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매점 아줌마의 화끈한 전도 한턱
장남선 집사(10교구 1지역)

등록날짜 [ 2011-01-11 11:41:11 ]

고3학생들 관계 잘 맺은 후 수능 뒤 교회로 인도 
청년회원들과 연계하며 관심을 쏟으니 열매 맺어

연세중앙교회 대성전 입당예배를 드린 2005년도 겨울쯤 등록했다. 당시 노량진 학원가에서 경찰행정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던 딸(이명숙)이 한번 와보라고 해서 왔는데, 웅장한 성전에 들어서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지방 자그마한 교회에서 13년 정도 신앙생활 하는 동안 교회 재정도 담당하고, 교회 건축하는 일에도 앞장서서 일했는데 그 작은 교회를 짓는 데도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5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었다. 그러니 이 큰 교회를 짓자면 얼마나 피눈물나는 고생을 했을까 싶어 저절로 눈물이 쏟아진 것이다.

예전에는 남부럽지 않게 돈도 벌어보았지만, 바닥을 칠 정도로 어려움을 당해 고향을 떠나온 후로 기반을 잡지 못해 주님께 무엇 하나 떳떳이 내놓을 형편이 못 되고 보니 교회 빈자리를 보면서 ‘내가 할 건 전도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던 중, 3년 전에 동생이 학교 매점을 운영한다며 장사를 십수 년한 경험이 있는 내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그 후 생각지 않게 우리 가정도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중.고등학교 매점을 공개낙찰 받아 운영하게 됐다. 학생들이 2000명가량 되는 기독교 재단 학교인데, 수년째 매점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들 망해서 떠났다는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장남선 집사는 학교 매점에서 아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전도에 힘쓰고 있다.

처음에는 정말 장사가 너무 안 돼서 고민하다가 하나님께 무릎 꿇어 기도하면서 지혜를 구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과 음료, 과자 메뉴로 바꾸는 등 매점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자 차츰 장사가 잘되기 시작했다.

일 년이 지나서는 세(貰)가 너무 비싸서 2000만 원 정도 싸게 재계약하게 해달라고 희망 금액을 벽에다 써 붙여 놓고 믿음으로 계속 기도했더니, 이사장이 “돈 많이 벌어 잘 돼서 나가라”며 기도한 금액대로 계약해주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우리 가정이 살 수 있도록 계속 길을 열어주셨음에도 나는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남편과 함께 매점 운영에 정신이 빠져 전도는 거의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졸업식 때였다. ‘학생들이 이렇게 많은데 한 명도 전도하지 못하고 그동안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나를 이곳에 보내신 것도 다 뜻이 있을 텐데 돈 버는 데만 정신을 쏟았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혼 구원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게 없구나!’ 몹시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매점 쿠폰’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학생들에게 주일 교회에 한번 오면 1000원짜리 매점 이용 쿠폰 열 장을 줘서 교회로 인도했다. 지난해에 교회로 인도한 학생들이 18명 정도 된다. 그러던 중, 올 12월에 고3 학생들이 수능 시험을 마치고 학교에서 2~3시간 수업하고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도에 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수능시험을 치기 전까지는 공부에 전념하기 때문에 전도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일단 수능을 치고 나면 학교에 있는 동안 계속 매점을 드나드니까 전도할 기회가 많았다.

올해 수능 시험을 친 고3 학생들은 내가 매점을 처음 할 때 입학해서 3년 동안 학교에서 매일같이 만나 정이 든 사이라 전도하기가 좋았다. 3년 동안 함께 지냈으면서도 전도 한번 제대로 못 한 것이 아쉬워 꼭 교회 오라고 전도했다. 수능을 치고 졸업을 앞둔 고3 학생들을 전도하니 일단 공부에서 해방된 학생들이라 주일에 일찍 일어나 교회도 잘 오고, 한 명만 전도해도 꼭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 또  기독교 재단 학교에서 3년간 매일 아침 20분씩 예배드린 것이 있어서 복음도 잘 이해하고, 바로 청년회와 연계해서 청년회원들과 함께 관리하니 정착 가능성도 컸다.

요즘은 5명 정도가 꾸준히 교회에 나오고 있다. 그들에게 매주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서 차비와 함께 준다. 그리고 다른 친한 학생들도 졸업 후에 계속 연락을 취해서 전도하려고 이름을 기록하고 연락처도 받아 놓았다. 꼭 교회에 오기로 약속도 단단히 받아놓았다.
연세중앙교회는 전도할 모든 환경이 다 갖춰진 교회다. 예배 시간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영성 깊은 생명의 말씀이 있고, 교회의 모든 환경이 새신자를 받아들이도록 활짝 열려 있다. 빈자리는 각자 다 내가 채워야 할 몫이다. 내가 선 그 자리가 바로 내가 전도할 자리임을 깨닫는다. 오늘도 내가 만나는 학생들에게 조금 더 친절을 베풀고 친해져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점 문을 연다.

정리/육영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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