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말고 기도하자! 삶에서 전도하자!”

등록날짜 [ 2026-03-30 17:51:28 ]
이스라엘에 항복해 종이 되었으나
여호와의 제단을 섬기는 복 받아
사흘이었다. 거짓이 버텨 낸 시간이다. 기브온 사람들이 이스라엘 진영에 찾아왔을 때, 곰팡이 핀 빵과 낡은 신발을 들고 먼 나라에서 왔다고 했다. 여호수아와 족장들은 여호와께 묻기를 생략하며 그 말을 믿었고, 여호와의 이름으로 화친 조약을 맺었다. 사흘 뒤 이스라엘이 그 땅 앞에 섰을 때 전부 드러났다. 기브온 사람들은 가나안 한복판에 거주하던 이들이었다.
온 회중이 족장들을 원망했다. 하나님께서 진멸하라고 명하신 족속이었으니 쳐야 마땅했다. 그러나 여호와의 이름으로 맺은 맹세가 칼끝을 막아 세웠다. 속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름에 걸린 약속은 파기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이 묻지 않은 대가가 이것이었다.
여호수아가 물었다. 어찌하여 이스라엘을 속였느냐.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종 모세에게 명하사 이 땅을 다 당신들에게 주고 이 땅 모든 거민을 당신들의 앞에서 멸하라 하신것이 당신의 종에게 분명히 들리므로 당신들을 인하여 우리 생명을 잃을까 심히 두려워하여 이 같이 하였나이다”(수9:24).
홍해가 갈라지고 요단강이 멈추고 여리고 성벽이 무너졌다는 소문이 가나안 전역에 퍼져 있었고, 기브온 사람들은 그것을 흘려듣지 않았다. 다른 족속은 연합군을 꾸려 이스라엘에 맞섰다가 하나같이 스러졌지만 기브온은 달랐다. 맞서 싸우면 죽는다는 것을, 버티면 사라진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가나안의 자유민으로 꼿꼿하게 죽느니, 이스라엘의 발밑에 엎드려 살기 위한 수치를 택한 것이다. 생명의 주관자가 누구인지 알아 버린 자들의 처절하고도 냉정한 항복이었다.
여호수아는 그들을 살려 두었다. 영원한 종이 되어 하나님의 집을 위해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자로 삼았다. 저주의 자리였으나, 그들이 팬 나무는 여호와의 제단을 불태우는 장작이 되었고, 그들이 길어 올린 물은 제물의 피로 물든 제사장의 손을 씻기는 데 쓰였다. 이방의 죄인들이 흘린 땀방울이 이스라엘이 용서받는 현장 속으로 스며들었다. 저주인 듯하던 그 비천한 노동이, 짐승의 피가 타고 씻기는 제단 가장 가까이서 하나님의 긍휼을 목격하게 했다. 다른 가나안 족속이 다 스러지는 동안 기브온 사람들은 여호와의 이름이 거하는 그 집 울타리 안에 살아 있었다.
십자가 앞에 선 죄인이 가진 것도 그것뿐이다. 두려움으로 엎드린 자의 손 위에 보혈이 흘렀고, 그 속죄의 피가 닿은 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셨다. 두려움 하나로 무릎 꿇은 자도, 그 언약 안에서는 살았다. 기브온을 살린 것은 언약이었다. 하나님이 먼저 독생자 예수의 피로 그 길을 여셨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94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