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음악,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등록날짜 [ 2012-01-26 15:49:28 ]

작품마다 연주자의 개성 있는 표현 있어
자주 들으며 듣는 힘 기르는 것 필요해

클래식음악을 즐겨 듣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의 반응이 “음악은 좋은데 이해가 잘 안 된다” 혹은 “어려워서 잘 알 수 없다”고 대답한다. 마치 음악 감상 자체를 별개 세계인 것처럼 여긴다.

사실, 음악 감상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간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리에 반응하는 사람의 청각신경은 어떠한 소리도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고, 소리에 따라 감정 변화도 일게 되어 있다. 그러기에 아무리 음치, 박치라고 해도 소리 높낮이와 리듬 변화는 보통 귀로 판단할 수 있다. 음악적인 소리는 사람의 감정과 같이 움직이기에 음악을 듣는 사람의 음악적 소질이나 능력 부분에는 관계가 없고, 단지 소리에 대해 반응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클래식음악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기본적인 음악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기 때문일까? 물론 지식이 있다면 없는 것에 비해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음악 감상은 음악적인 지식을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고 단순히 공감하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젊은 층이 대중음악에 열광하는 것은 그들이 대중음악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이 많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듣는 음악에 공감하여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작품 중심 감상법
그렇다면 음악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크게 나누면 작품을 중심으로 하는 감상법과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감상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로 작품을 중심으로 감상하는 사람은 작품의 작곡가를 위대하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감상할 때 작품에서 호수에 비치는 달빛을 연상하거나, 혹은 슈만이 그의 부인 슈만 클라라의 사랑을 표현하는 곡을 들을 때 작곡자의 연애 감정을 상상하기도 한다.

또 가곡의 왕인 슈베르트의 ‘마왕’을 듣고 어두운 밤에 아버지와 아들이 숲 속으로 말을 달리며 죽음을 유혹하는 ‘마왕’에 대한 공포를 느끼면, 감상자는 이미 ‘마왕’이라는 곡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연주 중심 감상법
이같이 작품의 내용을 표현하는 형식과 기교는 연주를 통해서 감상하는 방법이 일반적인지만, 악보를 읽는 힘을 지닌 사람은 연주를 듣지 않고서도 악보를 통해 능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것은 흔히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음악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감상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주로 음악 감상이 작품을 중심으로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시간이 흘러 음악이 일반인에게 보급되고 차차 많은 이가 악보를 읽게 되자 요즈음은 감상의 중심이 작품을 연주하는 연주자로 옮겨갔다.

결국, 현대의 청중은 단지 작품의 감상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나아가 연주자의 독특한 개성 있는 표현을 감상한다. 오늘날 음악회에 간다는 것은 베토벤의 음악을 듣거나 새로운 작품을 알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지휘자가, 혹은 어떤 오케스트라가 교향곡을 지휘하고 연주하느냐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이러한 감상법을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감상법이라고 하는데,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연주자의 연주 효과를 평가하는 감상법이다.

이러한 감상법은 연주가의 연주 기교가 대상이 되며, 그보다도 모든 기교를 초월한 전체 효과가 중요한 문제점이 된다. 다시 말하면, 연주자가 그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연주결과에 차이가 생기며, 따라서 연주자의 정확한 악곡 해석능력과 표현하는 기술이 청중의 평가 대상과 감상 초점이 된다.

결국, 이런 때는 같은 작품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그 효과에 차이가 생기며, 합리적이거나 타당한 해석인지가 늘 문제가 되기에 감상자가 스스로 많은 음악을 자주 듣고 가까이하여 듣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음악 감상을 잘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음악적인 내용이나 작곡자가 살던 시대적 배경과 감정과 같은 기초 지식을 조금 알아둔다면 더 폭넓고 풍성한 음악 감상이 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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