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내일’도 은혜인 것을

등록날짜 [ 2023-11-21 22:03:17 ]

제법 추운 날씨를 느끼는 요즘 연말이라는 게 마음에 와닿는다. 특히 새 회계연도를 12월부터 시작하는 우리 교회 성도들로서는 ‘마무리’라는 세 글자가 마음에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역시나! 개인적인 다짐이나 주변 여전도회원들과의 대화에서도 한 해 마무리를 위한, 그리고 새해 준비를 위한 기도 제목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듯하다.


‘올해는 비록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하나님 말씀을 더 가까이하여 성경 1독 이상을 반드시 하리라.’


‘주님! 내년에도 제한 없이 주님께 쓰임받고 싶어요.’


‘새해에도 내가 속할 부서에서 기도를 쉬지 않는 복된 리더를 만나게 해 주세요.’


각종 다짐과 기도 제목이 머릿속을 오고 갈 즈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만약 내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내년이 온다는 것을 너무나 당연히 전제 삼아 기도하곤 하지만 우리에게, 또 나에게 내년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하루하루를 지나다 보면 내일이 온다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곤 한다. 내일의 해가 떠오를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며 ‘내일 이걸 해야지’, ‘내일 뭐 먹지?’, ‘내일도 출근이네’ 같은 이런저런 상념을 떠올리면서 잠자리에 든다. 사실 이 하루는 주님이 허락해 주신 것인데도 우리는 마치 내일이 주어질 것이라고 참으로 당연하게 여긴다.


그 순간 깨닫게 하신 주님 앞에 회개 고백을 올려 드렸다. “아, 하나님! 내일도, 그리고 내년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나에게는 주관할 권리조차 없는데 저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주께서 내일이라는 또 다른 하루를 주심이 감사해야 할 큰 은혜인 것을 망각했어요.” 내 다짐과 기도 제목은 주님께서 이미 받으셨지만, 내일과 내년을 허락하실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놓치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또 더 깊게 들여다보니 지난해 올려 드린 기도를 통해 허락해 주신 한 해가 아직도 한 달 넘게 남아 있는데도 ‘연말에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니 내년부터 도전해 보겠다’는 마음 한편의 교만함도 보였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 버리거나, 포기하거나, 쉽게 가는 것이 아닌, 마라톤 선수가 결승선이 다가올수록 뜀박질에 더 박차를 가하는 것처럼 더 소중히 여기고, 힘을 쏟아 행하고, 더 감사하며 남은 한 해를 나아가리라 마음먹었다.


내년이 당연히 주어진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내년을 허락해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새해를 준비하자! 또 하나님께서 응답으로 주신 올 한 해 남은 시간도 끝까지 더 값지고 귀중하게 여기자!


“내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합니다/ 내게 또 하루를 허락하심을/ 이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며 살기 원합니다/ 이런 은총 받을 만한 자격 없지만/ 주의 인자하심 힘입음으로/ 이 하루도 내게 주어졌음 인하여 감사드립니다” (CCM ‘오늘 이 하루도’ 가사 中)                 



/한민지(88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8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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