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예수가족 만남의 잔치’은혜나눔] 가장 소중한 것 알게 하신 주께 감사

등록날짜 [ 2021-05-05 17:02:29 ]

앞만 보고 내달리던 인생
사업 위기와 암병 찾아와
담임목사님 기도받고 회복
인생의 큰 풍파 겪고 나니
영적생활 가족사랑 최우선


기세연 집사(21남전도회)


유명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운영하며 의욕 넘치던 내게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지난해 1월 기침이 너무 심해 동네 병원을 여러 번 찾아갔지만 차도가 없었다. 한 달째 기침이 이어지니 중형 병원에 가서 X선 촬영을 했고, 담당의는 내게 당장 대형 병원으로 가 볼 것을 당부했다. 폐암이 의심된다며….


Y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후 의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폐암3기. 악성종양이 폐뿐 아니라 림프절 네 군데에 전이됐다고 했다. 폐암1·2기는 종양이 폐에만 있어 살 확률이 70%나 되지만, 3기부터는 종양이 림프절로 전이돼 생존율도 40%로 뚝 떨어진다. 죽을 확률이 더 큰 것이었다. 의사는 “기세연 씨 같은 경우 종양을 절제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나뉘는데 수술할 수도 없는 단계라면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이라며 절망적인 선고를 내렸다.


사업 위기와 암병…고난의 연속
폐암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들었지만 생각보다 담담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강원도에 계시는 형님에게 전화를 했다. 형님은 내 사정을 듣더니 깜짝 놀라며 펑펑 우셨다. 수화기 너머로 형님의 우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내가 암환자라는 사실이 실감 났다.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 주시겠지’라고 생각하다가도 인간인지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밤에 홀로 있을 때면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명령하니 두려움아 떠나가라!”고 외쳤다. 그러면 마음이 평온해졌다. 폐암에 걸리면 가슴에 통증이 심하고 호흡곤란 같은 증상도 겪는다고 하는데 희한하게도 암환자가 아닌 것처럼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방언으로 기도하면서 등산도 4시간씩 거뜬히 했다. 모두 주님 은혜이리라.


폐암이 발병된 데는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요식업에 몸담으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했다. 부지런히 일한 결과 규모 있는 외식업체 체인점 두 군데를 운영하면서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살았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장사가 잘 안 됐다. 매장 규모는 큰데 매출이 적으니 임차료와 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까 봐 항상 노심초사했다.


그러다 2019년 12월, 엎친 데 덮친 격 일이 터졌다. 새로운 사업지를 물색하다가 상가분양 사기를 당한 것이다. 시행사는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서 장사가 잘될 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입점해 보니 장사할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여러 사람이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니 꼼짝없이 당한 것이었다. 법적으로도 치밀하게 꾸며 놓아 거액을 돌려받기 어려웠다. 그 충격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가슴에는 늘 뜨거운 응어리가 불타는 듯했다. 잠이 오지 않아 교회에 가서 기도할 때면 마음이 한없이 편안했다. 그때만 해도 몸 한쪽에서는 죽을병이 자라고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담임목사님과 연세가족 기도 가슴 벅차
폐암3기 진단을 받은 지 4개월이 지났다. 아는 안수집사님이 유튜브 생방송 ‘예수가족 만남의 잔치’에 사연을 보내 담임목사님께 기도받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면했다. 워낙 많은 사람이 사연을 보내기에 ‘내가 기도받을 수 있을까’ 주저했다. 한편으로 담임목사님께 병든 사정을 알려 마음을 무겁게 해 드릴까 봐 송구스러운 면도 있었다.


그러다 염치 불고하고 용기를 내어 사연을 보냈고 지난해 여름 담임목사님과 전화가 연결됐다. 담임목사님께서는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나를 품으시고, 내 질병이 고침받도록 눈물로 간절히 기도해 주셨다. 수십 년 전 예수를 몰라 예배드리러 와 주신 담임목사님께 결례를 범한 기억도 머릿속을 스치면서 가슴이 아려 왔다. 담임목사님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내가 병들어 기도받고 있으니…. 통탄과 회한이 밀려왔다.


유튜브 방송이 나간 후 여러 사람이 연락해 위로해 주고 기도해 주었다. 앙상한 내 손을 꼭 붙잡고 울면서 기도해 주는 분도 있었다. 하루는 금요철야예배를 마친 후 알고 지내던 한 집사님이 큰 위로의 말을 전해 주었다.


“집사님, 내가 기도해 보니까 집사님 절대 안 죽어요. 하나님께 기도로 간구해 보세요. 하나님께서 반드시 고쳐 주실 거예요.”


연세가족들이 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런 고마운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그들의 기도가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나는 병중에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가족 만남의 잔치에서 기도받고 난 지 열흘 후, 내원일이라 병원에 갔다. 수술 여부를 정하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 결과, 폐에 자리 잡은 악성종양 크기가 절반으로 줄었고 림프절로 전이된 부분도 4군데에서 2군데로 줄어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할렐루야! 주의 사자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주님이 역사하신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지난해 9월 암 절제 수술을 받았다. 보통 회복하는 데 일주일 가까이 걸린다는데 빠르게 쾌차해 사흘 만에 퇴원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악성종양을 모두 제거해 폐가 깨끗해졌다.


신앙과 가족의 소중함 깨달아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니 다사다난했다. 거액 사기로 집안은 풍비박산 났고 폐암에 걸려 몸도 만신창이였다. 아마 예수님을 내 구주로 안 믿었다면 고통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가 내 삶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니 숱한 고난에도 담담히 버틸 수 있었다.


나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서 미안하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은 갑작스럽게 닥친 풍파에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암 투병으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안색이 새까맣게 변한 내 모습도 충격이었을 것이다. 아프기 전과 달라진 점은 아내와 자식들에게 무척 애틋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내 몸만 겨우 추스른 채 정신없이 사업에 몰두하느라 간과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맘껏 누리고 있다.


요즘 형님이 계시는 강원도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고요하고 적막한 이곳에서 왜 내게 이런 고난이 닥쳤을까 묵묵히 고민해 본다. ‘주님께서 나를 쓰시겠다 하시면 더 살게 해 주시리라’ 생각하며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 주님의 뜻이 있으시리라.


현재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기도다. 예전에는 기도하기 힘들어 기도하는 것을 소홀히 했는데 지금은 기도하며 주님과 독대하는 그 기쁨을 누리고 싶다. 주여, 기도하는 일에 순종하게 하시고, 예수 이름으로 간구하여 응답받는 기쁨을 얻게 하소서.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9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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