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침례교 역사 속 믿음의 인물들 5
생명의 면류관 바라본 순교자 전치규

등록날짜 [ 2008-09-23 11:44:23 ]

한문 성경을 우리말 성경으로 번역하는 값진 사역도 병행해

펜윅 선교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6년간 성경을 사사한 전치규 목사, 그는 스승이 직접 번역한 성경을 붓으로 대여섯 차례나 기록했던 인내심이 강한 분이었다.
전치규는 22세 되던 1910년, 이름을 알 수 없는 전도인에게서 복음을 듣고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기독교로 개종한 전치규는 성경을 공부하기 위해 원산으로 갔다. 펜윅 선교사가 운영하고 있던 성경학교에서 성경과 신학을 6년간 공부하고 복음 전도자가 갖추어야 할 소양을 갖추었다.

교단발전에 전력 기울여
1916년 9월 목사 안수를 받기까지 전국을 돌며 교회를 돌보고 복음 전도인으로 사역했다. 강원도 일원의 교회를 순회하면서 말씀을 가르치고 때론 노방에서 복음을 선포하며 8년간 사역하였다. 1924년 제3대 감목으로 취임하여 10년간 교단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기독교 박해가 가장 극심했던 일제 말기에 교단을 이끌면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헤치고 교단을 보호하며 발전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1934년 은퇴하여 감목직을 사임하고 원로회원이 되었지만 복음 전하는 일은 사임하지 않았다. 그는 평생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교단을 위해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일했다. 그는 해방을 몇 달 앞두고 일제의 고문에 감옥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복음전도와 성경 번역 업적
전 목사가 제3대 감목으로 취임한 1924년, 일제의 탄압이 본격화되었다. 교회는 박해를 당할수록 점점 더 부흥되어 교세는 날로 커져갔다. 또한 순교소식이 교회에 전해지면 각 교회는 더욱 은혜가 충만하여 목숨을 조금도 아깝게 여기지 않고 신앙을 지켰고 더 열심히 복음을 전했다. 스데반이 돌에 맞아 죽자 세계 각지로 흩어져 하나님의 복음을 전했던 초대교회가 전국에서 재현되었던 것이다.
전 감목은, 박해를 받고 고국을 떠나 만주와 시베리아 등지로 옮겨간 교회 식구들을 모아 조직을 정비했다. 함께 뭉친 이들은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했는데, 그 결과 시베리아 해삼위 지역에 47개의 교회가 개척되었다.
당시 한문 성경을 번역해서 사용하였기 때문에 한문이 많이 섞여 있어서 일반 성도들은 성경을 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펜윅 선교사는 성경을 번역하기로 했다. 펜윅 선교사가 우리말로 번역을 하면 어휘를 가다듬는 일을 전치규 목사가 감당했다. 그는 성경을 번역하면서도 믿는 자의 사명은 복음전도라며 시간을 내어 복음 전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일제의 모진 고문 끝에 순교
1942년 일제는 교회 탄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6월 11일 일본 헌병대는 일본을 거역하는 전치규 목사, 김영관 목사를 비롯해 침례교단의 지도자 32명을 검거하여 옥에 가두어 버렸다. 이들은 재판을 받으면서도 혹독한 고문을 받아야만 했다. 수년간 계속되는 고문의 후유증과 영양실조로 인해 32명의 목회자들은 흉한 몰골이었다. 1944년 2월 13일 전치규 목사는 약해질 대로 약해진 몸에 매일 가해지는 일본 헌병대의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형무소에서 숨을 거두었다. 1888년 1월 5일 울진 행곡에서 태어나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한껏 감당하다가 57년의 삶을 마감하고 하나님의 품에 안긴 것이다.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친 바울 선생에게 생명의 면류관이 주어졌던 것처럼, 이 땅에서 우렁찬 승리의 찬가를 길게 울린 전치규 목사는 하늘에서 생명의 면류관을 받을 것이다.

피와 눈물로 일군 교회
1944년 5월 10일부로 침례교단에는 ‘교단해체령’과 함께, 예배당은 매각하여 국방헌금으로 보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교회가 팔려 없어지고 예배를 드릴 터전이 사라지자 이 집 저 집을 배회하며 몰래 숨어서 예배하는 교인들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밤을 새워가며 눈물의 기도를 뿌리던 이들은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마침내 독립을 맞았다.
침례교회가 지금처럼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치규 목사를 비롯하여 수많은 선열들의 순교의 피가 바탕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회는 이렇게 수많은 고난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이들의 고귀한 순교 정신을 이어 받아 주님의 복음을 이 땅에 전하고 또한 주님을 닮아가는 작은 예수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와 성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자료출처 <한국침례교인물사> (김갑수, 요단출판사)

위 글은 교회신문 <14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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