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행복한 여자, 보면서 사랑하는 남자

등록날짜 [ 2004-05-28 14:53:45 ]

“언니, 죄송해요. 저 이혼하기로 했어요.” 며칠 전 이른 아침에 받은 후배의 뜻하지 않은 전화. 저의 소개로 만났던 부부였기에 그 소식은 그날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5년 전 회사를 나와 현재까지 변변한 직업도 없이 약사인 후배에게 생계를 맡겼던 그녀의 남편이 얼마 전부터 여자까지 만난다고요. 그것이 이혼 사유라 했습니다.

“나는 10년 행상하며 남편과 새끼들을 먹여 살렸는데, 고까짓 몇 년을 못 참아서 이혼이냐? 애가 둘씩이나 있는 것이, 참으면 될 것을...” 후배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경솔함을 탓하며 저를 찾아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일년에 14만 5000여건, 하루에 458쌍이 이혼, 주로 여성에 의한 이혼 신청(기독교인들도 포함)’ 설마 했던 모 잡지의 기사가 그 날에야 비로소 실감되었습니다. 또한 이혼으로 생기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 5천3백억원이라는 신문기사도 제 후배 부부가 겪을 고통을 생각해 보면 그리 과장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혼 이유 중 45.3%가 ‘성격 차이’라고 하네요. 신약학의 김호경 박사는 “여성의 급속한 의식 변화에 남성들이 좇아오지 못한다.”로 그것을 진단합니다. 즉, 가정에선 부부 중 누군가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한데, 전통적으로 그것은 주로 여성들의 몫이었죠. 그런데 핵가족이 되며 공주, 왕자로 자라난 요즘 젊은 부부들은 가정을 위해 자기를 내려놓기엔 너무나 이기적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위 세대 남성들이 누려왔던 모성애(포기와 헌신)를 아내에게 여전히 기대한다고 하죠. 하지만 사회 진출과 더불어 개인주의에 익숙해진 현대의 여성들은 남성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성경은 남편을 머리(엡5:23) 아내를 몸에 비유 했습니다(엡5:28). 그래서 남편과 아내는 한 몸이라 했지요(엡5:22). 머리는 몸을 이끌며 그 소리에 즉각 반응합니다. 발가락 한 구석에 작은 가시가 박히더라도 머리는 그 발가락을 얼른 치료 합니다. 이렇듯 남편은 아내를 보호하며 그 소리에 민감해야 한다는 거지요. 실제로 미국 시애틀 애정연구소 연구 결과를 보면 남편이 아내의 의견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부부의 이혼율은 그렇지 않은 부부의 1/4정도로 낮다고 합니다.

반면에 몸은 머리의 신호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머리를 받쳐주고 섬겨야 그 생명이 유지됩니다. 이렇게 부부는 피차 복종할 때(엡5:21) 하나님이 주신 한 몸이 되어 가정 천국을 이루며 살 수 있지요.

“네가 전쟁에 나가려거든 한번 기도하고, 바다를 항해하려면 두 번, 결혼을 하려면 세 번 기도하라.”고 아들에게 일렀던 러시아 어머니들의 조언. 이것은 피차 복종하는 결혼 생활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인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짚어 줍니다.

그런데 신학 공부하는 친구에게 좋은 정보 하나를 얻었지요. 여자는 청각에, 남자는 시각에 민감하도록 창조 되었으니, 그것들에 복종하는 훈련부터 하라고요. 그러면서 남자는 사랑의 언어로 아내의 청각을 만족시킬 것이요, 아내는 어여쁜 자태와 맛깔스럽게 보이는 식탁으로 남편의 눈을 흡족하게 하라고. 글쎄요, 자주 들었을 법한 말인데, 그 속에 부부 행복의 키워드가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드는 것은 왠지 모르겠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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