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영은 소동치고 떠나가고

등록날짜 [ 2004-01-07 13:54:06 ]

미신적 행위를 다해보았지만…
“굿해서 조상이 도와야 살지 안 그러면 같이 못 살아!”

결혼한 지 2년째 성격 차이로 남편과 잦은 말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이혼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되자 불안 초조한 마음달랠 길 없어 무작정 무당을 찾아갔다. 냉정해진 남편 마음이 돌아선다면 무엇이든 못하랴 싶어 거액을 주고 여러 번 굿판을 벌였으나 신통한 효험이 없었다. 그러자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역술인, 점쟁이, 철학관 등을 미친 듯 찾아 헤매며 부적, 액막이 등 온갖 미신적 행위를 다 해보았지만 남편의 마음은 돌아서지 않았고, 내게 남은 것은 정신적 허탈감, 배신감, 의심증, 우울증, 온갖 세상 걱정 근심뿐.

대학졸업 후 오랫동안 근무하던 유치원교사직을 그만두고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이사를 했다. 보험회사에 입사했는데 실적이 좋아 곧 팀장으로 승진도 하고 물질적인 안정도 되찾았다. 돌 지난 아들을 선교원에 맡기면서부터 교회 분들과 친분을 맺게 됐는데 그로부터 1년 후, 나도 그곳 교회 교인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왔고 딸아이도 태어났다. 그런데 명색이 교인이라고 하면서도 남편이 사업을 벌이겠다고 하자 또 예전의 버릇대로 점쟁이를 찾아갔다.

“돈 많이 벌겠네! 사업자금 대줘!”

점쟁이의 말 한 마디에 믿음이 생겨 당장 남편의 사업자금을 댔다. 혼수용품점을 차렸는데 그 지역에서는 독점품목이어서 금방 빌딩이라도 살 것처럼 사업이 왕성히 번창했다. 그러나 곧 경쟁업체들이 생겨나자 거액의 적자를 막아야 하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남편은 어떡하든 회생하고자 몸부림쳤고 자연히 술자리에 불려 다니는 횟수도 늘어나 새벽녘에야 집에 들어오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 밤새 술을 마시고 헤어진 선배가 사업실패를 비관해 자살하고, 남편의 20년 술친구가 음주 오토바이사고로 사망한 끔찍한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났다. 남편은 단번에 술을 끊고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며 7일 금식을 작정하고 기도원으로 올라갔다. 교회 다닌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초신자가 어떻게 7일 금식을 할까 걱정하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 나 금식 잘하고 있어. 하나님께서 정말 회개 많이 하게 하셨어. 그 동안 나 때문에 마음고생 많았지. 정말 미안해. 앞으론 잘 할게.”

결혼 8년 만에 처음 듣는 남편의 따스한 위로의 말에 쌓였던 감정들이 봄눈 녹듯 녹아내렸다.

칠흑같은 내 영혼의 어두움은 가고…
남편이 금식을 무사히 끝내고 돌아오자 골칫거리 사업장이 곧 정리됐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남편이 새로운 일거리를 찾지 못하자 조급해진 나는 그만 자리에 드러눕고 말았다. “흰돌산 수양관에 가서 은혜 받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예요”라고 하는 교회분들의 권면에 남편과 단둘이 찾은 수원 흰돌산 수양관. 그곳에서 칠흑같이 캄캄한 내 영의 눈이 떠지는 영적 대변혁이 일어날 줄이야!

윤석전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모습은 놀라다 못해 가히 충격적이었다. 2년 남짓 교회에 다닌다고 다녔지만 천국과 지옥, 내 영혼의 상태, 예수님이 왜 십자가를 지셨나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윤 목사님이 도대체 무엇이 그리 안타까워서 깡마른 몸으로 온 몸을 내던질 듯 저렇게 열정적으로 설교를 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두 손 번쩍 들고 회개하세요!”

추상같이 엄한 목소리에 놀라 나도 얼른 자세를 고쳐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난날 죄인 줄도 모르고 저질렀던 죄악들이 주마등처럼 생생히 머리에 떠올랐고, 내 입에서는 어느새 하늘을 찌를 듯 통회 자복하는 울부짖음이 터져 나왔다.

“항상 내 고집 내 주장 앞세워 남편의 마음에 상처주고 남편을 미워했던 죄를 용서해주세요!” “하나님이 살아 계신 것도 모르고 굿하고, 점치고, 부적 쓰고, 귀신 섬긴 죄를 용서해주세요!”

