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용어·44] 예수와 상관있는 자(파트너)

등록날짜 [ 2019-03-12 16:05:01 ]

직원들 중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주요 경영진인 경우, 회사는 이들을 ‘파트너(partner)’로 승격시킨다. 단순히 임원을 넘어서 ‘파트너’라고 함은 그 회사의 주가가 아무리 상승해도 원래 정해진 가격에 회사 지분 일부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다시 말해서 스톡옵션(stock option)을 받을 만큼 회사에 중요한 사람들이다.


“베드로가 가로되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요13:8) 결국 우리의 신앙생활은 주님과의 관계가 전부다. 아무리 교회에서 큰 직분을 맡고 있고, 천사의 말을 하고, 헌금과 전도를 많이 하고,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지라도 주님 관계가 어긋나기면 공허함이 밀려오고 기쁨보다 피곤함이 지배한다. 주일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정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겉보기에 내가 많은 시간을 기도하고 있을지라도 성령님과 하나 된 깊은 사귐과 교제와 믿음이 있는 기도인지, 이방인들처럼 “말을 많이 해야 들을 줄로 생각하고”(마6:7) 중언부언으로 시간만 채우는 것인지 내 영은 안다. 무엇보다 주님 관계는 주님께서 당신이 나와 “상관이 있다”고 인정하시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그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여기서 “상관이 있다”라는 의미는 ἔχω μέρος(에코 메로스; have parts)다. 곧 우리가 그리스도의 한 부분으로 소유되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진정한 한 지체(member)가 되는 강력한 결속의 의미다. 그냥 지인(知人)과의 관계를 뜻하는 상관성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공동운명체요 절대 분리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한 부분이 된 ‘파트너’를 말한다. 뉴욕 월가에서는 소위 ‘7 digit’(연봉 액수를 숫자로 표현하면 ‘0’이 7개를 넘는다는 의미, 곧 최소 1천만 달러이니 한화로 100억 원을 초과한다는 사람들)이 되는 유명 투자은행들의 ‘파트너’ 선정자들을 뉴스거리로 다루고 새로 파트너가 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싣는다. 이를 영예롭다고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상관있는 자, 곧 예수의 파트너가 되는 일은 더 큰 영광이다. 무엇보다 예수의 파트너는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에 참예한다. 세상에서도 파트너들은 CEO가 부르면 새벽 3시건, 지구 반대편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건 기꺼이 날아오고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듯이, 예수의 파트너가 되면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육체에 채우는 일에 어떠한 제약도 문제되지 않는다.


관건은 그러한 파트너인가 아닌가, 곧 예수와 상관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는 겉으로 드러나는 충성의 강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나의 발을 씻으시도록  내어드리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판가름 난다. 나의 주홍같이 붉은 죄, 말할 수조차 없는 감추고 싶은 더러움을 내어 놓고 보혈로 씻는 회개의 기쁨이 내게 참으로 없고 교리적 지식으로만 알고 있는 십자가 사건이라면 나는 예수와 상관없다. 당시 이스라엘처럼 샌들을 신고 모래투성이의 흙길을 걸으면 발은 날마다 더러워질 테지만, 세상신이 세상풍조로 혼미케 만드는 오늘날에도 육신으로 사는 인생이 그러할지라도, 때마다 주님께서 씻어 주시도록 내어드리는 삶이 중단되면 주님과 어느새 서먹해지고 냉담해진다. 교회 안에서 내가 많은 수고를 할지라도 예배가 지루해지다가 충성도 그친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허공에 외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사정을 주님께 정직히 아뢰고 내 죄악을 통회하며  고쳐 주시기를 구하는 상한 심령이 주님과 관계 맺는 첫걸음이요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다.



위 글은 교회신문 <61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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