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성경적 가정의 본(本)

등록날짜 [ 2024-07-02 14:08:50 ]

하나님 말씀의 복이 실현된 가정

이루어 저출산 문제 극복해 내길


2023년 4분기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65명까지 하락했다. 합계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진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합계출산율 0.7명보다 낮은 수치이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기 여성 1인당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인구 규모를 유지하려면 2.1명은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1960년 6.16명, 1970년 4.53명으로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다가 1983년부터 2.06명으로 저출산 국가가 되었다. 최근인 2018년에는 0.98명으로 1명 미만인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사회 전체가 합계출산율 하락을 걱정하는 이유는 출산율 하락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촉진하고 이것이 고용, 재정, 교육, 국방 등 전 부문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고 이 상태를 유지하면 2070년에는 4000만 명 이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인구 구성도 변하여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총인구의 71.1%에서 2035년 61.8%로 줄어들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0년 15.7%에서 2035년 30.1%로 늘어나 생산가능인구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 1인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유소년 인구 비율이 2022년 0.4명에서 2072년 1.2명으로 증가하여 OECD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흔히 저출산의 원인으로 떠올리는 것은 소득과 주거 등의 경제적 제약, 양육 환경과 시설 미비, 자녀 교육 부담 등의 물질적 조건이다. 실제로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못하거나 소득이 낮아서 혹은 주거조건이 불안해 출산을 주저하고, 자녀 돌봄의 어려움 때문에 출산을 망설이기도 한다. 그러나 물질적 조건이 저출산의 모든 원인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것이 저출산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한다면 지금보다 모든 물질적 환경이 열악했던 1960년대 초기 산업화 시기에 왜 합계출산율이 4명 이상으로 높았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출산 현상을 이해하려면 결혼·출산 가치관의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은 사람이 성장하면 거쳐야 하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오늘날은 결혼과 출산이 필수 아닌 선택으로 여겨진다.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0년 19.2%에서 2021년 5.3%로 줄었고,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4.2%에서 53.1%로 증가했다. 또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85년 80.9%에서 2021년 38%로 줄었고,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8.9%에서 20.3%로 늘었다.

자녀의 가치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2021년 조사에서 자녀의 본질적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응답은 80~90%에 달했다. 하지만 자녀를 노후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존재로 여긴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자녀를 ‘도구적 효용’을 갖는 존재로 보는 시각이 줄어들면 저출산 경향은 강화된다. 자녀에게 노후의 경제적 도움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굳이 많은 자녀를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주의화된 가치관을 가진 젊은이들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몇 해 전 한 국회의원이 포럼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 사는 것이 중요해서 출산을 꺼린다”라고 지적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저출산이 개인의 도덕적 타락 탓도 아니거니와 그런 비판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 더 필요한 태도는 결혼과 출산으로 가정을 이루는 것이 개개인에게도 축복이라는 점을 각자의 삶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저출산 해결의 소망 ‘성경적 가정’

성경은 “부모가 되면 자녀의 출산과 양육에 매여 불행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시편 127편 3절에서는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라고 하였고, 창세기 28장 3절에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어 너로 생육하고 번성케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라고 했다. 성경에서 출산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그려진다.


물론 마음에 가시가 돋친 사람들로 이루어진 가족은 세간의 표현처럼 개개인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족 구성원 각자가 하나님 말씀으로 자신의 죄성을 깨닫고 회개하여 ‘나도 죄와 허물 많은 사람이기에’ 배우자와 부모 그리고 자녀의 부족함을 사랑으로 품어줄 수 있다면 가족은 치유와 안식의 공간이 된다.

하나님께서 명하신 가족 윤리 위에 기초한 가정은 사랑과 순종으로 연합한 공동체이기도 하다. 그 공동체 안에서 새 세대는 신앙을 전수받고, 성경에 근거한 사랑과 도덕을 배운다. 그래서 말씀의 바탕 위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이룬 가족은 우아한 삶의 토대이다. 그런 가족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허약할 수 없고 번영하지 않을 수도 없다.


저출산이 심각하다며 온 사회가 들썩이다 보니 극단적 처방들이 ‘저출산 대책’이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기획재정부가 혼외 자녀로 저출산을 해결한다며 동거가구에 대한 출산지원 정책을 내걸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반이민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민자를 유입해 저출산에 대응하자는 정책도 등장했다. 여기에서 다 말할 수 없지만, 두 정책 모두 부작용이 명확하고 실효성도 의문스럽다.


인구 폭증을 걱정하며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때가 불과 30여 년 전이다. 명확한 단견이었다. 인간의 인식에는 한계가 많다. 언론에서는 저출산 얘기만 나오면 당장이라도 나라가 사라질 것처럼 위기감을 조장한다. 하지만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민족이 소멸할 이유는 없다. 이것저것 재고 따질 것이 많겠지만, 그리스도인 각자가 말씀 안에서 가정의 축복을 누리고 그것을 입증하며 살아간다면 우리의 미래가 언론이 그리는 것처럼 그렇게 어둡지는 않을 것이다.




/이계룡 기자
편집실

위 글은 교회신문 <85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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