얼마나 그렇게 울부짖었을까. 얼굴은 온통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됐고 가슴은 수년간 짓누르던 큰 바윗덩이가 빠져나간 듯 시원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내게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수천 명의 성도들이 성령 충만함을 회복하고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그 시간, 그 거룩한 은혜의 열기 앞에 나도 모르게 내 속에서 숨어 역사하던 악한 영이 그 모습을 드러낼 줄이야. 맨 앞자리에서 앉아 있던 내가 벌떡 일어나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높이 든 채 마음껏 춤을 춘 것이었다. 나는 마음속에 넘치는 기쁨을 마음껏 표현한다고 한 행동이지만 누가 봐도 정신 이상자와 같은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춤을 한바탕 추고 나서 자리에 앉은 순간, 이번엔 오른쪽 머리가 서서히 옆으로 기울어지더니 어깨에 닿을 지경이 됐지만 내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강단에서 이런 나를 주시하시던 윤 목사님께서 “악한 영이 떠나가려고 그러는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이번 성회에 와서 최고 복 받은 사람이에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나는 내가 악한 영에 붙들렸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인식했다. 귀신 들린 무당, 점쟁이들과 어울려 굿하고 점치고 온갖 미신적 행동을 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악한 영에 붙들렸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고 영적 분별력이 없던 나는 전혀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수년간을 살아왔던 것이다.

악한 영은 소동치며 떠나가고…
한번 정체를 드러낸 악한 영은 다음날 더욱 여실히 제 정체를 드러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는데 음식이 전혀 삼켜지지 않았다. 누군가 목덜미를 꽉 움켜쥐기라도 하듯 답답했다. 잠시 후, 내 시선이 어느 한 곳에만 집중되는가 싶더니 곧 두 눈이 감겨지고, 머리도 숙여지고, 입마저 꽉 다물어졌으며 온 몸을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여보, 정신 차려!”
남편이 큰 소리로 나를 부르고 흔들었지만 돌같이 굳어진 나를 어쩌지 못했다. 삽시간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예배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나를 수레에 태워서 대성전 맨 뒷자리에 앉혀 놓았다. 성전에 앉아서도 여전히 식당에서와 같은 상태로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는데 자꾸만 예배 도중에 일어나서 찬양하고픈 충동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행동을 개시하려고 슬그머니 일어나는데 멀리 강단에서 내 행동을 주시해서 보고 계시던 윤 목사님께서 벼락 치듯 야단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가만히 있어요!”
나는 “아이쿠!”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이구, 저걸 어째 시간은 없고...”

윤 목사님께서 악한 영에게 사주 받아 그대로 행동하는 나를 보시고 안타까워하시는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들려왔다. 윤석전 목사님! 그 때나 지금이나 하나님 말씀을 전하시기 전에 오랜 시간 무릎 꿇어 기도하시고, 오직 주님의 심정으로 전국에서 몰려드는 수많은 성도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바로 가르치시려고 몸부림치시는 분. 그분의 영혼을 살리려는 간절한 기도가 있었기에 내가 악한 영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도 너무나 부족한 모습뿐이지만 이만큼이라도 온전한 신앙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는 영적 분별력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할 때면 평생 잊지 못할 고마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설교가 끝난 후, 남편의 요청으로 연세중앙교회 부교역자인 이인호 목사님과, 집사님 여럿이 내가 꼼짝 않고 앉아 있던 성전 뒷자리로 오셨다. “자매님, 안심하고 눈을 떠 보세요.” 라는 목사님의 말씀에 몸이 풀어지고, 눈이 떠지고, 입도 벌어졌다. 그 때, 내 두 눈에는 공중에서 시커먼 악한 영들이 각양의 형체를 하고 내 주위를 빙 둘러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무섭고 두렵고 떨려 다시 눈을 감으려니 목사님께서 무서워하지 말라고 하셨다.

“자매님도 속에서 역사하던 악한 영들이 성회 시간시간 전해지는 절대적인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 앞에 벌벌 떨고 떠나가는 증세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성경에도 예수님이 계신 곳에는 악한 영들이 소동치고 떠나갔다고 말씀하시잖아요. 지금 이렇게 악한 영의 정체가 드러났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큰 문제나 사고를 일으키고 결국 자매님을 예수 못 믿게 만들고 말 것입니다. 예수께서 악한 영을 내어 쫓으라고 자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자매님의 모든 죄를 대속해주시려고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을 구주라고 마음으로 시인하고 입술로 고백하십시오. 그러면 불법자 악한 영은 떠나가고 맙니다.

