끌어 주실 분은 하나님 한 분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심전력으로 하나님만 의지하겠다고 고백했다. 소원을 들어주면 자신의 하나님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으로 섬길 수 없다는 흥정이 아니었다. 조건에 상관없이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자신의 하나님이 되심을 확신하고 엄숙히 서원했다.


야곱은 훗날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하심을 입어 많은 자녀와 풍부한 재물을 얻어 가나안으로 돌아온다. 야곱이 가나안에 돌아온 즉시 서원을 지킨 것은 아니었다. 육신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한동안 세겜 땅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야곱의 딸 디나를 세겜이 강간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벧엘로 올라가 서원을 지킨다.


하나님께 서원한 자가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는 징벌을 받게 된다. 서원하고 지키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기만하는 행위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는 패역한 죄악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성도들 가운데는 자신이 직면한 어려운 문제 해결이나 소원 성취를 위해 하나님께 서원하고 그것이 이뤄지면 자신이 언제 서원을 했냐는 듯이 무시하거나 자신에게 미칠 손해를 계산하여 서원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야곱이 하나님의 징계를 받고 서원을 지켰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669호> 기사입니다.


정한영 안수집사

신문발행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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