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작은 교실에서 피는 열정과 사랑
연세 한국어학교 교사들

등록날짜 [ 2011-03-30 17:38:55 ]

한국어 무료 강습으로 외국인 선교에 일익 담당 


<사진설명> 연세 한국어학교 교사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은정, 조혜민, 서지연, 탁정아, 정주헌, 김혜리, 노은지, 홍주영

주일 아침 9시. 연세중앙교회 교육센터 4층 ‘E of E 어학원’에서는 학구열이 넘치는 외국인 학생들과 그 열정에 부응하려는 교사들의 눈망울이 반짝거린다. 올해로 1년째를 맞이한 ‘연세 한국어학교’는 아직 여러모로 미비한 점이 있지만 열정만큼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연세 한국어학교’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무료로 가르쳐주고, 수업 후 예배와 모임을 통해 복음을 전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해외선교국의 야심찬 프로그램이다. 앞으로도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 수업과 함께 복음을 접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열방 선교의 비전을 품고 끊임없이 기도한다는 한국어학교 교사들을 만나 보았다.

열정적인 학생과 교사
한국어학교는 학생들이 구사하는 한국어 실력에 따라 네 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한국어를 아예 모르는 이들을 위해 한글 자.모음 익히기와 쓰기 기본을 가르친다. 1단계에 속한 외국인들은 의사소통 자체가 어려워 교사들이 온몸으로 단어를 표현하거나 칠판에 그림을 그리는 등 모든 것을 이용해 가르친다. 상위 단계로 갈수록 문법이나 어려운 글을 가지고 한국어를 가르치며, 단계별 3개월씩 1년이면 모든 과정을 수료한다.

조혜민 교사는 “한 주 안 본 사이에 새로운 한국어를 배워오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외국인 학생들을 보면 놀랍다”고 말한다.

“같은 뜻의 단어를 배우는 동의어 수업 시간이었어요. 제가 이 단어들은 뜻이 ‘같아요’라고 하자, 한 학생이 서툰 우리말로 ‘선생님, 쌤쌤(same same) 맞아요? 쌤쌤?’이라는 거예요. 한국어도 아닌데 발음을 글자로 쓰는 것까지 알려달라고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어요.”

평소 교재 본문까지 다 외워올 정도로 열심인 학생인지라 결국 ‘쌤쌤’이라고 쓰는 법까지 알려줬다고. 김혜리 교사도 학생들의 열정은 자신에게도 큰 도전을 주며 재밌기도 하다고 말한다.
“한국어 단어를 하나씩 배워나갈 때 학생들도 성취감을 느끼는 듯해요. 제가 말이 좀 빠른데 어느 날 융(베트남)이란 학생이 강의 도중 갑자기 저한테 ‘가만있어봐!’ 이러는 거예요.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융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무슨 뜻인지 모르고 사용한 거래요. ‘너무 빨라요’라는 한국말은 생각이 안 나고 답답한 마음에 툭 튀어나온 말이었는데, 사실 높임말을 쓰지 않은 것뿐이지 제대로 말한 거잖아요.(웃음)”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어
한국어학교는 베트남, 필리핀, 네팔 등 동남아 국가 출신 학생들이 많다. 대부분 노동자로 한국에 온 그들은 온종일 일하고도 야근할 때가 많다. 토요일부터 시작해 주일 새벽 6시까지 야근을 마치고 오는 딜(네팔)이라는 학생이 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먼 길을 오는 딜을 보면 단 한 번의 수업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교사들은 고백한다. ‘오늘도 최선을 다하자. 최고의 것을 전달하자.’ 이렇게 굳게 마음먹고 교실에 들어서지만, 수업을 마치면 ‘왜 더 준비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가득하다고.

일주일에 한 번 쉬는 휴일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회 와서 한국어 수업과 예배에 참석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고 박유미 교사도 말한다.

“예배 시간에 보통 중국어, 영어 통역은 해주지만, 아직 다른 나라 말 통역은 여의치가 않아요. 그래서 동남아권 외국인은 목사님 설교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지만, 그 중 한마디라도 아는 말씀을 연결해서 들으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집에 간다는 소리 없이 끝까지 예배드리는 것이 감사하고,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오는데도 아직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쉬워요. 하루빨리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각국 통역자가 세워지는 것이 기도제목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우리 교회 한국어학교는 지난해 3월 해외선교국 주관으로 정식으로 출범했다. 현재 선교사로 사역 중인 정은주 선교사에 이어 현재 교사 리더를 맡은 김은정 집사는 한국어학교를 위해 기도하면서 받은 비전에 대해 말을 꺼낸다.
“올해는 교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수업 체계를 명확하게 만들고, 단계별 수업에 맞는 교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새로운 교사들이 충원돼도 당황하지 않고 수업을 잘 이끌어가도록 교수 방법을 문서로 만드는 작업도 할 예정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주일에도 근무할 때가 잦기에, 월 1~2회만 수업에 참석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50분이라는 수업이 너무 짧아 아쉽기만 하다. 이 짧은 시간을 할애해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하고, 복음도 전해야 하기에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외국인들의 영혼이 구원받아야 한국어학교가 하나님께 칭찬받을 것이기에 이들을 직접 대면하고 가르치는 교사들의 중보기도가 많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라는 김은정 집사의 말처럼 복음의 통로로 사용될 한국어학교 교사들이 더욱 기대된다.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잘 가르치고 교사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제게는 전도예요.”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자신의 함량 안에서 역할을 잘 수행하려는 조혜민 교사에서, ‘가르치면서 영혼도 섬기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정주헌 교사, 산달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충성하겠다는 서지연 교사, 한국어 교사가 되어 중국 선교 비전까지 가진 탁정아 교사 등. 이들 모든 교사는 한국어를 통해 많은 외국인이 복음을 접하고, 또 이들이 현지로 돌아가 가족 등 많은 이가 예수를 알고 열방이 주께로 돌아오는 귀한 사역에 동참하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다.

‘연세 한국어학교’가 아직은 미약하지만 우리 교회에서 파송한 넥 선교사(네팔 순월연세중앙교회 담임)와 다니엘 선교사(파키스탄 연세중앙교회 담임)처럼  많은 현지인 선교사를 양성하고 파송하는 일에 귀한 그루터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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