“예수 내 구주, 예수 내 구주......”

나의 신앙고백이 계속 되었고 목사님과 집사님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강력히 기도하시자 악한 영들이 하나씩 쫓겨 가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지고 목사님과 집사님들의 얼굴에서는 점점 땀방울이 굵어졌으나 조금도 쉬지 않고 간절히 기도하시자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던 악한 영마저 떠나가고 드디어 나는 온 몸의 억압과 공포에서 해방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2000년 수원흰돌산 수양관 설날축복성회를 통해서 우리 부부는 참으로 돈 주고 살 수 없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게 역사하는 영적 세계의 실상을 체험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우리 부부는 육신적, 물질적인 복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받는 최고의 복인 줄 알았던 잘못된 생각을 180도로 완전히 바꿨다. 예수님이 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는 사실을 믿으면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복된 삶을 살다가 육신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날 천국에서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사는 것이 인생 최고의 복인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할렐루야! 그 후, 우리 부부는 어떻게 하든 하나님의 기쁘신 뜻대로만 살고자 결단하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매일 저녁 교회에 나가 부르짖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싶고, 전도하고 싶고, 충성하고 싶고, 주의 사자 목사님을 섬기고픈 마음 간절했다.

그렇게 날마다 부르짖어 기도하면 할수록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시려고 독생자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 앞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사가 오열의 눈물로 폭발되었다. 울어도 울어도 울음이 그치지 않자 혹여 라도 다른 성도들의 기도에 방해가 될까 두려워 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기도 했고, 의자 밑에 고개를 넣고 숨죽여 가며 한없이 한없이 울기도 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영적으로 살고자 몸부림치는 나의 심령을 아시는 주님께서 꿈결에 찾아오셔서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는 자비로운 목소리를 들려주셨다.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면 할수록 가족 친지들에게도 정말 예수님이 당신의 죄를 대신 해서 십자가 지셨다고, 천국과 지옥이 정말 있다고, 정말 놀라운 영적 세계가 있다고 속지 말라고 전도하고 싶었다. 그래서 노년에 서울에서 쓸쓸히 홀로 사시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예수 믿게 하려고 몇 년간의 지방 생활을 정리하고 동작구 흑석동 시어머니 댁으로 들어갔다. 차로 5분 거리에 윤석전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노량진 연세중앙교회가 있어서 시어머니와 남편과 나, 아이들 우리 온 식구가 다 함께 교회에 다니게 됐다. 그런데 온 식구가 연세중앙교회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하루는 시어머니가 갑자기 걷지 못하시고 허리가 아프다고 하셔서 병원으로 모셔 X-레이를 찍었더니 척추 뼈가 시커멓게 썩어서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앉은뱅이가 된다고 했다. 현대의학으로는 손도 댈 수 없고 원인 규명도 할 수 없는 악한 영의 역사도 깨끗이 치유해주신 주님께서 눈에 보이는 이깟 질병을 못 고쳐주시랴는 생각에 우리 부부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윤석전 목사님의 부인이신 김종선 사모님께 찾아갔다. 사모님께서 기도해주시자 시어머니께서 귀가 쩌렁쩌렁 하게 “아멘! 아멘!” 하시더니 그 이후로 멀쩡히 걸으셨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한 몸으로 신앙생활 잘 하시고 계신다. 그 후 흰돌산 수양관 성회에 참가하셔서는 성령 충만함을 받고 방언은사도 받으셨다. 아이들은 여름성경학교에서와 유아 유치부 예배 중에 방언은사 받아서 우리 다섯 식구 모두 성령 충만함을 받은 복된 가족이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흰돌산 기도원성회는 내 인생 역전의 드라마가 연출된 곳이다. 세상에서 화려하고 멋지게, 적당히 명예도 가지고 사는 것이 인생 최고의 복인 줄 알았던 내가 참으로 하나님이 살아 계신 분이심을 알게 되었고, 그분이 아들을 십자가에 피 흘려 죽이기까지 날 사랑하시고 죄에서, 저주에서, 악한 영의 손에서, 영원한 지옥의 멸망에서 건져 구원하신 은혜 앞에 범사에 감사하고 기뻐하고 항상 기도하며 살게 되었으니 말이다. 올 여름에도 흰돌산 수양관 하기성회가 두달여간 계속된다. 최고의 축복의 현장, 충성의 현장, 하기성회가 가슴 설레게 기다려진다.

위 글은 교회신문 <5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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