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예수께서 사랑해 주신 것처럼 기도하고 품어주는 교사 되길
박소연 교사(중등부)

등록날짜 [ 2023-08-23 13:10:58 ]



멀리서 중등부 학생이 보이면 크게 손을 흔들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얼른 달려가 팔짱을 낀 채 말을 걸기도 한다. 미리 챙겨 둔 초콜릿이나 사탕을 건네고, 바뀐 머리 스타일이나 처음 보는 옷을 알아채고 대화를 이어 가기도 한다. 


학생들을 대할 때마다 부족하나마 예수님께 값없이 받은 사랑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천하보다 귀한 중등부 학생들을 많이 안아 주고 대화도 깊이 있게 나누며 친밀하게 섬기고 싶다. 사춘기라서 예민하거나 까칠한 학생들도 예수님으로부터, 또 담당 교사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게 된다.


20대 때 하나님께서 ‘청소년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라’고 비전을 주셨기에, 청소년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청소년 관련 직장에 있다. 이전에는 청소년을 직접적으로 만났고, 40대인 지금은 청소년을 직접 만나지는 못해 그 비전에 순종하려고 중등부에 왔다. 그래서인지 학생들과 함께 신앙생활 하는 게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다. 모든 게 주님의 은혜였다.


결혼 후 남편과 함께 5년 전부터 중등부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올해는 남편과 같이 찬양반인 틴글로리아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다. 또 7세 아들과 3세 딸을 데리고 중등부에서 함께 충성하니 즐겁기도 하고 보람도 무척 크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가족 모두가 출동해 20명이 넘는 반 아이들의 집이나 학원 앞에 찾아가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물으며 간식과 선물을 챙겨 주었다. 지금은 둘째가 생기고 맞벌이를 하다 보니 전처럼 매일 심방하지 못하지만 토요일이나 주중에 여유가 생기면 반 아이들을 집으로 초청해 떡볶이를 만들어 주거나 고기를 구워 주며 학년별로 단체 심방을 하고 있다.


학생들을 섬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을 잘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담당한 틴글로리아는 찬양으로 충성하는 반이기에 필요할 때는 규칙에 따르도록 단호하게 당부도 하지만, 그에 앞서 학생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대화하면서 그들 마음을 헤아리려고 한다.


중등부 교사로 충성한다고 하면 어떤 분들은 “어른들과 대화도 잘 통하지 않는 학생들을 섬기는 게 어렵지 않느냐”라고 묻는다. 하지만 자신 있게 “그렇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다. 나이가 어린데도 신령한 것을 사모하고, 기도하고 충성하는 데 소홀하지 않고, 신앙생활과 동시에 분명한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학업에도 열심인 학생이 많다. 친구나 선생님과 사이에서도 배려심이 깊고 책임감도 있어 맡은 일을 똑 부러지게 해내며 주님 일에 동역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내가 저 나이 때 어땠는지 되돌아볼 정도이다.


학생들은 믿어 주고, 기다려 주고, 기도해 주는 만큼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렇게 자기 역할을 해내는 신앙인으로 성장해 가는 학생들에게 나는 주님의 사랑을 주고, 잘못된 방향은 바로잡아 주기도 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나를 위해 중보하시고, 인생 최고의 조력자가 되시는 예수님처럼 말이다. 우리 학생들을 사랑하고 만들어 주실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박소연 교사(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81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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