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수레 78] ‘나이는 숫자일 뿐’ 우리는 70대 ‘전도 삼총사’

등록날짜 [ 2019-12-09 19:19:16 ]

▷ 전도 팀원: 김광심 집사, 김월자 권사,왕남순 집사

▷ 전도 시간: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12

▷ 전도 장소: 오류1동 주민센터 앞(·), 오류시장 입구()

 

12월에 접어들자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 첫눈이 찬 바람을 타고 하늘을 수놓듯 휘날린다. 여느 해 같으면 성탄절을 앞뒀으니 거리거리 상점마다 캐럴이 넘쳐날 텐데, 나라 사정이나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행인들 표정이 꽤 어둡다. 펑펑 내리는 눈 사이로 왕복 6차선 경인국도 위를 자동차들이 쌩쌩 내달린다. 곱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을 이내 흩어놓을 만큼 바람이 세다.


경인국도를 따라 오류시장 입구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류1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매주 화·목요일에 전도하는 이들이 있다. 김월자 권사(72)와 김광심 집사(72) 8년 세월을 함께 복음을 전했다. 2년 전부터 왕남순 집사(75)가 합류해전도 삼총사가 됐다. 모두 일흔을 넘긴 나이라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다.


김월자 권사는 일 년 전쯤 몸에 이상이 생겨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전도에 빠지지 않았고 지금은 좋아져서 마음껏 전도에 나서도 무리가 없다. 김광심 집사도 몇 달 전 무릎 연골이 찢어졌지만, 모든 걸 주님께 맡기고 전도 자리를 지키다 보니 어느새 좋아졌다. 왕남순 집사도 나이로는 좌장이라 편찮은 데가 많을 터. 하지만 전도 날이면 삐끄덕대는 몸을 벌떡 일으키고 주름 깊은 얼굴에 단장을 한다. 십자가에 못 박혀 자기 생명을 내어 주신 예수님의 영혼 구원의 사랑을 알기에, 그 사랑 몰라 죄로 지옥 갈 수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먼저 믿은 자의 도리로 복음 전도 사명을 다하기 위해 굽은 허리를 활짝 편다. ‘주를 앙모하는 자 모든 싸움 이기고 독수리 같이 올라가하는 찬송가 가사처럼 어떤 환경 형편에도 굴하지 않는다. 손과 발이 꽁꽁 얼어 주민에게 대접할 커피를 타거나 전도 팸플릿을 전하기도 힘든 강추위에도, 숨이 턱턱 막히는 불볕더위에도 물러서지 않는다.


하지만 주님이 주신 구원의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싶을 땐, 주저앉아 울고 싶을 만큼 힘든 시간도 있었다. 전도 부스를 차린 장소가 우리 교회 옆이라 행인 대부분이 연세중앙교회를 잘 알고 있어 전도 말을 꺼내기조차 쉽지 않다. 그래도 전도자로 불러 주신 주님께서 예비하신 이를 꼭 만나게 하시리라 믿기에 정한 시간에 정한 장소로 꿋꿋이 나간다.


8년 세월 동안 한결같이 시간과 장소를 지키며 복음을 전하니 시장통이든, 주민센터 앞이든 안면이 익은 행인도 많다. 일부러 불러 세우지 않아도 먼저 손을 내밀고 안부를 묻는 이도 있다. 그런 분들은 스스럼없이 먼저 간이 의자에 걸터앉아 노인 전도자들이 건넨 커피 잔을 덥석 받아들고 담소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예수 믿으라는 진심이 저절로 전해진다.


왕남순 집사는 군포에 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여러 차례 갈아타고 일주일에 3번 이곳 전도 장소로 시간 맞춰 나온다. 전도 부스 앞을 지나는 행인은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애타는 심정으로 복음을 전하고 전도 팸플릿도 손에 꼭 쥐여 준다.


“예전엔 전도하면 결신한 분도 많고 교회에 정착한 분도 꽤 있었어요. 요즘은 경제 사정이 힘든지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었네요. 등록하신 분들 중에 연락이 닿지 않는 이도 여럿이고요.” 울먹이듯 하소연하던 왕 집사가 바로 표정을 고치며 말한다.


“이 나이에도 주를 위해 전도할 수 있으니 감사하지요. 전도하도록 모든 준비를 해 주는 전도국 식구들도 고맙고요라며 써 주신 주님과 전도국 팀에 감사를 전한다.


”목숨 다하는 그 날까지 복음 전하고 싶어요.”


주먹을 불끈 쥐는 세 사람의 힘찬 목소리에 추위가 저만치 날아간다.


예수 믿으세요~”


목이 터져라 외치는 세 복음 전도자의 목소리가 주님 음성으로 들려 언젠가 구원받을 이가 있으리라 믿는다. 주님께서는 분명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라 하셨으니 강추위에도 순종하는 그들의 신앙이 눈부시게 아름답기만 하다.


/동해경 기자

 


<사진설명> 왼쪽부터 왕남순 집사, 김월자 권사, 김광심 집사. 70대 전도팀은  매주 화··토 오류시장과 주민센터 앞에서 전도하고 있다. 동해경 기자

 


전도 삼총사가 복음을 전하는 오류시장과 오류1동주민센터 위치.

 


 


위 글은 교회신문 <65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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