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곤 목사 칼럼]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마가복음 강해 (36)

등록날짜 [ 2024-10-09 10:09:40 ]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죄악 바라보며

하나님의 심판 피할 수 없다고 경고

오늘날 성도도 겉은 대단해 보이나

실상 죄악 가득하다면 심판의 대상


마가복음 11장에서 예수님은 거칠 것 없는 심판주로서 권세를 보여 주셨고 12장에서는 그 심판의 대상인 예루살렘의 죄악을 드러내셨습니다. 이제 13장에서는 심판에 대하여 예고하고 계십니다.


마가복음 13장은 성전에서 나와 제자들과 감람산에 올라가 하신 말씀이며 소위 감람산 강화(Olivet Discourse)라고 불립니다. 감람산 강화는 공관복음인 마태복음 24장과 25장, 마가복음 13장 그리고 누가복음 21장에 모두 등장하며, 예수께서 종말과 재림에 관해 직접 말씀하신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로서 공생애 3년을 마감할 시점에 이른 예수께서는 장차 닥칠 일을 예고하고 대비하도록 제자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초림(初臨)과 재림(再臨)의 사이를 살아갈 오늘날 성도들에게 하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단, 이 말씀의 궁극적인 목적은 종말의 비밀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말세를 살아갈 성도들이 항상 깨어 신앙생활 하도록 교훈하려는 것임을 아시기 바랍니다. 종말과 재림의 구체적인 때는 아무도 모르고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 아신다고 했습니다(마24:36). 그러므로 종말이 언제인지에 집착하여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종말의 때만 기다리거나 허무주의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주님이 언제 오시더라도 들림받도록 맡은 사명을 다하며 영적으로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죄악의 결과는 분명한 심판

감람산 강화는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될 것을 예언하며 시작합니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가실 때 제자 중 하나가 성전의 돌들과 건물들이 어떠한지를 예수께 묻습니다(막13:1).


앞서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많은 사람은 자신들이 기다리던 다윗의 자손, 그리스도가 오셨다고 환호했습니다. 예수께서 하시는 일을 보니까 누구도 감히 제어할 수 없는 권세와 능력이 넘치십니다. 예수께서 성전을 정결케 하시니 성전의 중심이 되는 제사장들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많은 유대 종교 지도자가 예수를 모함하고자 시도했으나 번번이 그의 권세 있는 말씀 앞에 굴복당합니다.


권세 있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당시 유대 사람들은 ‘이분이라면 하나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분명히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기대감이 컸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보내시기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성전이었습니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은 소위 헤롯 성전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역사상 세 번째 세워진 성전입니다. 첫 번째 성전은 B.C. 957년 솔로몬이 7년 동안 지었고 남유다가 멸망하면서 바벨론에게 B.C. 586년에 무너졌습니다. 두 번째 성전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유대인들이 고레스칙령에 따라 귀환해 우여곡절 끝에 B.C. 516년에 완공한 스룹바벨 성전입니다(스6:15). 스룹바벨은 성전 재건을 지휘한 총독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스룹바벨 성전은 과거 솔로몬 성전에 비해 매우 초라했습니다.


이후 세 번째 성전이 헤롯의 정치적 목적으로 건축되었습니다. 헤롯은 이방인인 이두매(에돔) 족속인데다 로마제국에서 세운 분봉왕이었습니다. 분봉왕이란 로마제국이 정복한 영토를 직접 다스리지 않고, 그 지역의 토착세력에게 위임하여 다스리게 한 왕입니다. 유대인들은 헤롯이 이방인이었기에 그의 통치에 강한 반감을 품었습니다.


이에 헤롯이 로마 황제에게 유능한 통치자로 인정 받으려면 필수적으로 유대인의 반감을 누그러뜨려야 했기에, 유대인의 환심을 사고자 엄청난 재원을 들여 기존의 스룹바벨 성전을 대대적으로 개축한 것입니다.


헤롯 성전은 ‘미석과 헌물’(눅21:5)로 꾸며서 보는 이들에게 경탄을 자아낼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성전의 터가 예루살렘 면적의 6분의 1에 달했고, 성전 주춧돌 하나만 해도 가로 7.3m, 세로 1.2m나 될 정도였습니다. 이 성전이 얼마나 웅장하고 화려했는지 예수님 당시에도 이미 46년동안 건축이 계속되고 있을 만큼 공을 들였습니다(요2:20).


제자들은 화려하고 웅장한 성전을 바라보며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고 전 세계를 다스리면 자신들도 출세하리라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또 과거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졌으나 견고하고 웅장하게 세워진 지금의 성전은 절대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이렇게 하나님이 계신 견고한 성전이 지어졌으니 이제 우리 민족이 예수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겠지요? 이 성전이 대단하지 않습니까?”라고 성전에 대한 자부심으로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죄악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막13:2).


당시 예루살렘 성전은 강도의 굴혈처럼 되어 하나님이 임재해 계시지 않은 이방 신전과 다름없었습니다. 제자들이 성전 건물의 외형을 보고 감탄했지만, 예수께서는 그 내면의 부패와 타락을 보시고 예루살렘 성전이 철저히 파괴될 것을 예언하셨습니다. 실제로 이 예언은 성전이 완공된 지 7년만인 A.D. 70년에 로마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성전을 불태워 버리면서 이뤄졌습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해 하신 말씀은 실상 우리 모두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 과학과 물질문명이 발달해 아무리 대단하고 화려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을 잊어버렸다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 겉으로는 하나님을 잘 섬긴다고 하면서 대단한 것 같고 사람이 볼 때 칭찬할만하나, 그 내면에 외식과 욕심과 주님을 도전하는 거짓으로 가득하다면 심판의 대상일 뿐입니다.


우리 연세가족들도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이 심판의 날이 아니라 주님을 맞이하는 날이 되도록, 날마다 죄 사함의 은혜로 주님의 말씀 따라 영적생활 승리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마가복음 강해 (36)

위 글은 교회신문 <86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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