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하나님의 열심

등록날짜 [ 2023-10-19 01:25:36 ]

예수님은 우리에게 전도해야 할 증인의 사명을 주셨다(행1:8).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예수님(마1:23)은 우리에게 성령의 권능을 받게 하시고 그의 증인이 될 것을 원하신다.


노방전도를 하다 보면 전도지를 받는 사람들의 반응도 다 제각각이다. 요즈음은 마스크나 건빵 그리고 물티슈 등을 같이 건네면서 대화하고 복음 전할 접촉점이 넓어진 편인데, 전도받는 이들은 대개 네 가지 반응을 보인다. 전도지를 순수하게 받는 사람, 조금 망설이다가 받는 사람, 무관심한 사람, 얼굴을 사납게 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 등이다.


때론 불손한 사람이 전도지 받기를 거절하면서 전도하는 이를 모욕하고 의도적으로 화를 내는 경우도 있어 이에 잘 대처하도록 전도 훈련 중에 교육한다. 전도대원 중에는 큰 굴곡 없이 평탄하게 살아온 성도도 있기에 전도하다가 상처받지 않도록, 또 마음에 충격을 받아 낙심하지 않도록 미리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올해 초부터 파라솔 노방전도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주에 노방전도를 하다가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한 남성을 만났다. 산책로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 안에서 전도하던 중 의자에 앉아 있던 남성에게 다가가 전도지를 건넸더니 “왜 내게 전도를 하느랴”라며 다짜고짜 거친 말로 항의하는 것이었다. 한참을 내게 따지다가 전도 짝꿍이 오자 불손한 언사를 멈췄으나 적잖이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나도 오랜 세월 전도를 해 왔기에 수많은 모욕과 핍박을 경험했다. 의도적으로 핍박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방전도 때 잠깐 만난 그의 불손한 태도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 수많은 훈련을 받고 많은 경험을 하고 이제 나이도 상당히 먹었으나, 예상치 못한 하대에 불편해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전도에 백전노장이 되어야 하는데 나보다 어린 사람이 하대하는 불손한 말 한두 마디에 마음이 불편했다니….’ 내 영혼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모든 물과 피를 쏟으신 주님께 송구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동안 나를 써 주시고 나를 향해 행하신 ‘하나님의 열심’ 앞에 눈물로 회개하며 나의 태도를 뒤돌아보았다.


하나님의 열심으로 복음 전도

이번 주 내내 ‘하나님의 열심’에 관한 성경 구절을 묵상했다.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고후11:2). 하나님의 열심이 사도 바울을 힘 있게 한 것처럼, 위의 성경 말씀이 내게 머물면서 힘과 용기를 주고 기쁨과 감사와 소망을 넘치게 했다. 함께 전도하는 교회의 ‘다윗과 400명 전도팀원’에게 간증할 것도 생각하니 행복하고 감사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전도 경험을 자세히 기록했다. 고린도전서를 보면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전도하다가 많이 힘들던 일을 성도들에게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내가 생각건대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한 자 같이 미말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우리는 그리스도의 연고로 미련하되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되 우리는 비천하여 바로 이 시간까지 우리가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가 없고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후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핍박을 당한즉 참고 비방을 당한즉 권면하니 우리가 지금까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끼 같이 되었도다”(고전4:9~13).


아마 사도 바울도 전도하다가 자존심이 상할 때 이를 극복하려고 구체적으로 기록한 것은 아닐까 싶다. 아마 후대의 전도자를 위해, 특히 나 같은 사람이 전도하다가 다시 힘을 내도록 하려고 성령 하나님께서 기록하게 하신 듯하다.


미국 기독교 역사상 최장기 베스트셀러인 『주님은 나의 최고봉』은 43세에 소천한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가 ‘최상의 하나님께 나의 최선을 드린다’는 주제로 100년 전에 쓴 책이다. 그는 북아프리카의 사막에서 선교사로 생활하면서 인생의 처참함과 궁핍함 속에서도 언제나 하나님의 위대한 은혜를 넘치게 체험했다. 어느 날 그는 그토록 찾던 힘과 평안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 있음을 깨달았고, 자신의 죄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보혈을 흘리셨음을 깨달으며 엄청난 변화를 체험했다.


그는 그때를 회상하면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빛나는 자유함을 얻는 순간”이었다고 전하며, 구원받은 후 ‘최고의 하나님께 나의 최선을 드립니다’라는 고백과 태도로 살아갔다. 챔버스 목사는 그를 향한 하나님의 열심을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알게 되었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수준까지 믿음의 수준을 높이려고 애썼다.


사도 바울도 구원받은 후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 내노니”(고후11:2)라고 고백하며 그의 삶이 하나님의 열심 안에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하나님이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그에게 전도 사명을 주신 것을 감사하며 그 사명을 달성하고자 열심으로 감당했다. 그는 자신을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고 고백하며(딤전1:15) 자기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열심 앞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20:24).



/최현서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전 대학원장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8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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