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아기엄마들이 전하는 못 말리는구령의 열정
73여전도회

등록날짜 [ 2011-10-04 11:41:18 ]

매주 이틀 동안은 오로지 ‘전도의 날’로
신생아 키우면서도 전도에는 양보 없어



<사진설명> 오류2동 영풍공원에서 전도하는 73여전도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에서 넷째가 정회진 회장이다.

월요일 오후 1시 목양센터 앞. 73여전도회원 10여 명이 한 손엔 아기를, 다른 한 손엔 기저귀 가방을 들고 차 세 대에 나눠 탄다. 어딘가 좋은 델 가는지 다들 싱글벙글 웃는다. 조심조심 출발한 차는 5분쯤 후 오류2동 영풍아파트 옆 소공원에 멈춰 선다.

차에서 내리는 아기엄마들 손에 기저귀 가방 대신 전도지와 교회 신문이 들렸다. 아기를 안지 않은 정회진 회장과 박귀정 김민정 회원이 전도용품을 챙기고 유모차를 내리는 등 힘쓰는 일을 도맡는다. 정회진 회장은 아침부터 여섯 살과 세 살짜리 아이 둘을 챙겨 어린이집에 보내느라 진땀을 뺐을 텐데도 전도만 하러 나오면 힘이 불끈 솟는다.

그래도 아기 둘인 회원은 양호한 편이다. 김진미 부회장을 비롯해 아이를 셋씩 키우면서도 꼬박꼬박 전도에 동참하는 회원도 네 명이나 더 있다. 올해 초만 해도 73여전도회는 임산부가 일곱 명이었다. 이제 모두 건강하게 출산을 마치고 어린 아기들과 함께 열심히 전도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은 언제나
올해 73여전도회는 같은 기관으로 묶인 이후로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에 줄곧 영풍아파트 옆 소공원에서 전도했다. 2시간 내내 아기를 안고 전도하다 보면 팔, 다리, 어깨 뻐근하지 않은 데가 없다. 하지만 ‘아기 엄마들이 단체로 무슨 일인고’ 싶어 관심을 두거나, “나는 새댁이 타주는 커피가 제일 맛있어” 하며 기다렸다는 듯 말을 거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전도할 힘이 절로 난다.

또 행인들에게 전도지와 교회신문을 내밀며 다가서면, 처음에는 경계하던 사람들도 아기를 보면서 경계를 풀고 이내 호의적인 태도로 변한다. 73여전도회원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 교회를 소개하고 예수를 전한다. 그러다가 아기가 칭얼거리거나 기저귀를 갈아야 할 때는 공원 벤치나 승용차 안이 임시 수유실이 되니 마음만 먹으면 아기 엄마들도 전도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다.

남편이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은 모처럼 곁에서 함께 쉬고 싶고, 나들이도 가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토요일은 전 교인 전도와 기도의 날!’이라고 외치는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토요일 오전만이라도 아이와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전도하자는 결심으로 토요일 오전 전도에 나선다. 아기 엄마들은 남편에게 아기를 맡겨두고, 직장에 다니는 회원들은 모처럼 쉬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지친 몸을 불끈 일으킨다. 전도하게 하신 이가 주님이시니 곧 열매 맺게 하실 이도 주님이시라는 믿음으로 응답을 바라보기에 토요일 오전 전도가 기쁘기만 하다.

여전도회원들의 솔솔한 재미
노방전도를 하지 않는 화요일에는 관리회원들에게 교회신문을 보내주기도 하고 편지를 쓰거나,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 테이프, 교회 행사 홍보 팸플릿 등을 보내준다. 또 매주 수요일은 회원들 가정에서 돌아가며 기도모임을 하고 교제를 나눈다. 특히 이때 평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미니 바자’를 열어 몇 백 원에서 천 원 사이 가격으로 사고파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기 용품이나 출산 후에 못 입게 된 옷 등을 아주 적은 금액으로 살 수 있으니 서로 도움이 되고 마음 터놓고 지낼 기회가 되니 한결 신앙생활이 재미있다.

얼마 전에 여전도회에 올라와 첫 아이를 출산한 이경화 회원은 “살갑게 챙겨주고 정이 듬뿍 묻어나는 여전도회가 마치 친정처럼 좋다”고 자랑한다. 아기 영혼도 책임져야 하는 엄마가 되고 보니 더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전도할 수밖에 없단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아기와 남편, 가정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김진미 부회장도 청년 때 자모들을 보면 신앙생활 제대로 할까 싶었는데, 막상 여전도회에 오고 보니 오히려 낮에 기도하고 전도할 수 있어서 더 감사하단다. “전도도 청년 때는 청년들만 전도했는데 이제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아기 엄마들이나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 먼저 다가서게 된다”며 “세 살짜리 아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 때, 이웃한 엄마들과 얼굴을 익혀 전도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귀띔해 준다.

김지은 회원도 요즘 전도에 열심이다. 아기가 예정일보다 한 달 반 일찍 나와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그때 여전도회원들은 물론 구역식구들까지 합심으로 기도해주어 건강하게 퇴원했고, 지난 5월 중순부터는 전도에 복귀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전도하러 나가는데 나만 못 갈 때 정말 속상했다. 전도에 늦게 합류한 만큼 그리고 기도해주신 분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인사하지 못해 죄송한 만큼 전도에 열정을 쏟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힌다.

‘어렵다’는 생각 극복하기
사실 73여전도회 전도 열정은 출산하기 전에도 활발했다. 회원 대부분이 출산하기 바로 전 주나 이틀 전까지 만삭의 몸으로 전도하다가 아기 낳으러 가면 다들 순산하는 체험을 했다. 전영은 전도차장도 임신 막달일 때, 다리는 퉁퉁 붓고 온몸이 무거워 쉬고만 싶었다. 그런데도 총력 전도주일에 예비하신 영혼을 만나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노방전도에 열심을 냈다. 그러다 같은 지역 아주머니를 전도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만삭으로 전도하는 모습에 마음이 짠해 교회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다고 고백하더란다.

정회진 회장은 자모들이 세 가지만 극복하면 전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임신의 어려움으로 전도 못 한다는 생각 극복하기, 아기 데리고 전도 못 한다는 생각 극복하기, 전도 후 체력 저하 염려 극복하기’가 그것이다. 전도하는 연약한 나를 보지 말고 전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선배 엄마의 애정 어린 충고다.

이 세 가지를 극복한 아기 띠 전도부대는 “우리가 자유롭게 기도하고 전도할 수 있는 것은 첫째는 전도의 열정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이고, 둘째는 바깥에서 열심히 일해 주는 든든한 남편들 덕분이다. 그러니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남편들을 위해서 더 기도하게 된다. 남편들이 직장생활 열심히 하는 만큼 우리도 신앙생활 열심히 한다는 각오로 전도하고 기도할 것이다”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그녀들의 전도 열정으로 수많은 영혼이 구원받을 그날이 기대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6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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