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회계연도를 시작하며] 예수로 얻은 구원의 큰 영광을 위하여!
등록날짜 [ 2013-03-20 16:17:13 ]
6년 감옥살이는 비참했지만 훗날 민족 복음화의 불씨로 승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이승만은 한성 감옥에서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기독교인이 되었고, 엄청난 독서량으로 당대 최고 지식인이 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전도왕이 되었다. 탁월한 영어 실력을 쌓았고, 학교를 개설하고 도서관을 설치했으며, 『독립정신』을 비롯해 수많은 걸작을 저술했다.
이승만은 감옥에서 다른 사람이 평생 한 가지도 이루기 어려운 일들을 모두 이루어냈다. 감옥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감옥에서 이승만은 누구를 만났을까?
첫째,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고난받으며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를 입었다. 훗날 정치가, 외교가, 교육자로 다양하게 활동한 이승만은 평생 함께할 동지들을 감옥에서 만났다.
감옥 부서장 이중진은 이승만이 미국 유학을 떠날 때 여비를 대주었다. 또 박용만은 하와이를 독립운동 근거지로 삼으라고 충고했으며, 이상재는 이승만을 한성 정부 집정관 총재로 추대하여 훗날 임시 정부 대통령이 되는 길을 놓아 주었다. 그들은 모두 한성 감옥에서 만난 ‘복당 동지’였다.
이는 성서에 등장하는 요셉을 연상케 한다. 요셉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바로의 고관들을 만나 훗날 애굽의 총리가 될 발판을 마련한다. 요셉이 총리가 되어 지혜로운 정책을 펼쳤기에 수많은 사람이 7년 대기근을 견디고 살아날 수 있었다.
이승만 역시 억울하게 옥살이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유학, 하와이 정착, 임시 정부 대통령 취임을 도와주었다. 그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가 되어 공산 세력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출했다.
둘째, 내일을 대비한 준비가 있었다. 이승만이 감옥에서 쓴 글 중에 ‘세계의 유명 인사록’이 있다. 그 글에는 1900년 전후 일본 정치가 이름이 다수 등장한다. 나중에 이승만이 국제무대에서 직접 상대하게 될 미국 존 헤이(John Milton Hay) 국무장관이나 윌리엄 태프트(William Howard Taft) 대통령 등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적어 놓았다. 미국 대통령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이미 감옥에서 연구해 둔 것이다.
사실 그것은 기약 없고 허무맹랑한 행위였다.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에서, 그것도 중죄수로 비참하게 감옥에 갇힌 청춘이 세계 주요 지도자들을 연구한들 어디에다 쓸 것인가. 목숨 하나 부지하기 어려운 판국에, 살아서 감옥을 나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에 유명 인사들의 활동 상황을 받아 적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위대한 비전이었다. 감옥과 쇠사슬로도 묶을 수 없는 열망이었다. 훗날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승만은 미국 고위 관료들이 인정했듯이, 세계정세에 누구보다도 정통했다. 세계를 주무르는 강대국 지도자들도 이승만 앞에서는 쩔쩔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한성 감옥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감옥에서 이승만은 세계 최강의 지도자들을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간수들의 눈을 피해 세계적인 리더들의 이름, 프로필, 업적을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며 이승만은 그들과 어깨를 견줄 리더로 부상하고 있었다.
하나님은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리더로 부르신 적이 없다. 성경에서 하나님께 부름받는 장면은 하나같이 성실하고 치열한 현장이었다. 엘리사는 밭을 갈다가, 베드로는 그물을 던지다가, 마태는 세관에서 주판을 두드리다가 소명을 받았다. 성실은 소명의 출발이요, 애국의 시작이다.
마지막으로 한성 감옥은 우리 민족의 골고다였다. 그곳에 십자가가 세워졌다. 한성 감옥에서 예수 십자가로 말미암은 구원의 역사가 나타났다. 하나님은 권력자 헤롯의 화려한 왕궁에서 구원을 이루시지 않으셨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고고한 학당에서 복음을 베풀지도 않으셨다.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활동은 해골이라는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서 나타났다. 그곳은 가장 처참하고 가장 비참하며 가장 참혹한 곳이었다. 십자가에는 억울함과 고통과 잔인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가장 야만적인 십자가로 인류 구원이라는 가장 찬란한 대업을 이루셨다.
한성 감옥은 기울어 가던 조선의 야만적인 밑바닥이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생지옥이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우리 민족을 구원하시려고 놀라운 일을 시작하셨다.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애국자들을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고난을 받게 하셨다.
그들 중 한 사람인 이승만에게 성령의 불꽃이 임했다. 그것은 불씨가 되어 감옥으로 번졌다. 날마다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민족 복음화와 기독교 입국의 꿈을 담은 이들은 불덩어리가 되었다. 그들이 훗날 조선 팔도로, 하와이와 미국으로, 만주와 시베리아와 일본으로, 우리 민족이 사는 곳 어디에나 번져 신앙과 애국의 불길이 되었다.
이승만은 감옥 생활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나는 6년간 감옥살이에서 얻은 축복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이승만과 옥중 동료는 한성 감옥을 복당이라고 불렀다. 그곳은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 모두의 골고다였고 축복의 집이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3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