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364] 세상의 칼끝 앞에서 여호수아를 부르다

등록날짜 [ 2026-04-20 08:59:51 ]

하나님 편에서 부르짖는 자에게

주님은 구원의 손길 내밀어주셔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은 다 듣고 있었다. 여리고 성벽이 나팔 소리에 무너진 것도, 아이성이 잿더미가 된 것도. 그러나 그를 진짜 두렵게 한 소식은 따로 있었다. 왕도(王都)와 같이 크고, 용사들이 즐비한 기브온이 칼 한 번 휘두르지 않고 이스라엘의 종이 된 것이다. 가나안 중심부가 스스로 무릎 꿇었다. 하나님이 함께하는 행군 앞에서 세상의 왕은 두려움에 잠겼다.


아도니세덱은 헤브론, 야르뭇, 라기스, 에글론의 왕들에게 급사(急使)를 보냈다. “올라와 나를 도우라. 우리가 기브온을 치자.” 배신자 응징이 명분이었지만, 여호와의 역사가 가나안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으려는 총력전이었다. 다섯 왕은 모든 군대를 이끌고 기브온 앞에 진을 쳤다(수10:5). 훗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일 앞에서 원수지간이던 헤롯과 빌라도가 하루아침에 손을 잡은 것처럼, 하나님의 역사를 막아설 때 세상은 간악하게 하나가 된다.


가나안 편에 서면 이스라엘에게 멸절당하고, 이스라엘과 화친하면 가나안의 보복이 돌아온다. 옛 무리는 배신자라 부르고, 새 무리 안에서는 아직 뿌리가 얕다. 사면(四面)이 적이다. 우리도 다르지 않았다. 죄 가운데 죽어 있던 인생이 스스로의 힘으로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릴 길은 없었다. 기브온 성벽 밖에 다섯 왕의 군대가 겹겹이 에워싸듯, 참혹한 지옥 형벌이 우리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기브온 사람들이 여호수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신의 종들 돕기를 더디게 마시고 속히 우리에게 올라와서 우리를 구조하소서”(수10:6). 죽게 된 자들의 부르짖음이었다.


여호수아는 그 밤 길갈에서 올라갔다. 밤길을 달려온 그 사람의 이름이 ‘여호와는 구원이시다’였다. 1000년 뒤 베들레헴 구유에 누인 아기가 같은 이름을 받았다. 예수, 구원자. 우리가 부르짖기 전에, 아니 우리 죄가 얼마나 깊은지조차 모르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의 형편을 아셨다. 흠 없는 어린양을 잡아 죄를 속하신 그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셨다. 전적인 은혜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피 흘려 죽으심으로 우리가 갚을 수 없는 죄의 삯을 단번에 치르셨다. 보혈이 죄의 담을 허물었고, 부활이 사망 권세를 끊었다.


아도니세덱은 다섯 왕이 연합해 기브온을 짓밟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그러나 하늘에서 쏟아질 우박 덩어리와 멈춰 설 태양과 달은 그의 계산표에 없었다. 다섯 왕은 그날 하나같이 쓸려 갔다. 멸망하는 세상에 남을 것인가, 십자가 보혈로 열린 영원한 생명 앞에 설 것인가. 밤새 달려온 구원자의 발소리가 지금, 당신을 향해 들려오고 있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94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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